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부담 역대 최고’…2021년 달라지는 부동산 세제 핵심 포인트


[커버스토리=위기 이후 기회를 잡아라…2021 재테크 전략]
-다주택자 양도세, 양도차익의 75%까지 낸다…1주택자 종부세도 증가, 절세 방법은?





“퇴로가 없다.” 2021년 부동산 세금 개편을 지켜 본 오문성 한양여대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내년부터 부동산 거래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세 부담이 역대 최고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집을 보유하는 동안 내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 집을 살 때 내는 취득세가 한꺼번에 올라 사거나 팔기 어렵고 보유하고 있어도 괴롭다.



증세와 절세에 대한 요건도 더욱 복잡해졌다. 2021년 달라지는 부동산 세금 개정안의 핵심은 무엇일까.


◆보유세-서울 사는 1주택자 부담 커진다


자기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매년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바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다. 이 중 재산세는 집값과 관계없이 모든 주택에 대해 부과되고 종부세는 공시 가격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서만 부과된다. 이때 주택의 지분 또는 부속 토지만 소유한 경우에도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봐 세율을 적용한다. 즉 1주택자가 다른 주택 일부 지분을 상속받으면 다주택자가 된다.



2021년 종부세는 더 오를 예정이다. 종부세의 과세 표준을 결정하는 공시 가격의 시세 반영과 공정 시장 가액 비율이 오르는 데다 세율까지 인상되기 때문이다.



서울 사는 1주택 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금 당장 고가 아파트에 살지 않더라도 서울 아파트 값이 지금처럼 계속 오르면 2025년에는 서울시 모든 구의 국민주택(전용면적 85㎡) 규모 아파트까지 종부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 결과도 나왔다. 서울 85㎡ 아파트 주민들이 내는 보유세를 보면 지난해 143만원에서 올해 182만원으로 27%(39만원) 늘어나고 2022년엔 2배 이상(303만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사실상 ‘증세를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오문성 교수는 “보유세가 오른 만큼 양도세를 줄여야 하는데, 다주택자가 거래할 수 있는 퇴로를 막아 놓아 시장 수요와 공급이 제대로 흐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가 되면 종부세 과세 표준 금액과 세율이 높아진다. 1주택자는 공시 가격 9억원을 넘어가는 부분에 대해 종부세를 매기지만 다주택자는 공제 기준이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아진다. 내년에는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하도 0.6~3.0%로 세율이 오르고 3주택 이상은 1.2~6.0%로 대폭 상향된다. 여기에 각종 감면 혜택도 날아간다. 고령·장기보유공제는 다주택자가 되는 순간 없어진다.



이러한 세율 인상을 피하고 싶다면 내년 5월 이전에 매각을 고려해야 한다. 종부세 부과가 매년 6월 1일을 기준으로 보유한 부동산을 대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양도소득세(양도세)도 대폭 강화될 예정이다.


◆1주택자 종부세, 공동 명의 vs 개인 명의



내년부터는 1주택자는 종부세 공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종부세는 단독 명의냐, 공동 명의냐에 따라 공제액이 달랐다. 종부세는 가구가 아니라 인별로 공제됐다. 1가구 1주택자는 9억원, 배우자 또는 가족과 공동 소유의 경우에는 각 6억원(부부 12억원)까지 종부세를 내지 않았다. 부부가 과세 금액을 분산하면서 세율을 적용 받는 과표가 낮아지는 장점도 상당했다. 그 대신 고령자·장기보유공제를 받을 수 없어 고령층이 고가 주택을 보유할수록 단독 명의자에 비해 훨씬 무거운 종부세를 내야 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공시 가격이 12억원을 넘어 종부세를 내야 하는 부부 공동 명의 1주택자는 9월에 단독 명의와 공동 명의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따져본 뒤 납부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공동 명의 1주택자를 선택해도 60세 이상 받을 수 있는 고령자 공제(20~40% 세액 감면)와 5년 이상 거주자가 받을 수 있는 장기보유공제(20~50% 세액 공제)도 받을 수 있다. 그 대신 공동 명의 1주택자가 이 혜택들을 받으려면 기본 공제액이 12억원에서 단독 명의와 같은 9억원으로 줄어든다.


배남수 민우세무법인 세무사는 “공동 주택 가격 12억원 이하는 공동 명의가 유리하지만 공동 명의 부부가 단독 명의 신청 시 고령자와 장기보유공제를 합친 공제율이 60% 이상이면 단독 명의가 유리할 수도 있으니 매년 비교해 보고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6억 이하 주택은 재산세 감면
반면 6억원 이하 주택을 소유한 1주택자들의 부담은 줄어든다. 세율은 과세 표준 구간별로 0.05%포인트씩 낮아진다. 공시 가격 1억원 이하는 내년부터 3년간 최대 3만원, 1억~2억5000만원 이하는 3만~7만5000원, 2억5000만~5억원 이하는 7만5000~15만원, 5억~6억원 이하는 15만~18만원이 감면된다.







