전 세계 10대 사로잡은 중국 앱 '틱톡', 뭐길래?

-손쉬운 동영상 편집 기능으로 급성장…개인 정보, 중국 정부에 넘긴다는 의심으로 위기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요즘 10대들 사이에서 가장 ‘힙’한 것은 유튜브도, 펭수도 아니다. 진정한 ‘힙’을 알려면 15초의 짧은 영상을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해야 한다.

틱톡은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바이트댄스’가 만든 쇼트 모바일 비디오 서비스다. 틱톡은 2016년 150개 국가와 지역에서 75개의 언어로 시작됐다. 한국에서도 2017년 11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틱톡은 15초 정도의 짧은 영상을 손쉽게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다. 고도의 기술력이나 비싼 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점이 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앱스토어에서의 인기, 유튜브 뛰어넘기도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의 대중화로 오락부터 정보 습득까지 영상을 통해 해결하는 시대가 열렸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10대들은 더 직관적이고 더 짧은 영상을 찾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과자를 먹듯 5~15분의 짧은 시간에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스낵 컬처’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즐길 수 있는 웹툰·웹소설·웹드라마와 같은 짧은 콘텐츠가 대표적인 스낵 컬처다.

틱톡의 영상은 일반적으로 분류되는 스낵 컬처 콘텐츠보다 훨씬 더 짧은 시간인 ‘15초’에 즐길 수 있다. 이 때문에 틱톡의 영상은 다양한 특수 효과를 사용해 자극적이고 유머러스하며 분명한 메시지를 갖는다는 특징이 있다. 짧은 시간에 즐길 수 있어 길게 집중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10대들이 틱톡을 찾는 이유다.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틱톡의 인기 비결은 ‘누구나 쉽게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틱톡은 다양한 스티커와 다채로운 배경 음악을 제공하고 반복·슬로모션과 같은 편집 기능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등굣길이나 학교생활, 주말의 나들이 등 일상을 직접 촬영하고 편집함으로써 ‘나’를 보여주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 Z세대의 특성에 부합했다는 평을 듣는다.
틱톡은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타인과의 활발한 소통을 장려하는 플랫폼이다. 틱톡은 노래·댄스·개그 등 유저가 선호하는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분된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또 틱톡이 특정 주제를 제시하면 이에 맞춰 유저들이 일제히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는 ‘챌린지’를 통해 사용자들의 크리에이티브를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든다.

해시태그를 통해 다른 사람의 영상을 보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도 유저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끈다. 다른 유저의 영상과 컬래버레이션 할 수 있는 ‘듀엣’과 본인 혹은 다른 유저의 영상에 대한 반응을 찍을 수 있는 ‘리액션’은 활발한 참여를 이끈다. 한편 틱톡은 ‘포 유(For You)’ 피드를 통해 사용자의 개인 선호도에 기반한 영상을 추천해 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로 사용자별 맞춤 기능을 더했다.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세로 형태의 쇼트 비디오와 백그라운드 뮤직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틱톡의 인기는 최근 아시아를 넘어 북미 지역도 사로잡았다. 시장 조사 기관인 센서타워에 따르면 틱톡은 2018년 1분기 전 세계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에서 유튜브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또 9월에는 미국 내 월간 다운로드 수에서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넘어섰다.


◆방통위, “틱톡 개인 정보 유출 ‘조사 중’”

틱톡이라는 ‘잿팟’을 터뜨린 곳은 중국 바이트댄스다. 틱톡의 인기를 등에 업고 바이트댄스는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의 기업 가치는 87조3000억원으로 전 세계 440개의 유니콘 중 기업 가치가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이트댄스에 따르면 틱톡의 글로벌 이용자 수는 10억 명이다. 이는 트위터나 스냅챗 등을 넘어선 수준이다. 최근 바이트댄스는 틱톡에 이어 게임·음악 스트리밍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이렇게 ‘잘나가던’ 틱톡과 바이트댄스 앞에 최근 악재가 생겼다. 미국은 2019년부터 틱톡이 국가 안보와 사생활 침해를 초래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19년 10월 미국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공화당의 톰 코슨 상원의원은 국가정보국에 서한을 보내 틱톡이 안보에 위험한지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미국은 틱톡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2017년 틱톡의 전신인 뮤지컬리를 인수한 것에 대해서도 국가 안보 심의를 진행 중이다. 미국 육군과 해군도 안보 위협을 이유로 병사들의 틱톡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처는 현존하는 새로운 위협에 대처하려는 노력”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의심하는 것은 틱톡이 사용자의 개인 정보와 데이터를 중국 정부와 공유한다는 것이다. 이에 틱톡은 “모든 미국 사용자 데이터는 미국에 저장하고 싱가포르에서 백업하기 때문에 중국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해명해 왔다. 이러한 의혹 때문인지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틱톡의 글로벌 본사를 중국 밖에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틱톡의 ‘중국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다. 2019년 12월 23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틱톡은 싱가포르, 영국 런던, 아일랜드 더블린 등을 본사 설립의 유력한 후보지로 모색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몇 개월간 의논해 온 이 방안은 최근 틱톡이 안보 논란에 휩싸이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틱톡의 개인 정보 유출이 도마 위에 올랐다. 틱톡이 법적 대리인의 동의 없이 14세 미만 아동 청소년의 개인 정보를 수집한다는 것이다. 2019년 10월 열린 국정 감사에서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틱톡 개인 정보 처리 방침 약관에 따르면 동의 없이 자동으로 SIM카드와 IP 주소 기반의 위치 정보가 수집돼 틱톡 이용자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10대 아동 청소년의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인터넷 사업자는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려면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송 의원의 요청에 따라 틱톡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틱톡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방통위에 따르면 틱톡의 국내 이용자 수는 36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jlee@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8호(2020.01.06 ~ 2020.01.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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