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사원에서 임원까지 '코딩 삼매경' ]-다양한 언어 있지만 큰 틀은 비슷…전통의 강호 ‘C’·신흥 강자 ‘파이썬’ 인기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코딩’은 한마디로 정의하면 ‘컴퓨터와 대화하는 방법’이다. 흔히 프로그래밍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지만 코딩은 프로그래밍의 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파이썬·C언어·자바 등 프로그래밍 언어로 입력하는 과정이 ‘코딩’이다. 코딩을 마친 후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프로그래밍이라고 부른다.
최근 코딩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능동적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인공지능(AI)·빅데이터·머신러닝 등은 모두 소프트웨어를 토대로 시현된다. 코딩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첫 단계로, 사실상 현재 기업들이 진행하는 ‘디지털 인재 키우기’의 시작으로 여겨지고 있다.
◆코딩, 컴퓨터와 대화하는 첫걸음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언어로 작성하면 이것을 기계어로 번역해 컴퓨터에 알려주는 도구가 ‘프로그래밍 언어’다. 흔히 ‘코딩을 배운다’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히는 것이다.
언어가 한국어·영어·중국어 등 여러 종류가 있는 것처럼 프로그래밍 언어의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프로그래밍 언어가 인간의 언어와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다.
한국어나 영어는 교류 없이 발전해 가며 서로 전혀 다른 언어 체계를 가졌다. 반면 프로그래밍 언어는 현대에 개발됐기 때문에 모양과 형태에서 조금 차이가 있을 뿐 기본적인 틀은 비슷하다. 그래서 하나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제대로 배운다면 다른 언어를 이해하기 쉽다.
프로그래밍 언어의 대표적 역할은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단어로 작성된 언어를 컴퓨터가 이해하는 언어로 변환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을 ‘컴파일’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하면 이것을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비트(bit) 형태로 변환하는 과정이 컴파일이다. 각 프로그래밍 언어는 컴파일을 할 수 있는 도구인 ‘컴파일러’를 지니고 있다.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진 프로그래밍 언어가 있는가 하면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서 꾸준히 발전해 온 것도 있다. 현재는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용도에 맞춰 골고루 사용되고 있다. 장단점이 각자 명확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로는 베이직·C언어·파이썬·자바 등이 있다.
1946년 미국 다트머스대에서 개발한 절차형 언어인 ‘베이직’은 교육용으로 만들어져 문법이 쉽다. 초기 IBM PC, 애플2 등에 기본 운영체제(OS) 환경으로 제공됐다.
C는 1972년 벨연구소에서 개발한 언어다. 표준 C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실질적으로 거의 모든 컴퓨터 시스템에서 사용 중이다. 현재 다수 사용되는 C++·파이썬 등이 C에서 발전된 것이다.
1991년 네덜란드의 개발자 귀도 반 로섬이 발표한 파이썬은 최근 가장 많이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다. 파이썬은 비영리 기관인 파이썬 소프트웨어 재단이 관리하는데 영리 활동에서 자유로워 널리 쓰일 수 있게 됐다. 동시에 파이썬은 문법이 간결해 웹 개발뿐만 아니라 머신러닝과 데이터 분석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과 소프트웨어 교육 기관들도 상당수가 파이썬을 활용해 코딩 교육을 하고 있다.
자바는 간략하고 쉽다는 특징이 있다. 1991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연구원들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 C·C++와 유사한 문법을 갖고 있지만 네트워크 기능의 구현이 쉬워 인터넷 환경에서 활발히 사용된다.
◆‘블록형 코딩’으로 더 쉽고 재미있게 학습
그렇다면 최근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는 무엇일까. 이를 공식적으로 집계하는 기관은 ‘없다’. 그 대신 일부 조사 기관들은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프로그래밍 언어는 무엇일까’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데, 보통 이를 참고해 프로그래밍 언어의 동향을 파악한다.
조사 기관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티오베 인덱스(TIOBE Index)다. 티오베 인덱스는 구글·야후·아마존·유튜브·바이두 등 검색 엔진에서 언어가 얼마나 검색됐는지 분석해 순위를 매긴다. 올해 2월 티오베 인덱스에 따르면 가장 많이 검색된 프로그래밍 언어는 자바로 총 17.35%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C가 16.76%, 파이썬 9.34%, C++ 6.16%, C#이 5.92%로 나타났다.
