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빨간 버튼에서 살아남은 기업 유튜브 3인방
유튜브 생태계에서 ‘상위 포식자’는 기업이 아닌 개인이었다. 기존 미디어에 익숙한 프로가 아닌 참신한 아마추어가 권력을 잡았다. 빨간 버튼 안에서 모든 게 이뤄지는 지금, 유튜브 문법 파악에 성공한 기업들을 만났다.
아모레퍼시픽의 유튜브 채널 ‘뷰티포인트’는 화장품 회사의 유튜브 공식을 완전히 파괴했다.
비누로 컬링을 하고 아이섀도를 한꺼번에 밀대로 밀어버린다. 화장품을 망가뜨리는 ‘ASMR’ 을 고화질 영상으로 담아낸다.
화장품을 부수면서도 어떤 브랜드의 제품인지 일절 나오지 않는다. 시청자들은 화장품이 망가지는 소리와 질감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 대신 아모레퍼시픽에 얼마나 다양한 질감과 다양한 색상의 화장품이 있는지 무의식적으로 느낀다.
채널에 올라온 영상은 단 8개뿐이지만 총 조회 수는 1400만 회를 넘는다. ‘짧은 영상이 통한다’는 유튜브 공식을 깨고 1시간이 넘는 영상 역시 조회 수 186만 회를 기록했다.
한화TV는 대기업 중 가장 먼저 ‘VLOG’ 영상 제작에 나섰다. 채널 테스트를 위해 18년 11월 제작한 ‘보험 계리사 브이로그’는 원래 한화생명의 ‘잡 오프’제도를 홍보하기 위한 영상이었다. 이를 90년대생 채널 운영자들이 기획했고 40만 조회 수를 돌파했다.
금융권을 준비하는 취준생, 공무원 준비 취업 카페 등에 영상이 퍼지자 조회 수가 40만 회까지 올랐다. 지금 한화 계열사 직원들의 하루 일과를 담은 ‘한화 브이로그’ 시리즈는 올렸다 하면 조회 수 10만 회를 넘는다.
처음에는 계열사 각 팀 팀장급을 설득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브이로그가 뭔지’, ‘왜 업무 시간에 촬영 하는지’부터 설명해야 했다. 하지만 첫 브이로그가 방영되자 계열사에서 먼저 브이로그 촬영을 요청해 왔다. 출연자 섭외는 어렵지 않았다.
식품 기업 유튜브 중에서는 ‘빙그레TV’의 질주가 돋보인다. 아이스크림 ‘투게더’의 제조 과정 영상은 광고 없이 147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 끌레도르 제조 과정 영상은 55만 조회 수를 돌파했다.
제조 공정 영상은 빙그레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유화진 사원은 “기업 유튜브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은 욕심에 빠지기 쉽다”며 “채널 타깃인 MZ세대의 취향에 맞춰 지루해지는 부분은 과감히 자르는 편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한경비즈니스 김영은 기자 글, 카드뉴스 기획 : 한경비즈니스 온라인전략팀 송유리 디자인 : 한경비즈니스 온라인전략팀 송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