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수소·로봇·UAM에 60조원 투자 승부수…‘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커버스토리=2021년 10대 그룹 체크 포인트 : 현대차그룹]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친환경차,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에 박차를 가하며 현대차그룹을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그룹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2021년은 ‘정의선 체제’ 본격화로 현대차그룹 사상 가장 역동적인 한 해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회장이 취임 전부터 강조했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그룹으로의 체질 전환 작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기업의 정체성을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에 한정하지 않으면서 미래 방향성을 담기 위해 그룹명과 현대차의 사명에서 ‘자동차(motor)’를 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 회장은 2019년 10월 임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앞으로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개인용 항공기(PAV)가 30%, 로보틱스가 20%가 될 것”이라며 “그 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친환경차·수소·로봇·UAM에 올인

현대차그룹은 최근 개최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기존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에서 수소연료전지를 추가한 새로운 ‘2025 전략’을 공개했다. 전기차·UAM·자율주행·수소연료전지 등 핵심 미래 사업에 2025년까지 총 60조1000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사업 계획이다.

2022년부터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지 않아도 주행이 가능한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양산 차에 적용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레벨4, 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 개발도 지속한다.

UAM 사업에서는 승객·화물 운송을 위한 포괄적인 제품군을 구축해 2026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화물용 무인 항공 시스템(UAS)을 시장에 최초로 선보이고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된 UAM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수소 사업 육성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브랜드 ‘HTWO’를 선보이고 한국·유럽·미국·중국 등 4대 거점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는 것이 핵심이다.

정 회장 취임 이후 첫 인수·합병(M&A)인 미국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효과도 기대해 볼 만하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를 계기로 그룹 차원에서는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등과 연계해 로봇 시장 진입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까지 사업 영역 확장이 가능해지며 로봇 중심의 새로운 밸류 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로봇 개발 역량 향상과 자율주행차, UAM, 스마트 팩토리 기술 등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장기적으로 혁신적인 시장 성장이 예측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미래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정 회장 취임 이후 단행한 첫 사장단 인사에서 UAM·자율주행·수소연료전지·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 역량을 갖춘 차세대 리더들을 전진 배치했다. MK(정몽구) 시대 리더들의 세대교체와 함께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젊은 임원들을 승진시키고 신규 임원으로 발탁해 그룹의 미래 사업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실제 신규 임원 승진자의 30% 정도가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 배출됐다.

2018년 이후 잠정 중단된 지배 구조 개편 작업도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글로비스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참여와 현대차그룹 계열 정보기술(IT) 서비스 회사인 현대오토에버가 현대엠엔소프트와 현대오트론을 흡수합병하는 결정도 정 회장의 점진적인 그룹 지배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정 회장은 미래 산업이 모빌리티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5대 그룹 총수들과 회동하며 그룹 간 파트너십 강화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LG·SK그룹 총수들과 잇달아 회동한 데 이어 최근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의왕사업장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회동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부터 소재 분야까지 폭넓은 협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ahnoh05@hankyung.com


[커버스토리=2021년 10대 그룹 체크 포인트 기사 인덱스]
-삼성그룹, 40대 전진 배치 ‘뉴 삼성’ 성과 낸다…사법 리스크·지배구조 개편 ‘발목’
-현대차그룹, 수소·로봇·UAM에 60조원 투자 승부수…자동차 제조사 탈피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SK그룹, 수소 사업 본격 진출…ESG 경영으로 ‘파이낸셜 스토리’ 쓴다
-LG그룹, 계열 분리후 전자·화학·통신에 역량 결집…AI연구원, 미래 먹거리 발굴 이끈다
-롯데그룹, 유통 구조조정·화학 투자에 고삐…‘뉴롯데’ 판 다시 짠다
-포스코그룹, ‘탄소 중립’ 달성 위해 수소 사업 키운다…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도 진출
-한화그룹, 태양광에서 수소까지 친환경 리더로…스마트 공장·디지털 혁신 가속
-GS그룹, 주력 사업 대대적 재편…리테일·홈쇼핑 합병 ‘초대형 유통 기업’ 탄생
-현대중공업그룹, 신사업 이끄는 정기선, 그룹 체질 개선 가속화…대우조선해양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신세계그룹, 고속 성장하는 쓱닷컴…2023년 이커머스 1위 목표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8호(2020.12.21 ~ 2020.12.27) 기사입니다.]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