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언택트 소비 확대가 ‘전화위복’ 될 것
[한경비즈니스=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2019 하반기 유통 및 생활소비재·교육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는 ‘소비’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금융 위기가 2008년 말에서 2009년 초까지 이어졌고 불확실성 기간이 6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유통·화장품 업체들의 실적은 금방 회복됐고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부진은 과거와 달리 전방위적이다. 시민들의 국내외 이동을 금지하면서 모든 소비가 마비된 상황이다. 특히 원거리·사치품·오프라인 매출 비율이 높은 채널들이 고전하고 있다. 백화점과 면세점이 대표적이다. 이들 채널의 매출은 2~3월 전년 동월 대비 20~40% 역성장했다.
다만 근거리·생필품·온라인 매출 비율이 큰 채널들은 선전하고 있다. 생필품과 온라인이 결합된 식품 온라인 카테고리를 보유한 업체가 가장 압도적이다. 에브리데이와 쓱닷컴을 계열사로 둔 이마트가 대표 수혜주다.
◆1~2월 매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
이마트의 1~2월 누적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트레이더스 매출은 26%, 쓱닷컴은 35%나 성장했다. 이마트의 기존점 성장률 회복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이마트의 1~2월 누적 기존점 성장률은 0.2%를 기록했다. 2개월 누적 성장률이 증가세로 전환된 것은 2018년 9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기존점 매출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6%까지 떨어졌고 성수점 등은 일부 휴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온라인 매출 확대다. 2015년 메르스 당시 이마트의 온라인 채널 비율은 채 7%가 되지 못했다. 2020년은 다르다. 쓱닷컴 매출에서 이마트몰 매출 비율이 50% 이상, 이마트몰에서 PP(Picking & Packing)센터 매출 비율이 40% 정도 된다.
PP센터는 이마트 오프라인 기존점 매출로 잡힌다. 서울 동·남쪽은 물류센터가 없거나 상품 처리 규모가 작기 때문에 기존 오프라인 점포 공간 일부를 온라인 물류 지원 공간으로 만들었다. 2019년 이마트몰 매출이 1조5000억원, PP센터 매출 규모는 6000억원 정도다. 이마트 온·오프라인 매출이 11조원 정도 되기 때문에 PP센터 매출이 전년 대비 35% 성장하면서 2%포인트 가까이 기존점 성장률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재고 역량이다. 현재 온라인 당일·익일 배송이 모두 품절인 이유는 배송 차량 문제가 크다. 오프라인 매장의 재고는 많다. 생필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오히려 오프라인 매장으로 트래픽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마트에 대해서는 두 가지 우려가 존재한다. 첫째,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도 이런 실적 개선이 이어질지 여부다. 하지만 이마트는 지난해 4분기 이미 두 가지 긍정적 시그널을 보여 줬다.
마트점·기존점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1.2%를 기록하면서 오프라인 실적이 바닥을 지난 것을 증명했다. 쓱닷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나면서 식품 온라인 시장점유율이 상승한 것을 입증했다. 전년도 사업 구조 조정 기저 효과와 대형마트 온·오프라인 시너지로 2020년 이마트 연결 영업이익은 5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쓱닷컴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다. 쿠팡은 매출이 증가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상황이다. 배송비가 무료이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4만원 이상만 무료 배송이고 특별한 회원제 서비스도 없다. 전년도 하반기 쓱닷컴의 분기별 300억원 내외의 영업손실 폭은 2020년 상당히 축소될 수 있다.
이마트는 현재 유통·소비재 업체들 가운데 투자 매력이 가장 높은 종목이다. 2018년 이후 온라인 시장의 경쟁이 심화돼 어려움을 겪었지만 풀필먼트센터와 오프라인 대형마트 등 식품 온라인 인프라 측면에서는 독보적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속화한 ‘언택트 소비’의 주도 업체라고 할 수 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1호(2020.04.06 ~ 2020.04.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