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도심 속 ‘신강남’ 뉴타운 탐방]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지난 6월 2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휘경동 일원은 전형적인 서울의 구도심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경희대와 한국외국어대 등이 들어선 대로변은 카페·H&B스토어·편의점 등이 자리해 여느 대학로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대로 안쪽을 들여다보면 골목 사이사이에 자리 잡은 낡은 건물들이 여전히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사와 고층 아파트는 이 지역이 ‘이문·휘경뉴타운’으로 변신 중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했다.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동대문구 이문·휘경동 일대는 그동안 주민들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사업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부터 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며 2개 구역은 입주를 끝마친 상황이다. 현재 한창 정비가 진행 중인 이문1구역은 올해 11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향후 모든 구역의 입주가 끝나면 1만3000여 가구가 입주하는 ‘미니 신도시’가 탄생하게 된다.
◆이문·휘경뉴타운 대표하는 ‘휘경SK뷰’
2006년 뉴타운 지구로 지정된 이문·휘경 재정비 촉진 지구는 다가올 2022년을 목표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규모는 80만1243㎡(약 24만2376평)로 휘경1·휘경2·휘경3·이문1·이문3(3-1, 3-2)·이문4 등 여섯 개 촉진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이문2구역은 주민들의 요구로 2014년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됐다.
이 중 올해 11월 분양을 목표로 철거를 서두르고 있는 곳이 이문1구역이다. 인근 공인중개사와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50% 정도 철거가 이뤄진 상황이다. 2017년 관리 처분 인가가 끝난 후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전을 끝마쳤지만 아직 4개의 상가들이 보상금 관련 협상을 완료하지 않아 철거가 다소 지체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문1구역은 삼성물산이 수주했고 총 3071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2018년 5월 관리 처분 계획 인가를 받은 이문3구역은 국내 최초의 ‘결합 재개발 방식’을 택했다. 외대앞역에 자리한 3-1구역과 경희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사이에 있는 3-2구역으로 나눠 고밀도 개발과 저밀도 개발을 동시에 진행한다. 올해 입주를 앞둔 이문1구역보다 진척 속도가 빨라 약 80%가 철거됐다. 이 지역의 가구 수는 지난해 조합원 분양 과정에서 신청자가 늘어나 기존 4031가구에서 4321가구로 증가하면서 정비 구역 중 가장 많은 가구 수를 공급하게 됐다.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시공한다.
지난해 이문4단지 비상대책위원회가 동대문구를 상대로 낸 법정 소송에서 동대문구청이 승리하면서 가장 속도가 더뎠던 이문4구역의 재개발 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2017년 조합을 설립했고 올해 1월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총 3720가구를 건립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문에 비해 휘경1·2구역의 재개발 속도는 다소 빨랐다. 이미 입주를 끝마친 구역도 있다. 가장 먼저 자리 잡은 단지는 지난해 6월 입주한 휘경2구역의 ‘휘경SK뷰 아파트(서울 동대문구 휘경로 60)’다. 이문·휘경뉴타운의 첫 브랜드 대단지로 지하 3층~지상 29층의 전용면적 81~135㎡의 900가구를 공급했다.
