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 지자체장 24시] 김천에 새바람 몰고 온 김충섭 김천시장


-혁신도시 138개 기업 유치, 비대면 관광시대에 김천 관광도 재조명
-“샤인머스캣으로 10억 부농 탄생, 4차 산업혁명과 농업 고른 발전은 큰 성과”

[한국경제매거진 = 이선정 기자]올해 경북 김천시는 전국 지역자치단체 중에서도 크게 돋보였다. 대규모 물류센터 유치부터 사명대사공원 개장과 함께 비대면 여행 시대에 새로운 관광지로 급부상한 것도 눈에 띈다. 김충섭 김천시장이 민선 7기 지자체장으로 취임하며 내걸었던 공약의 성과들이다.

시장 취임 이후 2년여 시간이 지났습니다. 높은 공약 이행도로 주목받고 계신데요.
“민선 7기 일자리대책 종합계획을 통해 3만개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겠다고 했습니다. 선거 때 유세 활동 하면서 시민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일자리 만들어 달라, 재래시장 중심의 원도심도 잘 살게 해달라, 그런 요구가 많았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이 급선무라는 말인 거죠. 그래서 우선 김천의 지리적 장점을 살려 기업 유치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덕분에 물류유통업체 쿠팡, 자동차 에어백을 생산하는 현대에이알씨코리아,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동희산업, 신선식품기업 대정 등 138개 기업에서 9449억 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금 전국의 혁신도시가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는데 김천의 성과를 이끈 비결이 궁금합니다.
“김천은 남한의 지리적 중심입니다. 강원도 고성과 전남 목포를 제외하면 전국에서 2시간 안에 모두 닿는 곳이 바로 김천이죠. 고속도로, 고속철도, 국도가 다 지나가니 교통 여건 역시 으뜸입니다. 그런 장점을 살려 곳곳을 다니며 김천을 홍보했습니다. 기업 유치 덕분에 일자리도 크게 늘어나게 됐습니다. 당장 쿠팡이 축구장 12개 넓이 규모의 첨단 물류단지를 건립하는데 그러면 1000명가량의 신규 고용이 창출됩니다.”

일자리 확대를 위한 다른 정책도 있습니까.
“우선 김천시가 추진하는 국가 드론 실기 시험장을 꼽을 수 있습니다. 2023년까지 사업비 297억 원을 투입해 5만8000㎡ 부지에 활주로와 드론 시험장, 운영센터, 통제센터 등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김천혁신도시에 입주한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추진 중인 자동차 튜닝카 성능·안전시험센터도 조만간 문을 열어 자동차튜닝산업도 이제 김천이 중심지 역할을 하게 되고요. 드론과 자동차 튜닝에 더해 초소형 전기차는 김천의 미래 먹거리 3대 산업입니다. 관련 일자리는 물론 산업 종사자가 김천 방문할 일도 그만큼 많아집니다.”

김천하면 요즘 샤인머스캣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김천의 농업을 대표하는 ‘1도2두’라는 말이 있습니다. 포도와 호두, 자두의 끝 자를 딴 건데 3가지 과실 모두 김천이 전국 생산량 1위를 자랑합니다. 특히 샤인머스캣이라는 고급 품종의 포도는 대성공을 거둬 연간 매출액 10억 원에 달하는 부농도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김천 사는 부모들이 도시 사는 자식들한테 연봉 1억 원 줄 테니, 내려오라 할 정도죠. 김천이 토질도 좋지만 일조량이 높아 과일 농사가 잘되는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업과 농업의 고른 발전은 김천의 큰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김천은 스포츠 도시로도 유명합니다.
“김천에 4만4820㎡ 크기의 종합스포츠타운이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총 98개의 국내외 스포츠 대회를 개최했는데 52만여 명의 임원과 선수단이 방문했죠. 경제적 파급 효과를 계산해 보니 약 513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내년에는 프로 축구단 상무가 ‘김천 상무 축구단’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경기를 펼칠 예정인데 그러면 김천의 스포츠 마케팅도 더불어 더 큰 빛을 발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년간의 성과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외부 평가는 어떻습니까.
“각 분야에 걸쳐 두루 노력한 결과 상도 많이 받았습니다. 지난 2년간 전국 지방자치단체 일자리대상 최우수상, 지방공기업 최우수기관, 대한민국 도시대상 특별상 등 88개 부문에서 상급기관으로부터 기관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죠. 특히 올해는 한국매니페스토 평가단이 지난 2월부터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공약 이행을 평가한 결과 저희가 최우수 등급인 SA를 받았습니다. 경북 도내에서 SA를 받은 곳은 김천을 포함해 5곳입니다.”

취임 이후 관광 행정 시스템을 개편한 것으로 압니다.
“네. 산업도 중요하지만 미래 사회에서는 문화와 관광 같은 소프트웨어가 중요하게 대두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존 문화관광과에서 관광을 분리하여 경제관광국으로 승격시키고 관광 전문인력도 채용했습니다. 인프라 확충에도 힘써 올해 개장한 김천의 사명대사공원은 비대면 여행이 유행하면서 새로운 관광 명소로 부상하기도 했습니다. 사명대사 하면 한국인 중에 모르는 사람이 드물잖습니까. 임진왜란에서 큰 공을 세운 사명대사의 업적도 기리고 김천의 숨겨진 역사적 배경도 더 많은 이에게 알리고자 했던 의미도 있고요. 백두대간 줄기인 김천 황악산과 직지사 인근에 있는 사명대사공원은 평화의 탑이라는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한적하게 자연을 즐기고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김천의 대표 관광명소입니다. 체험활동을 늘리기 위해 직지사 나이트투어 프로그램를 만들고 부항댐 야경도 아름답게 조성해 놨더니 자연스럽게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장님이 추천하는 김천의 또 다른 관광 명소가 있습니까.
“청암사가 있는 인현왕후길도 김천 명소입니다. 조선 19대 숙종의 왕비인 인현왕후가 폐위돼 김천 청암사에 머무르며 어려운 이들을 돕기도 했던 역사 속 이야기를 살려 인현왕후길을 조성했습니다. 청암사는 현재 비구니승가대학으로 운영 중인데 인현왕후의 복위 의식을 치를 때면 제가 직접 교지를 내리는 역할을 맡는 기념행사도 엽니다. 지난해에는 뮤지컬 도 자체적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렸는데 4회 공연이 전체 만석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가 있다면.
“김천 시민의 의식 개선 사업을 제일 먼저 꼽고 싶습니다. 친절과 청결, 질서 있는 도시를 만든다는 ‘해피투게더 김천’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 선진 시민의식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김천은 가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로 이미지 격상을 하게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래서 식당이나 숙박업소는 물론 식당 화장실 등의 청결을 먼저 챙기도록 하고 작은 노력이지만 서로 인사 나누고 말 한 마디 건네는 것도 좀 더 친절한 김천 시민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벌여 나가고 있습니다. 도로 만들고 시설 짓는 건 돈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의식을 바꾸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그만큼 더 힘든 일이지만 의식 개선을 통해 김천이 더 살기 좋은 도시로 바뀌리라는 확신이 있어 추진하는 일입니다. 앞으로도 저희 김천 관심 가지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달라진 김천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sjlgh@hankyu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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