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신호 차단한다면 누구든지 하버드 상위 1퍼센트 될 수 있죠"
입력 2020-06-01 16:54:07
수정 2020-06-01 16:54:07
- 베스트셀러 정주영 작가
[한경비즈니스 = 김은아 SRT매거진 기자 / 사진 = 문덕관 기자] 화제의 책 .책의 제목은 우리에게 편견(?)을 안겨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세계 최고의 엘리트라는 하버드대 학생, 그중에서도 상위 1%를 차지하는 소수의 이야기라니. 출발점부터 달라보이는 특별한 이들과 평범한 나와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책을 펼치고 몇 페이지만 읽어보면 이는 편견에 불과했음을 금세 알 수 있다. 책은 천재들의 타고난 특출남이나 재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않는다. 그들이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는 행동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하, 저야말로 상위 1%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에요.” 정주영 작가가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책 제목만 보고 저자도 하버드 출신일까 싶어 책을 펼쳤다가 실망한 분도 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개인적으로 가장 어둡고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이들에게는 어떤 특별한 점이 있을까가 궁금해지더군요.”
그는 하버드에서도 가장 엘리트 집단으로 꼽히는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그룹을 조명한다. 이는 오로지 월스트리트 입성을 절대적인 목표로 삼은 학생들이 뭉쳐 있는 곳이다.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의 사진을 아이돌처럼 방에 붙여놓고 틈만 나면 치열한 토론을 거듭하며 월스트리트 입성을 향해 매진한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걸고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질주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하버드생들이 졸업 직전 높은 연봉만을 바라보며 뒤늦게 월스트리트를 지망하지만 월가의 치열한 경쟁에 적응하지 못해 얼마 못 가 밀려나고 마는 것과 달리, 블랙 다이아몬드는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이후에도 남다른 성과를 낸다. 뚜렷한 동기부여가 만들어내는 결과의 차이다.
그러나 블랙 다이아몬드는 결성 초기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학내는 물론이고 언론에서조차 블랙 다이아몬드를 향해 돈만 좇는다, 학생의 본분인 학업에는 충실하지않는다, 부모를 잘 만난 덕분에 가능한 투자라는 둥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때 블랙 다이아몬드 학생들의 대처 방식이야말로 정주영 작가가 주목한 부분이다.
“이들은 세간의 비난에도 꿈쩍하지 않고 자신들의 길을 가는 것에만 집중했죠.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 이들이 월스트리트에 진출한 것은 물론이고 투자 역시 유례없는 성과를거두었습니다.”
◆잠재력을 이끌어내는두 글자, ‘차단’
그 핵심은 ‘차단’의 기술이다. 외부의 부정적인 메시지를 차단하고, 자신의 길에 집중할 때 진정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도 소개되어 있는 심리학자 클로드 스틸이 1995년 진행한 연구는 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는 학업 성과가 좋지 못한 학생들에게 ‘너는 공부를 못한다’는 주변의 신호를 차단시키자 그들의 성적이 상위권까지 올라간다. 교사와 반 친구들의 무시, 또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메시지를 차단시킨 것만으로 학업 성취도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교실뿐 아니라 회사를 배경으로 진행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정주영 작가가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해야 한다”라고 강력하게 말하는 이유다.
“퍼포먼스 성과가 떨어지는 원인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주변의 부정적인 신호에 영향받는 경우가 많아요. 더군다나 비교 문화가 만연한 한국에서는 더더욱 노출되기가 쉽죠. 문제는 당사자가 부진의 원인을 ‘노력 부족’이라고 자신에게 화살을 돌린다는 겁니다. 그럴 때일수록 외부의 신호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맞서야 해요. 저는 이를 ‘권위에 돌을 던지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정주영 작가가 직접 체험한 사실이기도 하다. 그의 이력에 빠지지 않는 수식어 중 하나는 ‘난독증을 극복한 작가’다. 그는 3대가 교사인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영재가 되기를 희망한 가족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는 곧 무시의 신호들로 이어졌고, 그때부터 책 위의 글자들이 흔들려 보이는 증상을 겪었다. 무려 10년동안 이어진 난독증을 극복한 것 역시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하면서부터였다.
