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⑤] 통신사 vs 넷플릭스, ‘망 사용료’ 갈등 심화

[스페셜 리포트Ⅱ= ‘슬기로운 집콕 생활의 최종 승자’ 넷플릭스의 경쟁력은 ]-‘기업가 정신·알고리즘·오리지널 콘텐츠·스타 직원’이 성공 키워드
[편집자 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라이프스타일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집콕’이다.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영화관을 비롯한 여러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 곳들도 있다. ‘집콕 문화’ 최대의 수혜주로 떠오른 넷플릭스다.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의 확실한 승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넷플릭스의 경쟁력을 살펴봤다./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넷플릭스 인기에 ‘인터넷 트래픽 증가’…통신사 vs 넷플릭스, ‘망 사용료’ 갈등 심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되면서 넷플릭스가 ‘집콕 생활’의 필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국내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인터넷망을 운영하고 있는 통신사들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다름 아닌 ‘망 중립성’ 논란이다.

‘망 중립성’은 통신망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모든 데이터와 콘텐츠를 동등하게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개념이다. 다시 말해 통신 사업자들은 넷플릭스와 같은 콘텐츠 기업들에 어떤 이유로도 통신망의 사용을 차별하거나 차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게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발단은 넷플릭스가 ‘너무 잘나간다’는 데 있다.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넷플릭스의 인터넷 트래픽 점유율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올해 3월을 기준으로 인터넷망 트래픽은 지난해 12월 말 대비 2.3배 늘어났다고 한다. 통신 사업자는 인터넷망의 품질을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이에 따라 통신사들은 ‘헤비 트래픽’을 유발하는 넷플릭스와 같은 기업들이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망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네이버·카카오·아프리카TV 등 국내 기업들은 모두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넷플릭스의 주장은 단호하다.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통신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통신사들에 이미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데 트래픽 증가를 이유로 특정 기업에 ‘망 사용료’ 지불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망 중립성’ 의무에 따라 통신망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은 통신사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이에 넷플릭스는 지난 4월 ‘망 사용료’ 지불을 요구하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한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이른바 ‘넷플릭스 무임승차 규제법’으로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5월 7일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어 국회 최종 통과가 임박한 상황이다. 여론 또한 넷플릭스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인터넷 망 중립성’은 사실상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전 세계 통신 사업자들과 오랫동안 대립해 온 문제 중 하나다. 갈등 끝에 넷플릭스가 버라이즌·AT&T·오렌지 등 미국과 프랑스의 대형 인터넷 통신 사업자들에 관련 비용을 지불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넷플릭스의 ‘한국 차별’ 논란이 커지고 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7호(2020.05.16 ~ 2020.05.2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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