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 후세인 에이 알-카타니 에쓰오일 사장, 한 발 앞선 투자로 성공 DNA 각인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지난해 에쓰오일은 후세인 에이 알-카타니 사장을 새 수장으로 맞이했다. 사상 유례없는 석유·화학업계의 다운사이클을 극복하기 위한 인사였다.

특히 에쓰오일의 미래라고 불리는 울산 잔사유 고도화 올레핀 다운스트림(RUC&ODC)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선 석유·화학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그의 리더십이 필요했다.

알-카타니 사장은 세계에서 생산, 유통되는 석유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에쓰오일의 최대 주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며 생산·엔지니어링·프로젝트 분야 등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해 온 인물이다.

지난해 6월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에 오르기 직전에는 아람코와 미국 최대 정유회사 쉘의 합작사인 사스레프의 대표를 3년간 맡아 왔다. 세계 경제계에서 큰 영향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알-카타니 사장에게 아람코는 다가오는 에너지 전환의 시대에 대비해 석유·화학 확장과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는 에쓰오일의 전략적 성장과 우수한 성과를 이끌어 주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석유·화학 사업은 업황이 꺾여 있고 18년 만에 마이너스 정제 마진을 기록하고 있는 정유 사업의 시황은 최악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매출 직격탄을 맞았다.

매출의 80%를 담당하는 정유 사업 부문에서 영업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부문까지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실적 방어에 실패했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 순이익은 무려 66.5% 감소했다.

이에 알-카타니 사장은 2018년 4조7890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대규모 정유 석유·화학 복합 설비인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 등의 설비를 적극 활용해 석유를 넘어선 화학 고부가 가치 제품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알-카타니 사장은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인 ‘샤힌(Shaheen)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150만 톤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 크래커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 시설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 가스를 원료로 투입해 에틸렌과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설비로, 원료 조달과 원가 경쟁력에서 이점을 갖고 있다.

아울러 알 카타니 사장은 RUC/ODC에 이은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위해 울산시 온산공장에서 가까운 부지 약 40만㎡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매입했다.

새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대규모 단일 설비를 갖춤으로써 경제성과 운영 효율성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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