효과는 외모에서도 함께 일어났다. 100kg이 넘는 체중을 넉 달 만에 절반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는 이 과정을 (2008)이라는 다이어트 책으로 펴냈고,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난독증 환자가 베스트셀러 작가로 거듭나는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다. 이 경험은 그가 을 집필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외면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면 내면을 바꾸는 것 역시 가능하다고 믿었고, 이를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난독증 극복하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그가 ‘차단’과 ‘집중‘의 효과를 전하기 위해 조사에 들인 시간은 5년. 이를 분석해 원고를 작성하고 수정하는 기간까지 더하면 무려 10년에 달한다. 300페이지의 책이나오기까지 그가 쓴 원고를 더하면 2000페이지 분량이다. 2018년 10월, 이렇듯 정성을 들인 책이 마침내 출간되었다. 그러나 결과는 냉혹했다. "책의 성공 여부는 짧으면 2주일에서 한 달 내에 결판난다고 하더라고요. 제 책은 그 기간 안에 승부를 내지 못했죠.”
그러나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만큼 애착이 크기도 했지만,블랙 다이아몬드의 교훈이 머리에 맴돌았기 때문이다.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유튜브에 광고를 하는 등 책 홍보에 나섰다. 사비를 들여 어떻게든 독자에게 책을 알리기 위해 달린 것이 어느덧 1년. 그동안 쏟은 비용만 1500만원이 넘지만 마땅한 성과는 없었다. 가족은 이만 단념하고 고향에 내려오라고 말했고, 때마침 높은 연봉과 함께 채용을 제안하는 회사도 나타났다.
"단행본을 수만 권 팔아야받을 수 있는 액수를 부르더군요. 그런데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어요.제가 취직하게 되면 작가로서의 삶을 포기한다는 의미잖아요. 아쉬운 마음에 첫 출근을 딱 2주일만 미뤄달라고 양해를 구했죠.”
그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이 짧은 기간에 모든 것을 쏟아보기로 했다. 우선 인스타그램에 책의 핵심 구절들을 짧게 발췌해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책을 끝까지 읽은 독자를 만나고 싶다는 내용도 함께. 그렇게 연락이 닿은 첫 번째 독자는 중년의 여성이었다.
“판교까지 찾아가 네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어요. 해외에서 공부 중인 아들이 떠올라 읽는 내내 눈물이 났다며 ‘빛과 같은 책’이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인생을 긴 시간 이야기하게 만드는 책이라면 충분히 다른 독자에게도 메시지가 닿을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어요.”
그는 왜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해야 하는지 좀 더 분명한 메시지를 담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점차 ‘좋아요’가늘어나는가 싶더니, 팔로어가 8만 명을 넘었다. 책의 판매 순위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종합 순위 10위를 코앞에 둔 것이다. 큰 돈을 들여 홍보할 때도 받아보지 못한 성적이었다.
“절박함이 저도 모르는 에너지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제 내면의 진정한 신호에 대해 알아차리는 계기도 되었어요. 그전까지는 저 역시 돈이나 판매 순위를 중요하게 여기는 줄 알았거든요. 더많은 사람에게 스스로의 힘에 대해 전하고 싶었던 것이 작가로서의 제 사명이었던 거죠.”
그렇게 그는 회사원 정주영이 아닌 작가 정주영의 길을 택했고, 은 기적처럼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독자들은 정 작가의 진솔한 경험에 공감을 표했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독자는 그를 찾아오기도 했다. 뒤늦게 꿈을 발견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자신만의 성취를 이루고 있음에도 가족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한 대학원생이 그런 경우다. 정 작가는 그와 함께 각자 가족에게 들었던 부정적인 신호를 담은 말을 함께 적어보았다. 그리고 그 말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진짜 자신의 모습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바라보게 했다.
“가족처럼 가까운 관계로부터 부정적인 신호를 받는 경우가 흔해요. 거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누구든지 남들은 잘 모르는 자신만의 드라마틱한 성장 영화 같은 순간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거든요. 내가 알고 있는 자신의 밝은 면에 집중하려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정 작가가 을 권하고 싶은 사람도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다.
”자존감이 떨어져 있고, 주변의 눈치를 많이 보는 분들, 그리고 외부의 시선대로 자신을 정의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스스로 ‘나는 평범해, 안돼’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도요. 책을 쓰기 전 제 모습이 딱 그랬거든요. 외부의 신호를 차단하고, 자신만의 신호에 집중할 때 가장 밝은 빛으로 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9호(2020.05.30 ~ 2020.06.05) 기사입니다.]