SK뷰 아파트는 이문·휘경 재정비지구 중 처음 분양을 시작한 단지로, 이 지역 주변 시세를 끌어올린 대표적인 ‘대장 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시세는 약 8억6000만원에서 9억원까지 형성돼 있다. 지난 5월 실거래에서는 81㎡ 매물이 8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다만 올해부터 1주택자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이 2년 이상 실거주로 바뀌면서 현재 매물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2월 입주한 휘경1구역의 ‘휘경해모로프레스티지 아파트(서울 동대문구 외대역동로 1길 60의 3)’는 지하 2층~지상 최대 20층, 5개 동 299가구로 구성됐고 이 중 160가구가 일반 분양됐다. 전 가구를 59㎡와 84㎡의 중소형대 가구로 편성했고 지난 2월 준공과 동시에 분양이 시작됐다. 김은미 대박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휘경해모로프레스티지 아파트는 지하철역과 가깝고 중소형대 가구로 형성돼 젊은 신혼부부의 매물 문의가 잦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매매보다 전세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정비를 끝마치고 새로 건설된 이들 아파트는 모두 1호선 외대앞역·회기역과 근접하고 동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로 진출입이 용이해 강남과 동부권 인근 도시와의 접근성이 탁월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도심으로의 출퇴근을 원하는 젊은 부부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K뷰 아파트가 계약일 이후에도 일부 물량이 미분양되긴 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회기역 근처에 있는 A공인중개사 대표는 “지금 인근 아파트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물난리 잦은 곳에서 강북권의 교통 요지로
이문·휘경뉴타운은 이른바 서울 지역 뉴타운 중에서는 가장 저평가된 지역으로 꼽혔다. 이는 이문·휘경이 서울 동북부 끝 쪽에 있어 서울 중심부와의 거리가 다소 멀고 구도심으로 낙후된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대 후반만 해도 근처에 있는 중랑천에서 여름만 되면 물난리가 발생해 ‘자주 침수되는 곳’이란 편견도 있었다. 외대앞역 근처 B공인중개사 대표는 “예전에는 물난리가 나지 않았느냐며 묻는 손님들도 있었지만 최근엔 그런 질문을 하는 손님들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엔 이문·휘경뉴타운의 입지적 장점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먼저 이문·휘경뉴타운은 서울 지하철 1호선 회기역·외대앞역·신이문역과 근거리에 있어 ‘역세권’을 찾는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특히 회기역은 중앙선과의 환승역으로 왕십리와 용산까지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분당선과 GTX-C노선 등 다양한 교통망과의 접근성도 좋아지면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회기역과 1정거장 거리에 있는 청량리역 주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이문·휘경뉴타운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청량리역을 2027년까지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량리역이 수도권 광역 교통의 거점이자 강북의 핵심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은미 대표는 “청량리 쪽 매물을 보러 온 손님들이 이문·휘경 공인중개소들도 방문하고 있다”며 “청량리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그 여파가 이문·휘경까지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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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0호(2020.06.06 ~ 2020.06.12) 기사입니다.]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지난 6월 2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휘경동 일원은 전형적인 서울의 구도심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경희대와 한국외국어대 등이 들어선 대로변은 카페·H&B스토어·편의점 등이 자리해 여느 대학로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대로 안쪽을 들여다보면 골목 사이사이에 자리 잡은 낡은 건물들이 여전히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공사와 고층 아파트는 이 지역이 ‘이문·휘경뉴타운’으로 변신 중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했다.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동대문구 이문·휘경동 일대는 그동안 주민들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사업이 좀처럼 진척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부터 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며 2개 구역은 입주를 끝마친 상황이다. 현재 한창 정비가 진행 중인 이문1구역은 올해 11월 분양을 앞두고 있다. 향후 모든 구역의 입주가 끝나면 1만3000여 가구가 입주하는 ‘미니 신도시’가 탄생하게 된다.
◆이문·휘경뉴타운 대표하는 ‘휘경SK뷰’
2006년 뉴타운 지구로 지정된 이문·휘경 재정비 촉진 지구는 다가올 2022년을 목표로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규모는 80만1243㎡(약 24만2376평)로 휘경1·휘경2·휘경3·이문1·이문3(3-1, 3-2)·이문4 등 여섯 개 촉진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이문2구역은 주민들의 요구로 2014년 재개발 구역에서 해제됐다.
이 중 올해 11월 분양을 목표로 철거를 서두르고 있는 곳이 이문1구역이다. 인근 공인중개사와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50% 정도 철거가 이뤄진 상황이다. 2017년 관리 처분 인가가 끝난 후 대부분의 주민들은 이전을 끝마쳤지만 아직 4개의 상가들이 보상금 관련 협상을 완료하지 않아 철거가 다소 지체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문1구역은 삼성물산이 수주했고 총 3071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2018년 5월 관리 처분 계획 인가를 받은 이문3구역은 국내 최초의 ‘결합 재개발 방식’을 택했다. 외대앞역에 자리한 3-1구역과 경희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사이에 있는 3-2구역으로 나눠 고밀도 개발과 저밀도 개발을 동시에 진행한다. 올해 입주를 앞둔 이문1구역보다 진척 속도가 빨라 약 80%가 철거됐다. 이 지역의 가구 수는 지난해 조합원 분양 과정에서 신청자가 늘어나 기존 4031가구에서 4321가구로 증가하면서 정비 구역 중 가장 많은 가구 수를 공급하게 됐다.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시공한다.
