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수소 사업 본격 진출… ESG 경영으로 ‘파이낸셜 스토리’ 쓴다


[커버스토리=2021년 10대 그룹 체크 포인트]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한국 기업들 중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듣는 SK그룹은 내년에도 이러한 행보를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

SK그룹은 연말 인사를 통해 이러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 1센터장,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SK 측은 연말 인사에 대해 “각 회사가 ESG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투자자·시장 등 이해관계인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한다.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배 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또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는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환경 관련 어젠다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다. 이 밖에 바이오소위원회·AI소위원회·DT소위원회를 관련 위원회 산하에 운영하게 된다.





◆바이오·AI 등 미래 먹거리 발굴 나서

SK그룹의 지주사인 SK(주)는 수소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SK(주)는 에너지 관련 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등 관계사의 전문 인력 20여 명으로 수소 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 그룹이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해 경쟁력 있는 수소를 공급할 방침이다.

SK(주)는 올해 초부터 수소 사업의 추진 타당성을 검토하며 전략을 수립해 왔다. 먼저 자회사인 SK E&S를 중심으로 2023년부터 연간 3만 톤 규모의 액화 수소 생산 설비를 건설하고 수도권 지역에 액화 수소를 공급한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에서 부생 수소를 공급받는다. 특히 SK이노베이션 산하 SK인천석유화학은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에 인접해 수소의 장거리 운송에 따른 비용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또 SK E&S를 통해 블루 수소(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한 수소)의 대량 생산 체제도 가동한다. 연간 300만 톤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직수입하는 SK E&S가 대량 확보한 천연가스를 활용해 2025년부터 25만 톤 규모의 블루 수소를 추가 생산한다.

SK(주)는 석유와 LNG 등 기존 에너지 사업에서 밸류체인 통합으로 에너지 생태계 조성을 주도한 경험을 활용해 한국 수소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총 28만 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SK에너지의 주유소와 화물 운송 트럭 휴게소 등을 그린 에너지 서비스 허브로 활용해 차량용으로 공급하고 연료 전지 발전소 등 발전용 수요를 적극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SK그룹이 추진해 온 이와 같은 변화를 통해 향후 SK그룹이 그리는 미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동시에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개발하는 것이다. SK그룹 측은 “ESG 문제를 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바이오·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DT)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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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8호(2020.12.21 ~ 2020.12.27)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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