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하저’ 조정 흐름 전망되는 2021년 주식 시장 [머니 인사이트]


[머니 인사이트]


상반기엔 코로나19 피해 많았던 가치주 비중 확대…
하반기는 퀄리티 주식 중심 전략 필요




[한경비즈니스 칼럼=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 올해 글로벌 경기는 5월 주요국 경제 재개 이후 빠른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하절기 미국과 유럽 등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2차 확산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세계 경제는 우려 대비 개선세를 확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0월 세계 경제 전망에서 2020년 한국과 세계 경제 전망을 6월 대비 0.2%포인트와 0.8%포인트 개선된 마이너스 1.9%와 마이너스 4.4%로 상향 조정한 점에서 세계 경제 회복이 빨라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 회복은 장기채 금리 상승 자극

한편 2021년 하반기 코로나19 우려가 해소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2021년 세계 경제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속한 백신 개발을 위해 설립한 워프스피드위원회의 몬세프 슬라위 수석고문에 따르면 오는 추수감사절 전까지 최소 1개의 코로나19 백신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을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최소 1개 이상의 백신이 11월 말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20년 내 고위험군에 대해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백신의 효능은 80~90%를 기대해 FDA의 최소 요구 효능인 50%보다 충분히 높은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백신이 2020년 말 허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연말까지 수백만 회분이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것과 같은 올해 안에 1억 회분의 백신 확보는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후기 임상을 진행하는 백신들이 허가되면 2021년 4월께 일반적인 인구가 투여하는데 충분한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2021년 하반기 세계 경제는 코로나19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2021년 금융 시장은 금리 상승이 주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 금리는 통화 정책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장기 금리는 경기에 따라 좌우된다. 현재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장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단기 금리는 크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 금리는 경기 회복 여부에 따라 등락할 전망이다. 과거 미국 경기선행지수와 장기채 금리 추이를 비교해도 미 경기 기대가 부각되면 미 장기채 금리는 반등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2020년 코로나19발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국들의 재정 정책의 영향으로 2021년 채권 발행 물량 부담이 존재하는 점 또한 2021년 금리 상승 요인이다. 한국은 세 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며 2021년 예산안을 발표한 가운데 2021년 국고채 발행 물량은 172조9000억원으로 물량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또한 3분기 국채 발행량이 약 3조 달러에서 약 7조 달러로 급증했다. 연말 5차 추가 부양책이 예상됨에 따라 2021년 미국은 국채 발행 부담이 지속될 것이다. 2021년 Fed를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은 경기 부양적 통화 정책을 통해 금리 상승을 억제하고자 노력하겠지만 경기 회복과 국채 발행 증가에 따른 금리 상승 압박으로 장기채 금리는 상승할 전망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경기 회복 강도가 금리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넘어선다면 금리가 상승해도 통상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2021년 높은 성장 전망은 올해 높은 기저 영향 때문이다. 경기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Fed는 지난 6월 경제 전망에서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6.5%를 기록한 이후 내년부터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이 민간에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것은 2021년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2021년 경기는 일러야 중반 이후에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하반기 빠른 경제 회복 속도에도 불구하고 2022년에나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코로나19 이후 기업 부채 크게 증가

2015년 12월 금리 인상을 시작했던 Fed는 2019년부터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발 경기 충격으로 금융 위기 이후 다시 제로 금리로 회귀했다. 2019년부터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하면서 기업의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2020년 코로나19발 경기 충격으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점도 2020년 미 기업 부채가 증가하는 이유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가 미국 가계 부채 문제로부터 유발됐다면 코로나19 이후 현재는 미 기업 부채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은 미국 대비 저금리 기조가 보다 장기화됐다. 또한 코로나19발 경제 충격 이후 저금리 장기화로 기업과 가계의 부채 증가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코로나19발 경기 충격, 기업 실적 둔화와 한국은행의 회사채 매입 등으로 한국의 기업 부채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0년 상반기 대규모 경제 봉쇄가 부재했던 한국은 등급 하향이 크지 않지만 부정적 신용 전망 기업들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2020년 상반기 미국 기업 중 940개 기업의 신용 등급이 하향돼 2019년 연간과 비교해도 56% 이상 증가했다. 또한 저금리 장기화와 코로나19 충격으로 한국과 미국 모두 한계 기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와 무관하게 저금리의 장기화로 한계 기업 문제는 이미 존재했고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가 향후 한계 기업의 신용 위기로 연결될 수 있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2021년 주식 시장은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으로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21년 주식 시장은 ‘상고하저’의 조정 흐름을 전망한다. 2021년 채권 금리는 기저 효과에 따른 경기 회복과 발행 물량 증가로 점진적으로 상승하며 금융 시장 내 유동성 효과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2분기 전후로 일반인 백신 투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상반기 주식 시장은 그동안 코로나19의 피해가 높았던 유통·호텔·면세·항공 등 경기 관련 가치주의 강세를 전망한다. 2021년 하반기 주식 시장은 금리 상승에 따라 기업 부채 우려가 금융 시장 내에도 부각될 수도 있어 퀄리티 주식 중심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한편 미국 대선은 조 바이든 후보가 경합 지역인 미시간과 위스콘신에서 승리하며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위스콘신의 재개표를 요구했고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 등의 지역에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미국 대선은 법정 공방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 상원을 공화당이 장악하며 민주당의 블루 웨이브는 실패로 돌아갔다. 그 결과 독점 금지법과 법인세 인상 가능성이 완화되며 대형 기술주들이 급등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최종적으로 미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무역과 관련된 조치들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의 외교 정책은 다자주의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에 대한 억제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우려되는 부분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2호(2020.11.09 ~ 2020.11.15)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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