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되는 경제지표]
-“키 맞추기 형태 오름세 지속”
-서울 전셋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서울 아파트 값이 9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2% 하락했다.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 값이 떨어진 가운데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4구의 하락 폭이 서울 평균보다 컸다. 서초구 0.09%, 강남구 0.08%, 강동구 0.05%, 송파구가 0.04% 하락했다. 마포구도 마이너스 0.05%로 하락 폭이 도드라졌다.
다만 구로구의 아파트 값은 0.06% 상승하며 대조를 보였다. 구로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1.41%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1%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규제 강화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은 모든 지역구가 투기과열지구 등 부동산 규제 지역으로 묶여 있지만 구로구는 대출 규제의 영향이 작은 9억원 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데다 3.3㎡당 매매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라며 “최근 몇 년간 아파트 값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은 숨고르기에 접어든 반면 가격 상승이 상대적으로 덜했던 지역은 당분간 키 맞추기 형태로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달리 경기 규제 지역 아파트 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과천(-0.29%)과 성남 분당구(-0.03%)를 제외한 전 지역이 전주 대비 상승했다. 수원 팔달구와 구리가 0.34%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원 팔달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16.47%에 달한다. 구리도 11.83% 올랐다.
전셋값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5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 대비 0.02% 올랐다. 양천구(-0.02%)를 제외한 전 지역이 보합 또는 상승했다. 용산구는 0.08%의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 규제 지역도 과천(-0.71%)과 성남 분당구(-0.08%)를 뺀 모든 지역이 상승했다. 용인 기흥구(0.34%)와 하남(0.31%)의 상승률이 도드라졌다.
심 교수는 “규제 강화로 매매 수요가 전세로 돌아서면서 서울 용산구와 강남4구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시태그 경제 용어] 부동산 규제 지역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집중 규제 대상으로 삼는 지역이 있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구분된다.
서울은 25개 구 전 지역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다. 이 중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15개 구가 투기지역이다.
경기 지역에서는 과천, 성남 분당구, 광명, 하남 4곳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있다. 또한 올해 2·20 대책에서 신규 지정된 수원 영통·권선·장안구, 안양 만안구, 의왕 등 20곳이 조정대상지역이다.
지방에서는 세종시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에 모두 포함돼 있다. 대구는 수성구가 투기과열지구로 분류됐다.
이들 지역에는 대출 규제가 적용된다.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담보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1주택자는 조정대상지역에서 대출을 통해 집을 구입하려면 기존 주택을 2년 안에 처분하고 신규 구입 주택에 입주해야 한다. 담보인정비율(LTV)은 거래 금액 9억원 이하분에는 50%, 9억원 초과분은 30%가 적용된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규제는 더욱 엄격하다. 무주택자는 대출을 통해 9억원 초과 주택 구입 시 1년 안에 전입해야 한다. 1주택자는 신규 주택 구입 시 1년 안에 전입하고 기존 주택을 1년 안에 처분해야 한다. 대출 가능 금액은 9억원 이하분에는 LTV 40%, 9억원 초과분은 20%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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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9호(2020.05.30 ~ 2020.06.0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