한편 1년간의 추이를 볼 수 있는 2019년 티오베 인덱스 조사에서 지난해 상승률 1위를 차지한 언어는 전통의 강호 C였다. 최근 들어 가장 각광받고 있는 파이썬은 상승률 4위를 기록했다. 파이썬은 AI와 머신러닝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 2018년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프로그래밍 언어였다. 하지만 C언어는 사물인터넷(IoT)과 소형 디바이스에 적합한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점이 지난해 높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딩 입문자들이 늘어나면서 좀 더 쉽게 코딩을 배울 수 있는 ‘블록형 코딩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블록형 코딩 프로그램이란 명령어를 레고 블록처럼 맞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교육형 플랫폼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블록형 코딩 프로그램으로는 스크래치와 엔트리 등이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의 라이프롱킨더가든그룹(KLG)이 개발한 스크래치는 현재 150개 나라에서 40개 이상의 언어로 사용된다. 직접 명령어를 입력하는 방식이 아니라 코드를 이미지처럼 만든 블록을 조립해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초보자나 어린이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학생들의 코딩 교육을 위한 첫 단계로 스크래치를 활용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본 교육에 스크래치를 활용했다.
엔트리는 국내에서 제작된 블록 코딩 소프트웨어다. 엔트리교육연구소에서 개발했고 2014년 네이버에 인수돼 비영리로 운영 중이다. 게임 형식을 선택해 학습자가 흥미롭게 코딩을 익힐 수 있게 한다. 국내에서 제작됐기 때문에 한글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 큰 장점이고 다양한 디바이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국내외 다수 교육 기관이나 초·중학교에서도 엔트리를 활용한 코딩 교육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참고 도서 : ‘첫 코딩, 보통 사람이 알아야 할 프로그래밍 기초(정동균 저)’
mjlee@hankyung.com
[커버스토리= 사원에서 임원까지 '코딩 삼매경' 기사 인덱스]
-‘데이터 정보 기업’ 선언한 하나금융…첫 단추는 ‘디지털 인재 양성’
-“코딩은 디지털 시대의 기본 소양, 고객 위한 ‘혁신’의 출발점이죠”-‘코딩’ 겁내던 문과 출신이 AI 전문가로…현대모비스 전사 차원 ‘AIM 프로젝트’ 가동
-“현장 복귀 후에도 ‘사후 관리’ 통해 AI 적용 도울 것”
-영업팀도 인사팀도…코딩 배우러 학원 가는 직장인들
-지금은 ‘국영수코’ 시대…코딩이 뭐길래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4호(2020.02.17 ~ 2020.02.23) 기사입니다.]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코딩’은 한마디로 정의하면 ‘컴퓨터와 대화하는 방법’이다. 흔히 프로그래밍과 같은 뜻으로 사용되지만 코딩은 프로그래밍의 전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파이썬·C언어·자바 등 프로그래밍 언어로 입력하는 과정이 ‘코딩’이다. 코딩을 마친 후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프로그래밍이라고 부른다.
최근 코딩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능동적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인공지능(AI)·빅데이터·머신러닝 등은 모두 소프트웨어를 토대로 시현된다. 코딩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첫 단계로, 사실상 현재 기업들이 진행하는 ‘디지털 인재 키우기’의 시작으로 여겨지고 있다.
◆코딩, 컴퓨터와 대화하는 첫걸음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언어로 작성하면 이것을 기계어로 번역해 컴퓨터에 알려주는 도구가 ‘프로그래밍 언어’다. 흔히 ‘코딩을 배운다’고 말하는 것은 이러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히는 것이다.
언어가 한국어·영어·중국어 등 여러 종류가 있는 것처럼 프로그래밍 언어의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프로그래밍 언어가 인간의 언어와 다른 점이 한 가지 있다.
한국어나 영어는 교류 없이 발전해 가며 서로 전혀 다른 언어 체계를 가졌다. 반면 프로그래밍 언어는 현대에 개발됐기 때문에 모양과 형태에서 조금 차이가 있을 뿐 기본적인 틀은 비슷하다. 그래서 하나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제대로 배운다면 다른 언어를 이해하기 쉽다.