지난해 이문4단지 비상대책위원회가 동대문구를 상대로 낸 법정 소송에서 동대문구청이 승리하면서 가장 속도가 더뎠던 이문4구역의 재개발 사업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2017년 조합을 설립했고 올해 1월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총 3720가구를 건립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문에 비해 휘경1·2구역의 재개발 속도는 다소 빨랐다. 이미 입주를 끝마친 구역도 있다. 가장 먼저 자리 잡은 단지는 지난해 6월 입주한 휘경2구역의 ‘휘경SK뷰 아파트(서울 동대문구 휘경로 60)’다. 이문·휘경뉴타운의 첫 브랜드 대단지로 지하 3층~지상 29층의 전용면적 81~135㎡의 900가구를 공급했다.
SK뷰 아파트는 이문·휘경 재정비지구 중 처음 분양을 시작한 단지로, 이 지역 주변 시세를 끌어올린 대표적인 ‘대장 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시세는 약 8억6000만원에서 9억원까지 형성돼 있다. 지난 5월 실거래에서는 81㎡ 매물이 8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다만 올해부터 1주택자가 9억원이 넘는 주택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요건이 2년 이상 실거주로 바뀌면서 현재 매물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2월 입주한 휘경1구역의 ‘휘경해모로프레스티지 아파트(서울 동대문구 외대역동로 1길 60의 3)’는 지하 2층~지상 최대 20층, 5개 동 299가구로 구성됐고 이 중 160가구가 일반 분양됐다. 전 가구를 59㎡와 84㎡의 중소형대 가구로 편성했고 지난 2월 준공과 동시에 분양이 시작됐다. 김은미 대박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휘경해모로프레스티지 아파트는 지하철역과 가깝고 중소형대 가구로 형성돼 젊은 신혼부부의 매물 문의가 잦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매매보다 전세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정비를 끝마치고 새로 건설된 이들 아파트는 모두 1호선 외대앞역·회기역과 근접하고 동부간선도로와 내부순환로 진출입이 용이해 강남과 동부권 인근 도시와의 접근성이 탁월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도심으로의 출퇴근을 원하는 젊은 부부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K뷰 아파트가 계약일 이후에도 일부 물량이 미분양되긴 했지만 지금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회기역 근처에 있는 A공인중개사 대표는 “지금 인근 아파트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물난리 잦은 곳에서 강북권의 교통 요지로
이문·휘경뉴타운은 이른바 서울 지역 뉴타운 중에서는 가장 저평가된 지역으로 꼽혔다. 이는 이문·휘경이 서울 동북부 끝 쪽에 있어 서울 중심부와의 거리가 다소 멀고 구도심으로 낙후된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대 후반만 해도 근처에 있는 중랑천에서 여름만 되면 물난리가 발생해 ‘자주 침수되는 곳’이란 편견도 있었다. 외대앞역 근처 B공인중개사 대표는 “예전에는 물난리가 나지 않았느냐며 묻는 손님들도 있었지만 최근엔 그런 질문을 하는 손님들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엔 이문·휘경뉴타운의 입지적 장점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먼저 이문·휘경뉴타운은 서울 지하철 1호선 회기역·외대앞역·신이문역과 근거리에 있어 ‘역세권’을 찾는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특히 회기역은 중앙선과의 환승역으로 왕십리와 용산까지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분당선과 GTX-C노선 등 다양한 교통망과의 접근성도 좋아지면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회기역과 1정거장 거리에 있는 청량리역 주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이문·휘경뉴타운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청량리역을 2027년까지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량리역이 수도권 광역 교통의 거점이자 강북의 핵심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은미 대표는 “청량리 쪽 매물을 보러 온 손님들이 이문·휘경 공인중개소들도 방문하고 있다”며 “청량리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그 여파가 이문·휘경까지 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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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0호(2020.06.06 ~ 2020.06.1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