[한경비즈니스 = 김은아 SRT매거진 기자 / 사진 = 문덕관 기자] 화제의 책 .책의 제목은 우리에게 편견(?)을 안겨주기에 충분해 보인다. 세계 최고의 엘리트라는 하버드대 학생, 그중에서도 상위 1%를 차지하는 소수의 이야기라니. 출발점부터 달라보이는 특별한 이들과 평범한 나와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책을 펼치고 몇 페이지만 읽어보면 이는 편견에 불과했음을 금세 알 수 있다. 책은 천재들의 타고난 특출남이나 재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않는다. 그들이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는 행동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하, 저야말로 상위 1%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에요.” 정주영 작가가 웃으며 말문을 열었다. “책 제목만 보고 저자도 하버드 출신일까 싶어 책을 펼쳤다가 실망한 분도 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개인적으로 가장 어둡고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이들에게는 어떤 특별한 점이 있을까가 궁금해지더군요.”
그는 하버드에서도 가장 엘리트 집단으로 꼽히는 ‘블랙 다이아몬드’라는 그룹을 조명한다. 이는 오로지 월스트리트 입성을 절대적인 목표로 삼은 학생들이 뭉쳐 있는 곳이다. 월가의 전설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나 조지 소로스의 사진을 아이돌처럼 방에 붙여놓고 틈만 나면 치열한 토론을 거듭하며 월스트리트 입성을 향해 매진한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걸고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질주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하버드생들이 졸업 직전 높은 연봉만을 바라보며 뒤늦게 월스트리트를 지망하지만 월가의 치열한 경쟁에 적응하지 못해 얼마 못 가 밀려나고 마는 것과 달리, 블랙 다이아몬드는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이후에도 남다른 성과를 낸다. 뚜렷한 동기부여가 만들어내는 결과의 차이다.
그러나 블랙 다이아몬드는 결성 초기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학내는 물론이고 언론에서조차 블랙 다이아몬드를 향해 돈만 좇는다, 학생의 본분인 학업에는 충실하지않는다, 부모를 잘 만난 덕분에 가능한 투자라는 둥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때 블랙 다이아몬드 학생들의 대처 방식이야말로 정주영 작가가 주목한 부분이다.
“이들은 세간의 비난에도 꿈쩍하지 않고 자신들의 길을 가는 것에만 집중했죠.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 이들이 월스트리트에 진출한 것은 물론이고 투자 역시 유례없는 성과를거두었습니다.”
◆잠재력을 이끌어내는두 글자, ‘차단’
그 핵심은 ‘차단’의 기술이다. 외부의 부정적인 메시지를 차단하고, 자신의 길에 집중할 때 진정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도 소개되어 있는 심리학자 클로드 스틸이 1995년 진행한 연구는 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는 학업 성과가 좋지 못한 학생들에게 ‘너는 공부를 못한다’는 주변의 신호를 차단시키자 그들의 성적이 상위권까지 올라간다. 교사와 반 친구들의 무시, 또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메시지를 차단시킨 것만으로 학업 성취도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교실뿐 아니라 회사를 배경으로 진행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정주영 작가가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해야 한다”라고 강력하게 말하는 이유다.
“퍼포먼스 성과가 떨어지는 원인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주변의 부정적인 신호에 영향받는 경우가 많아요. 더군다나 비교 문화가 만연한 한국에서는 더더욱 노출되기가 쉽죠. 문제는 당사자가 부진의 원인을 ‘노력 부족’이라고 자신에게 화살을 돌린다는 겁니다. 그럴 때일수록 외부의 신호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맞서야 해요. 저는 이를 ‘권위에 돌을 던지라’고 표현합니다.”
이는 정주영 작가가 직접 체험한 사실이기도 하다. 그의 이력에 빠지지 않는 수식어 중 하나는 ‘난독증을 극복한 작가’다. 그는 3대가 교사인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영재가 되기를 희망한 가족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는 곧 무시의 신호들로 이어졌고, 그때부터 책 위의 글자들이 흔들려 보이는 증상을 겪었다. 무려 10년동안 이어진 난독증을 극복한 것 역시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하면서부터였다.
