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CEO]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오프라인 중심에서 탈피해 사업 전략 다각화
입력 2020-07-08 11:15:57
수정 2020-07-08 11:15:57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최근 이커머스의 급격한 성장으로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작년 영업이익이 40% 가까이 줄어들면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 불황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객수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점포 임차료 상승과 매출하락으로 이익이 크게 줄었고 특히 코로나19의 여파가 가장 컸던 지난 2월의 객수 감소가 두드러졌다.
홈플러스는 올해 사업 전망도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유통 규제, 이커머스의 급격한 성장에 이어 코로나19까지 겹쳐 방문객 감소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또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대형마트에서 쓸 수 없다는 점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연내 3개 매장에 대한 ‘유동화’에 나서기로 했다. 올해 3개 내외의 점포를 매각하거나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 앤드 리스백)하는 방식으로 현금화할 계획이다. 온라인 성장 여력이 낮은 점포라면 과감히 유동화해 재무 구조 개선과 신규 사업에 재투자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동안의 전통적인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을 과감히 탈피하고 ‘올라인(all-line)’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다각화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할 방침이다. 올라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성한 단어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을 온라인과 결합하겠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대규모 적자와 점포 매각에도 불구하고 “인력 구조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사람만큼은 안고 간다는 방침에 따라 인위적인 구조 조정 없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의 임원들은 급여 일부를 회사에 반납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서울 등촌동 본사 사옥에서 6월 17일 임원 회의를 열고 부문장급 이상 임원들에 한해 3개월간 급여의 20%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임금 삭감에 나선 것은 1997년 회사 설립 이후 23년 만에 처음이다.
임 사장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원들이 먼저 나서 급여를 반납하기로 했다”며 “오프라인 유통 시장의 침체기이지만 홈플러스의 장점을 강화한 올라인 사업 전략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또한 “큰 위기 뒤에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믿음을 갖고 약 2만2000명의 임직원이 힘을 모아 이번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1997년 9월 삼성물산에서 홈플러스 1호점인 대구점을 열었다. 설립 초기 수도권에 많은 매장을 출점한 이마트와 중복을 피해 영남권에서 우세를 점했다. 2000년대 중반 수도권 지역으로 영업지점을 확대했다. 2008년 5월 홈에버(구 까르푸)를 인수해 홈플러스테스코를 출범시켰으며, 10월에는 홈플러스 그룹이 출범했다.
chari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3호(2020.06.27 ~ 2020.07.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