프로그래밍 언어의 대표적 역할은 사람이 알아볼 수 있는 단어로 작성된 언어를 컴퓨터가 이해하는 언어로 변환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을 ‘컴파일’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하면 이것을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비트(bit) 형태로 변환하는 과정이 컴파일이다. 각 프로그래밍 언어는 컴파일을 할 수 있는 도구인 ‘컴파일러’를 지니고 있다.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진 프로그래밍 언어가 있는가 하면 새로운 버전이 나오면서 꾸준히 발전해 온 것도 있다. 현재는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들이 용도에 맞춰 골고루 사용되고 있다. 장단점이 각자 명확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로는 베이직·C언어·파이썬·자바 등이 있다.
1946년 미국 다트머스대에서 개발한 절차형 언어인 ‘베이직’은 교육용으로 만들어져 문법이 쉽다. 초기 IBM PC, 애플2 등에 기본 운영체제(OS) 환경으로 제공됐다.
C는 1972년 벨연구소에서 개발한 언어다. 표준 C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실질적으로 거의 모든 컴퓨터 시스템에서 사용 중이다. 현재 다수 사용되는 C++·파이썬 등이 C에서 발전된 것이다.
1991년 네덜란드의 개발자 귀도 반 로섬이 발표한 파이썬은 최근 가장 많이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다. 파이썬은 비영리 기관인 파이썬 소프트웨어 재단이 관리하는데 영리 활동에서 자유로워 널리 쓰일 수 있게 됐다. 동시에 파이썬은 문법이 간결해 웹 개발뿐만 아니라 머신러닝과 데이터 분석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과 소프트웨어 교육 기관들도 상당수가 파이썬을 활용해 코딩 교육을 하고 있다.
자바는 간략하고 쉽다는 특징이 있다. 1991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연구원들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 C·C++와 유사한 문법을 갖고 있지만 네트워크 기능의 구현이 쉬워 인터넷 환경에서 활발히 사용된다.
◆‘블록형 코딩’으로 더 쉽고 재미있게 학습
그렇다면 최근 가장 활발히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는 무엇일까. 이를 공식적으로 집계하는 기관은 ‘없다’. 그 대신 일부 조사 기관들은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프로그래밍 언어는 무엇일까’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데, 보통 이를 참고해 프로그래밍 언어의 동향을 파악한다.
조사 기관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티오베 인덱스(TIOBE Index)다. 티오베 인덱스는 구글·야후·아마존·유튜브·바이두 등 검색 엔진에서 언어가 얼마나 검색됐는지 분석해 순위를 매긴다. 올해 2월 티오베 인덱스에 따르면 가장 많이 검색된 프로그래밍 언어는 자바로 총 17.35%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C가 16.76%, 파이썬 9.34%, C++ 6.16%, C#이 5.92%로 나타났다.
한편 1년간의 추이를 볼 수 있는 2019년 티오베 인덱스 조사에서 지난해 상승률 1위를 차지한 언어는 전통의 강호 C였다. 최근 들어 가장 각광받고 있는 파이썬은 상승률 4위를 기록했다. 파이썬은 AI와 머신러닝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 2018년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프로그래밍 언어였다. 하지만 C언어는 사물인터넷(IoT)과 소형 디바이스에 적합한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점이 지난해 높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딩 입문자들이 늘어나면서 좀 더 쉽게 코딩을 배울 수 있는 ‘블록형 코딩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블록형 코딩 프로그램이란 명령어를 레고 블록처럼 맞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교육형 플랫폼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블록형 코딩 프로그램으로는 스크래치와 엔트리 등이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의 라이프롱킨더가든그룹(KLG)이 개발한 스크래치는 현재 150개 나라에서 40개 이상의 언어로 사용된다. 직접 명령어를 입력하는 방식이 아니라 코드를 이미지처럼 만든 블록을 조립해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초보자나 어린이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도 학생들의 코딩 교육을 위한 첫 단계로 스크래치를 활용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도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본 교육에 스크래치를 활용했다.
엔트리는 국내에서 제작된 블록 코딩 소프트웨어다. 엔트리교육연구소에서 개발했고 2014년 네이버에 인수돼 비영리로 운영 중이다. 게임 형식을 선택해 학습자가 흥미롭게 코딩을 익힐 수 있게 한다. 국내에서 제작됐기 때문에 한글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 큰 장점이고 다양한 디바이스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국내외 다수 교육 기관이나 초·중학교에서도 엔트리를 활용한 코딩 교육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참고 도서 : ‘첫 코딩, 보통 사람이 알아야 할 프로그래밍 기초(정동균 저)’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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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4호(2020.02.17 ~ 2020.02.2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