◆양도세-다주택자, 내년 집 팔면 75%까지 세금낸다


양도소득세(이하 양도세)에서 바뀌는 내용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주택을 샀다가 2년 내 팔 때 내야 하는 양도세가 최대 70%까지 올라간다. 둘째, 분양권을 팔 때는 보유 기간이나 지역에 관계없이 60~70%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셋째, 내년 조정대상지역 다주택자 주택 수 계산 시 분양권도 주택에 포함(2021년 1월 1일 이후 취득하는 분양권부터)된다. 넷째,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세율도 현행 10~20%포인트에서 20~30%포인트로 확대된다. 요약하면 다주택자와 단기 주택 보유자가 집을 팔 때 과세 부담이 커졌다.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은 최대 75%까지 상향했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세부 내용을 자세히 파악하는 것’이 곧 절세 방법이라고 말한다. 거주 기간, 매각 시점, 취득 시점, 임대 소득자 등록 시점에 따라 양도세가 크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양도할까 증여할까



종부세와 양도세 사이에서 고민하는 다주택자들은 종부세를 내며 버티거나 ‘증여’를 통해 절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배 세무사는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 때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의 양도세를 중과한다”며 “이때 양도세는 양도 차익의 절반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그게 어렵다면 자녀에게 매매까지도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여취득세 역시 대폭 오른 만큼 과세 구간에 따라 양도와 증여 사이에서 고민해 볼 수 있다.배 세무사는 “증여 재산 가액이 10억원 이하라면 양도보다 증여하는 경우가 오히려 세 부담이 줄어들지만 자녀가 조정대상지역 내 3억원 이상 주택을 증여 받을 경우 취득 증여세율이 최고 12%라 현실적인 제약도 있다”고 말했다.


◆1세대 1주택 양도세, 무조건 비과세일까



1가구 1주택자들 역시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변화가 생겼다. 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조건에 ‘거주 요건’이 포함됐다. 기존에는 보유기간만 따져 연 8%씩 공제율을 적용했다. 최대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은 연 8%씩 80%를 공제해 줬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보유기간 1년 당 4%, 거주기간 1년당 4%를 합산해 적용한다. 아무리 오래 가지있었어도 거주하지 않았던 집은 최대 40%까지만 장특공제가 적용된다. 또 주택 보유 시점에 따라 비과세 여부를 판단한다. 다주택자에서 1주택자가 된 경우 지금까지는 마지막 주택을 파는 시점에서 비과세 요건(2년 보유)을 판단했다. 그런데 앞으로는 1주택자가 된 날로부터 새로 보유 기간을 계산해 2년을 채워야 비과세 요건을 채운 것으로 본다(일시적 2주택자는 예외).


또한 조정대상지역에서 2017년 8월 2일 이후 취득한 주택의 경우 보유 2년뿐만 아니라 거주 2년을 채워야 비과세가 가능하다.


◆일시적인 2주택, 비과세 대상


또 하나 주의해 봐야 하는 내용은 ‘일시적인 2주택’ 요건이다. 새 집으로 이사하기 위해 분양권을 받거나 일시적으로 2주택을 보유하게 된 자에 대한 비과세 규정이다. 두 채 모두 수도권 등 조정대상지역이면 1년, 그 외 지역이면 3년 안에 종전 주택을 처분해야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고 취득세 중과세를 피할 수 있다. 만약 새집이 계약 당시 비조정대상지역이었다가 이후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경우라면 예외적으로 3년까지 인정해 준다.


◆취득세-다주택자·법인·증여 취득 세율 최대 12%까지 상승


취득세율은 종전에 최고 4%에서 2주택자의 취득세율이 8%, 3주택자의 취득세율이 최대 12%까지 올라가면서 주택 시장의 진입 문턱도 높아졌다. 현시점에서 투자 목적의 매입은 힘들다. 법인 취득이나 증여 취득 역시 세율이 대폭 올랐다.



또 기존 주택의 소재지와 관계없이 비조정대상지역에 두 번째 주택을 취득할 때 주택 가격에 따라 1~3% 취득세율이 적용된다. 만약 비조정대상지역에 1주택을 소유한 상태로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추가로 취득할 때는 8%가 적용된다.


주거용 오피스텔을 취득할 때는 취득세 중과가 되지 않는다. 오피스텔을 취득할 당시에는 해당 물건이 주거용인지 상업용인지 확정되지 않으므로 건축물 대장의 용도대로 건축물 취득세율(4%)이 적용된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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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7호(2020.12.14 ~ 2020.12.2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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