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정복한 영화 '기생충'...작품상·감독상까지 아카데미 '4관왕'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영화 ‘기생충’이 2020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썼다. ‘기생충’은 2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받았다. 한국영화 최초일 뿐만 아니라, 비영어 영화의 작품상 수상은 92년 오스카 전통을 새로 쓰는 이변이었다.


감독상이 영화를 만든 연출자를 치켜세우는 상이라면, 작품상은 영화를 제작한 제작자와 제작사에게 주는 상이라는 의미가 있다. 작품상이 호명된 후 무대 위에는 봉준호 감독과 출연진 이외에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등 ‘숨은 주역’들이 함께 올랐다. 영화 ‘기생충’이 탄생하기까지 총대를 메고 지원사격에 나선 모든 이들이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기생충의 책임 프로듀서(CP)자격으로 시상식에 참석한 이미경 CJ그룹 회장은 가장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아 “하이 에브리바디”라는 인사말로 소감을 전했다. 이 부회장은 “나는 봉준호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며 “그의 미소, 독특한 머리스타일, 걸음걸이와 패션, 그가 연출하는 모든 것들, 그중에서도 특히 그의 유머 감각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이어 “‘기생충’을 지지하고 사랑한 모든 사람에 감사하고, 영화 제작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남동생 이재현(CJ그룹 회장)에게도 감사하다”고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또한 “한국 영화를 봐주신 모든 관객분께도 감사드린다“며 ”“관객들이 주저하지 않고 저희에게 의견을 바로바로 말씀해주신 덕에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고, 계속해서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CJ그룹은 봉준호 감독과 영화 ‘살인의 추억’ 시절부터 인연을 맺으며 ‘글로벌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 왔다. 기생충의 메인 투자배급사로서 조력에 나섰으며, 이번 아카데미상 최전방 지원군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되는 아카데미상을 위해 선거전을 방불케 하는 아카데미 캠페인을 벌여 왔다.

아카데미는 1929년부터 아카데미 회원들이 뽑는 상으로 미국 영화제작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만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이번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4관왕으로 CJ그룹은 25년 문화 사업의 ‘결실’을 맺게 됐다.


[한경비즈니스 1262호 커버스토리: ‘기생충 열풍’의 숨은 주역, CJ 기사 인덱스]
-할리우드 정복한 영화 ‘기생충’…25년 CJ 문화 사업 ‘결실’
-‘문화 보국’의 꿈…K컬처 열풍 주도한 이재현 CJ그룹 회장
-2009년부터 해외 직배·현지 제작…할리우드에서도 주도권
-넷플릭스도 탐내는 ‘콘텐츠 경쟁력’…프랑스판 ‘꽃할배’, 태국판 ‘너목보’ 인기몰이
-100만 한류 팬 열광시킨 ‘케이콘’…관람객 67%가 미래 소비층 ‘Z세대’
-‘디즈니에서 애플·넷플릭스까지’…불붙은 글로벌 문화 콘텐츠 전쟁

chari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3호(2020.02.10 ~ 2020.02.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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