효과는 외모에서도 함께 일어났다. 100kg이 넘는 체중을 넉 달 만에 절반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는 이 과정을 (2008)이라는 다이어트 책으로 펴냈고,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난독증 환자가 베스트셀러 작가로 거듭나는 드라마틱한 순간이었다. 이 경험은 그가 을 집필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외면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면 내면을 바꾸는 것 역시 가능하다고 믿었고, 이를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난독증 극복하고 베스트셀러 작가로
그가 ‘차단’과 ‘집중‘의 효과를 전하기 위해 조사에 들인 시간은 5년. 이를 분석해 원고를 작성하고 수정하는 기간까지 더하면 무려 10년에 달한다. 300페이지의 책이나오기까지 그가 쓴 원고를 더하면 2000페이지 분량이다. 2018년 10월, 이렇듯 정성을 들인 책이 마침내 출간되었다. 그러나 결과는 냉혹했다. "책의 성공 여부는 짧으면 2주일에서 한 달 내에 결판난다고 하더라고요. 제 책은 그 기간 안에 승부를 내지 못했죠.”
그러나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만큼 애착이 크기도 했지만,블랙 다이아몬드의 교훈이 머리에 맴돌았기 때문이다.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유튜브에 광고를 하는 등 책 홍보에 나섰다. 사비를 들여 어떻게든 독자에게 책을 알리기 위해 달린 것이 어느덧 1년. 그동안 쏟은 비용만 1500만원이 넘지만 마땅한 성과는 없었다. 가족은 이만 단념하고 고향에 내려오라고 말했고, 때마침 높은 연봉과 함께 채용을 제안하는 회사도 나타났다.
"단행본을 수만 권 팔아야받을 수 있는 액수를 부르더군요. 그런데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어요.제가 취직하게 되면 작가로서의 삶을 포기한다는 의미잖아요. 아쉬운 마음에 첫 출근을 딱 2주일만 미뤄달라고 양해를 구했죠.”
그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이 짧은 기간에 모든 것을 쏟아보기로 했다. 우선 인스타그램에 책의 핵심 구절들을 짧게 발췌해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책을 끝까지 읽은 독자를 만나고 싶다는 내용도 함께. 그렇게 연락이 닿은 첫 번째 독자는 중년의 여성이었다.
“판교까지 찾아가 네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어요. 해외에서 공부 중인 아들이 떠올라 읽는 내내 눈물이 났다며 ‘빛과 같은 책’이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인생을 긴 시간 이야기하게 만드는 책이라면 충분히 다른 독자에게도 메시지가 닿을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어요.”
그는 왜 부정적인 신호를 차단해야 하는지 좀 더 분명한 메시지를 담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점차 ‘좋아요’가늘어나는가 싶더니, 팔로어가 8만 명을 넘었다. 책의 판매 순위도 올라가기 시작했다. 종합 순위 10위를 코앞에 둔 것이다. 큰 돈을 들여 홍보할 때도 받아보지 못한 성적이었다.
“절박함이 저도 모르는 에너지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제 내면의 진정한 신호에 대해 알아차리는 계기도 되었어요. 그전까지는 저 역시 돈이나 판매 순위를 중요하게 여기는 줄 알았거든요. 더많은 사람에게 스스로의 힘에 대해 전하고 싶었던 것이 작가로서의 제 사명이었던 거죠.”
그렇게 그는 회사원 정주영이 아닌 작가 정주영의 길을 택했고, 은 기적처럼 다시 빛을 보게 되었다. 독자들은 정 작가의 진솔한 경험에 공감을 표했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독자는 그를 찾아오기도 했다. 뒤늦게 꿈을 발견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자신만의 성취를 이루고 있음에도 가족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는 한 대학원생이 그런 경우다. 정 작가는 그와 함께 각자 가족에게 들었던 부정적인 신호를 담은 말을 함께 적어보았다. 그리고 그 말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진짜 자신의 모습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를 바라보게 했다.
“가족처럼 가까운 관계로부터 부정적인 신호를 받는 경우가 흔해요. 거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누구든지 남들은 잘 모르는 자신만의 드라마틱한 성장 영화 같은 순간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거든요. 내가 알고 있는 자신의 밝은 면에 집중하려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정 작가가 을 권하고 싶은 사람도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다.
”자존감이 떨어져 있고, 주변의 눈치를 많이 보는 분들, 그리고 외부의 시선대로 자신을 정의하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스스로 ‘나는 평범해, 안돼’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도요. 책을 쓰기 전 제 모습이 딱 그랬거든요. 외부의 신호를 차단하고, 자신만의 신호에 집중할 때 가장 밝은 빛으로 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9호(2020.05.30 ~ 2020.06.0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