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한류 열풍’ 이끌며 ‘글로벌 생활문화 기업’으로 도약한다

[커버스토리 = 대한민국 신성장 전략 특별기획]
[“‘포스트 코로나’의 해법은 혁신과 규제개혁”…기업 활력을 추스르자]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CJ그룹은 최근 내수 기업의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2018년 전체 매출의 28.9%(연결 재무제표 기준)를 글로벌 사업에서 거뒀다. 주요 계열사 중에서는 CJ대한통운의 글로벌 매출비율이 40%를 훌쩍 넘었고 지난해 CJ제일제당의 식품 글로벌 매출은 최초로 50%를 넘었다.
◆슈완스 인수로 미국 시장 공략 속도 높여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약 3조원 가치의 미국 대형 식품 기업 슈완스컴퍼니를 인수했다. 이는 CJ제일제당이 추진한 인수·합병(M&A)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미국 사업에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는 평을 듣고 있다.

우선 캘리포니아·뉴욕·뉴저지·오하이오 등 5곳에 보유한 생산 기지가 4배 이상인 22개로 대폭 확대됐다. 또 월마트·크로거·코스트코 등 미국 주요 유통 채널 3만여 점포에 ‘비비고’ 브랜드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식품 사업에서 ‘비비고’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K만두’ 신드롬 확산에 주력 중이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만두 매출은 9000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매출 비율만 60%를 넘어섰다. 올해 목표는 ‘세계 시장 1등’과 ‘매출 1조원’이다. 2023년까지 비비고 만두 매출을 2조6000억원으로 올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CJ는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직후 ‘터미네이터’ 등을 제작한 미국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 스카이댄스와 제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핵심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기생충’으로 높아진 글로벌 인지도를 바탕으로 K컬처 확산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또 CJ는 국내 투자 배급사 중 유일하게 해외 직접 배급(직배) 사업을 통해 한국 영화를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2009년 8월 국내 최초로 미국과 중국에서 직배 사업을 시작했고 2011년 10월 베트남, 2012년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직배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누적 130여 편, 베트남에서 누적 50여 편의 한국 영화를 배급했다.

여기에 CJ는 향후 ‘기생충’의 성과를 발판 삼아 할리우드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기존에도 할리우드 진출을 추진한 한국 기업이나 제작사는 있었지만 대부분은 리메이크 판권 판매나 단순 자본 투자, 인력 참여 수준에 그쳐 아쉬움이 있었다. CJ의 특징은 기획부터 제작의 주도권이 CJ ENM에 있다는 것이다.

40개국, 154개 도시에 진출해 탄탄한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 CJ대한통운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종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CJ대한통운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10여 건의 M&A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해 왔다. 이를 토대로 향후 수익성 제고에 기반해 ‘내실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2월 초 미국법인과 2018년 인수한 미국 DSC로지스틱스를 통합, 북미 전역에 걸친 물류 네트워크와 임직원 4200명, 축구장 400여 개 규모의 물류센터 280만㎡를 갖춘 통합 법인 ‘CJ로지스틱스 아메리카’를 출범시켰다. 같은 달 중순께에는 말레이시아 현지법인과 2016년 인수한 CJ센추리를 통합해 통합 법인 ‘CJ센추리’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기준 양 사의 합산 매출액은 2314억원으로 매출액 기준 말레이시아 현지 민영 1위 종합 물류 기업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통합 법인은 말레이시아 전국 56개소에 국제 규격 축구장 56개와 맞먹는 40만3000㎡(약 12만1000평) 규모의 물류센터, 1500여 명의 물류 전문 인력과 1000여 대의 차량 및 장비를 운영하게 된다. 양 사의 말레이시아 전국 네트워크와 인프라가 통합되면서 물류 운영 역량이 더욱 강화되고 자원 공동화를 통한 생산성 극대화와 규모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mjlee@hankyung.com
[커버스토리 = 대한민국 신성장 전략 특별기획 기사 인덱스]
① ‘규제 개혁’ 없으면 성장 엔진 멈춘다
- 세계 경제 호령하는 G2의 비결은…‘네거티브 규제’
- ‘말로만 규제 완화’ 언제까지…늘어나는 규제에 속 터지는 기업들
- 조봉현 IBK경제연구소장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려면 미국유럽 등 다른 국가와 규제 수준 맞춰야”
-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코로나19 이후의 경기 반등, 우리가 먼저 올라타야”
② 기업 발목 잡는 지뢰밭 규제 걷어 내자
- 신산업 발전 가로막는 촘촘한 ‘규제 트리’ 뽑아내야
- 화평법화관법미세먼지법…대처에 인력도 시간도 부족하다
- 실적 곤두박질치는 유통 기업에도 여전한 ‘출점 규제의무휴업’
- 덩치 커진 한국 금융…규제 완화로 ‘서비스 전환’ 이룰 때
- 꽉 막힌 의료 규제에 중국일본으로 가는 SK네이버
- ‘일하지 않고 성장이 가능할까’ 기업도 노동자도 우는 노동 규제
- ‘도대체 왜 기업해야 합니까?’ 규제에 꺽인 기업가 정신
③ 다시 뛰는 한국 기업들
- 삼성그룹, 초격차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 대비…반도체 등 기술 리더십 선점
- 현대차그룹,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 목표…‘기술 개발’에 61조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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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그룹, ‘한류 열풍’ 이끌며 ‘글로벌 생활문화 기업’으로 도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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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69호(2020.03.23 ~ 2020.03.2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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