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L의 코로나19 물류 전쟁...“전세계 안정적인 백신 공급 위해선 물류 혁신 필요”


[인터뷰]
- 카차 부시 DHL그룹 고객 솔루션·혁신 본부 최고책임자
- 레오노라 림 DHL 아시아태평양 생명과학·헬스케어 팀장

- 코로나19 종식 위한 DHL의 ‘물류 전쟁’
- “의료·물류·정부 서로 협력해야”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다.

당장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 개인 의료 보호 장비(PPE)를 구하기 위해 각 나라들은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고 이를 운송하는 물류 라인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올해 연말을 전후해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될 것으로 예견되면서 각 나라별 대규모 물류 전쟁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물류업계로서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한편으로는 상당한 부담이다. 100억 회분 이상의 백신을 전 세계 곳곳에 신속하게 공급하는 것도 큰 문제지만 백신을 온전하게 보관·배송하는 것이 큰 숙제다.

기존 백신을 운송할 때는 섭씨 영상 2도에서 영하 8도 사이의 온도를 유지하면 됐지만 코로19 백신은 최대 섭씨 영하 80도에서 보관·운송해야만 한다.

이런 문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국제 특송 1위 기업인 DHL이 최근 코로나19를 포함한 각종 보건 재난 사태 발생 시 안정적인 백신 및 PPE 공급망을 확보하는 방법을 제언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카차 부시 DHL그룹 고객 솔루션·혁신 본부 최고 책임자와 레오노라 림 DHL 아시아태평양 생명과학·헬스케어 팀장 인터뷰를 통해 물류업계가 직면한 도전 과제와 해결 방안 등을 살펴보고 백신 운송을 위한 효율적인 솔루션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 최근 코로나19의 백신 수송과 관련된 백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유는 무엇인가요.

“PPE 수요 폭증과 치료제 및 백신 유통에 따른 의료 공급망 구축은 각국의 정부, 비정부기구(NGO), 제약·의료 장비 기업들이 이른 시간 내에 해결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특히 엄격한 온도 관리와 까다로운 조건에서 100억 회분 이상의 백신을 전 세계적으로 운송하기 위해서는 선적 최대 20만 회, 냉동 박스 1500만 회 운송, 1만5000회의 항공 수송 등을 비롯한 다양한 공급망이 필요합니다. 이해관계인들 간의 파트너십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죠. DHL은 최근 백서 발표를 통해 각국의 정부, NGO, 생명과학·헬스케어업계, 물류 관계자들 간의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나아가 적극적인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팬데믹을 극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카차 부시)

▶ 백서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룬 내용은 무엇인가요.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정부는 정책과 인프라를, 기업은 자본과 기술력을 서로 제공함으로써 비상 대응 계획, 파트너십 네트워크, 오프라인 물류 인프라 시설, 디지털 기반의 공급망 투명성, 조직 및 자원 등 5가지 시스템을 꼭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의료 용품 제조 기업, 물류 서비스 기업, 정부(보건 당국)의 3자 협력이 필수적입니다.”(카차 부시)

▶ 코로나19가 세계 특송 물류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DHL은 어떤가요.

“DHL은 20년 넘게 생명과학·헬스케어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글로벌 국제 특송 기업입니다. 정부와 고객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인들과 장기적인 협력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죠. 그 덕분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기존 파트너십과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의약품과 진단 키트 등 의료 구호 물품을 필요한 곳에 신속하고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카차 부시)

▶ DHL의 PPE 배송 노하우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DHL은 원활한 의료 용품 공급망을 운영하기 위해 육로·철도·해양 등의 운송을 비롯해 복합적인 운송까지 총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DHL 익스프레스 사업부의 물류 전용 항공기와 DHL 글로벌 포워딩의 전세기도 적극 활용하고 있죠.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각 사업부 간의 협력을 통해 고객사의 물류 운송 공급망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카차 부시)

▶ 올해 4분기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수송을 위한 물류업계의 역할이 중요해 보입니다.

“많은 물류 기업들이 100억 회분 이상의 백신을 전 세계 곳곳에 신속하게 공급해야 하는 숙제를 받았습니다. 항공 운송, 지상에서의 보관과 관리, 긴밀한 운송 네트워크 등이 복합적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코로19 백신은 최대 섭씨 영하 80도의 온도 요건이 필요한 만큼 온도 조절 시스템에 만전을 기울여야 합니다.”(카차 부시)

▶ 효과적으로 백신을 운송하기 위한 최소한의 물류 인프라는 무엇인가요.

“전 세계 인구에게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물류업계가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혁신적인 패키징,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는 수동 냉각 솔루션, 특화된 운송 시스템 등이 필요하죠. 편도 패키징은 폐기물 관리도 중요합니다.”(카차 부시)



▶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서 DHL 아시아태평양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일단 개인 의료 보호 장비에 대한 글로벌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과 7월 팬데믹이 정점을 찍었을 당시에는 한국에서 브라질·에콰도르·인도 등의 전 세계 각지로 130만 개 이상의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운송했죠. 또한 중국에서는 중동과 아프리카로 보건·의료 용품을 우선적으로 운송하는 주당 100톤 항공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 필수 용품의 수출입 재개를 위해 각국 정부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레오노라 림)

▶ PPE를 배송하면서 발생한 문제는 없었나요.

“DHL은 20년 이상 생명과학·헬스케어 분야 서비스를 운영, 지원해 왔습니다. 특히 220개 국가와 지역의 여러 당국, 국제 보건 기관, NGO 등 다양한 이해관계인들과 장기적이고 협력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죠. 특정 국가들을 오가며 운송이 가능한 몇 안 되는 특송 물류 기업 중 한 곳이기도 하고요. 이러한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면서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의료 용품을 적재적소에 안전하게 운송했습니다.”(레오노라 림)

▶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의 진단 키트가 해외 각국에 공급됐습니다. DHL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20년 7월 말 기준으로 한국에서 DHL의 특송 서비스를 통해 해외로 운송된 코로나19 진단 키트 누적 운송 물량은 310톤 정도입니다. 이는 약 7500만 명이 진단받을 수 있는 양으로, 한국에서 전 세계 약 120개국 이상에 진단 키트가 운송된 것입니다. DHL은 냉매 보충 없이 최대 120시간 온도 유지가 가능한 특수 포장재를 사용해 이동 중 온도 이탈을 최소화했습니다. 또한 365일 상시 운영되는 DHL 우수품질관리센터를 통해 운송 중인 모든 콜드체인을 모니터링해 각 지역과 국가별 통제센터에 정보를 제공해 성공적으로 운송을 마쳤습니다.”(레오노라 림)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5호(2020.09.19 ~ 2020.09.25) 기사입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