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장
- 제 15회 제주포럼, 다자간협력·팬데믹·인본안보 주제로 11월 5일부터 사흘간 열려
[한경비즈니스 = 이홍표 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11월 5일부터 7일까지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다. 15회째를 맞은 제주포럼의 올해 주제는 ‘다자간 협력을 위한 새로운 구상 : 팬데믹과 인본 안보’다. 제주도와 제주포럼조직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유행) 현상과 기후 변화 등으로 인한 인류의 위협에 대해 국제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이번 제주포럼을 마련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열리게 된다. 제주포럼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봉현 제주평화연구원장을 만나 이번 행사의 의의를 들어봤다.
▶제주포럼의 역사가 궁금합니다.
“제주포럼은 평화와 공동 번영을 모색하기 위해 역내 다자 협력 논의의 장으로 2001년 출범했습니다. 제주포럼은 동아시아 지역 공동체 건설에 크게 기여하고 있고 세계 평화의 섬 제주에서 매년 5월 열리고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는 제주포럼은 외교부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동아시아의 지속 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위한 미래 비전을 논의하는 장입니다. 그간 시의적절한 주제와 내용, 해외 정상과 분야별 저명인사의 참여를 통해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아시아의 대표적 공공 국제 포럼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전체 세션을 포함해 60개 세션과 다양한 네트워킹 기회는 참가자들에게 세계를 보는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 주제는 ‘다자간 협력을 위한 새로운 구상 : 팬데믹과 인본 안보’로 결정됐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요.
“팬데믹으로 세계는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국가 간 그리고 개인 간에 통상적으로 이어 왔던 ‘접촉’이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차원에서 형성됐던 ‘가치 사슬’도 국가 내부 혹은 지역별로 나눠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강대국 간의 대립이 점차 심화되고 있고 고립주의 또한 강화되고 있습니다. 반면 기후 변화와 같이 인류가 공동으로 대처해야 하는 문제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팬데믹과 기후 변화라는 자연의 도전 앞에 인류 전체는 위기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자 협력’을 재확인해야 합니다.”
▶‘인본 안보’라는 개념이 눈에 띕니다.
“고립주의와 팬데믹 상황에서는 전통적인 안보의 개념을 새롭게 검토해야 합니다. 기존 안보의 개념은 군사적 의미의 ‘국가 안보’가 중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인간의 삶에 대한 가치가 더 강조되면서 ‘인본 안보’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논의 중입니다. 인본 안보에는 국민의 소득 증대, 빈곤 극복 등의 ‘경제 안보’, 식량 확보와 공급을 보장하는 ‘식량 안보’, 개인의 안전과 인권을 보장하는 ‘인권 안보’, 질병과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하는 ‘보건 안보’, 환경 파괴와 재앙으로부터 보호하는 ‘환경 안보’ 등의 개념이 포함돼 있습니다. 특히 환경 안보와 관련해선 자연 역시 인간과 같은 위치를 가지는 하나의 ‘주체’로서 바라봐야 한다는 논리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업 등 ‘법인’이 ‘개인’과 같은 권리와 의무를 지니는 것처럼 말이죠. 이번 제주포럼은 빠른 속도로 세계적 화두가 되고 있는 인본 안보를 핵심 의제로 삼은 최초의 글로벌 포럼이라고 자부합니다.”
▶매년 세계의 지도자급의 연사가 초대됩니다. 올해는 어떤 이들이 제주포럼에 참여하나요.
“해외 연사로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 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타르야 할로넨 전 핀란드 대통령, 자크 아탈리 유럽부흥개발은행 설립자가 참여합니다.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축사가 있을 예정입니다. 한국에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원희룡 제주지사가 참석합니다.”
▶행사 중 놓치지 말아야 할 세션은 무엇인가요.
“11월 6일 오전 9시에 열리는 ‘팬데믹 시대, 다자 협력의 새로운 구상’ 세션을 꼽을 수 있습니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원희룡 제주지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 등을 화상으로 연결해 팬데믹 극복을 위해 다자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마련합니다. 이 세션에 이어 바로 개회식도 이어질 겁니다. 원 지사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반 전 총장, 클린턴 전 대통령 그리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축사가 이어집니다.
같은 날 열리는 세계 지도자 세션도 주목할 만합니다. 문정인 특보를 좌장으로 마하티르 모하맛 전 말레이시아 총리, 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 타르야 할로넨 전 핀란드 대통령,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다자 협력을 위한 리더십을 주제로 토론할 겁니다. 이 밖에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필립 르포트 주한 프랑스 대사, 김숙 전 유엔 대사가 외교관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국가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또 ‘팬데믹과 대가속 시대, 위기와 선택’을 주제로 원희룡 지사와 토머스 프리드먼 칼럼니스트의 토론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이 밖에 공들여 준비한 세션은 어떤 세션인가요.
“제주포럼 첫째 날인 11월 5일을 ‘제주포럼 청년 데이’로 처음 지정해 청년 논의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이 세션은 전국 공모를 통해 선발한 3팀의 청년 사무국이 직접 주제와 연사를 정해 현장에서 운영하는 세션을 기획 중입니다. 청년들이 직접 주도하는 세션인 만큼 의의가 큽니다. 이날 행사의 핵심 주요 인물들 가운데 일부가 세션에 ‘깜짝 등장’하는 이벤트도 있을 것이니 기대해도 좋습니다. 또한 11월 7일 프랑스의 지식인인 자크 아탈리 유럽부흥개발은행 설립자와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폐막 세션도 흥미로울 것입니다. 두 분은 ‘이타주의’, ‘다자 협력’, ‘인본 안보’ 등을 토대로 팬데믹 시대 인간 생존의 길을 모색할 겁니다.”
▶올해 행사는 최초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모든 행사장의 현장 참여는 50명으로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회의를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할 방침입니다. 또 ‘2020 제주포럼’ 애플리케이션으로 프로그램과 다양한 소식을 전할 계획입니다. 해외 연사들은 주로 온라인을 통해 행사에 참석합니다. 하이브리드 방식이라는 형식의 특징으로 주목할 세션은 자크 아탈리 설립자와 최재천 교수의 세션입니다. 자크 아탈리 설립자는 단순한 화상이 아닌 홀로그램 방식으로 현장에 실제 있는 것처럼 참석할 예정입니다. 최초로 열리는 홀로그램 방식의 세션 진행에 대해 기대해도 좋습니다.”
약력 : 1955년생. 1979년 서울대 언어학과 졸업. 1986년 일리노이주립대 정치학 석사. 2009년 동국대 경영학 박사. 1982년 16회 외무고시 합격. 1987년 일본 대사관 서기관. 2008년 주유엔 차석대사. 2013년 주호주 대사. 2018년 제주평화연구원장(현).
hawlling@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1호(2020.10.31 ~ 2020.11.0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