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 가격 상승의 대표 수혜주 고려아연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입력 2020-09-22 10:30:03
수정 2020-09-22 10:30:03
[한경비즈니스 칼럼 =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2020 상반기 철강·금속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중국의 주요 제조업 정상화와 글로벌 자동차 공장들의 가동 재개의 영향으로 2분기부터 반등에 성공했던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아연 가격이 8월 말부터 9개월 사이 최고치인 톤당 2400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제조업 지표(PMI)가 회복되고 있고 양호한 부동산 시장과 자동차 판매량 회복도 예상되기 때문에 아연 가격은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과 은 등 금속 가격 전반이 상승 추세인 것도 고려아연에는 호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올해 세계 아연 수요는 지난해 대비 11.5% 감소한 1232만 톤(10년 사이 최저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금융 위기 당시에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아연 수요가 마이너스 19.0%를 기록한 반면 중국은 4조 위안의 대규모 부양책과 함께 막대한 유동성 공급의 결과로 8.0%의 아연 수요를 기록하며 글로벌 수요 감소분을 마이너스 9.8%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2020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마이너스 3.0%는 2009년의 마이너스 0.07%보다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2010년 이후 10년간 부작용을 경험했던 중국 정부가 2009년처럼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며 구원자 역할을 자처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2020년은 아연 수급 악화로 아연 가격 하락 압력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분기별로 보면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 아연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7월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6.4% 증가하는 등 하반기 자동차 시장의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동시에 중국 중앙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전체 GDP의 15%)으로 3분기부터 큰 회복이 예상되는 인프라 투자와 각 지방 정부의 경기 부양을 위한 부동산에 대한 규제 완화로 하반기 현지 아연 수요는 의미 있는 회복이 기대된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공장 재가동도 긍정적이다.
◆동박 등 신성장 동력 확보한 점도 긍정적
눈여겨볼 부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금값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8.3% 상승했던 금값은 올 들어서도 연초 대비 28.1% 상승하면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금은 귀금속 중 산업용 수요 비율이 7%에 불과할 정도로 낮기 때문에 지난해의 미·중 무역 분쟁과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 위기 이후 잠시 주춤했던 금값은 2011년 중반까지 대략 2.5년간 대세 상승기를 기록했는데 최근 금값 또한 지난해 연초를 저점으로 1.5년간 상승세를 지속해 2011년의 고점인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 9월 현재 1957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과 달리 은값은 2011년까지의 대세 상승기 이후 약세를 지속했고 올 연초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은값은 미국 달러화 약세, 글로벌 유동성 확대, 인플레이션 가능성 부각,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5월 초 온스당 15달러에서 9월 현재 27달러까지 급등했다.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은값과 현재 은값은 세 가지 유사점이 있다. 첫째, 미국 중앙은행(Fed)이 유례없이 강한 경기 부양책을 발표함과 동시에 양적 완화를 실시했다. 둘째, 금과 은의 가격 비율이 급격히 확대됐다. 셋째, 대세 상승에 접어들기 이전까지 한동안 은에 대한 매도가 이어졌다. 특히 금과 은의 가격 비율 격차는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가 89였던 것에 반해 이번 최고치는 3월 한때 134를 기록할 정도로 심하게 벌어졌다. 통화 완화 강도도 과거보다 5배 강하기 때문에 은값의 강세는 추가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Fed가 ‘평균 물가 목표제’를 도입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더라도 낮은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금리와 미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해 귀금속 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귀금속을 비롯한 금속 가격이 상승해 고려아연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높은 수요가 예상되는 동박(전지박)에 대한 신규 투자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5호(2020.09.19 ~ 2020.09.2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