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최근 롯데건설의 기존 시공사 지위를 유지하자는 흑석9구역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흑석9구역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도 있지만 사업조건, 공사비, 설계 등 롯데 측의 제안과 비교해 우월한 대안을 가져올 수 있는 시공사가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흑석9구역에서 활동하는 건설사에게 롯데건설보다 조건이 좋지 않으면 물러날 것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흑석9구역 곳곳에 게시됐다.
흑석9구역은 설계 인허가 문제로 롯데건설과 마찰을 빚다가 올해 5월 조합장을 해임하고 시공사를 해지하는 총회를 열었다.
이후 흑석9구역은 조합장 직무대행 체제로 사업을 진행했지만, 적법하지 않은 업무 진행과 업무 진행 지연으로 11월 26일 조합장 직무대행을 해임했다.
새로운 조합장 직무대행과 집행부는 조합 현안인 국공유지 매입 계약을 위해 계약금을 조합원 모금을 통해 마련하고, 11월 30일 계약을 체결했다.
흑석9구역 조합이 11월 말까지 국공유지 매입 계약을 못 하면 지가 상승으로 감정평가액이 올라 더 높은 가격에 부지를 매입해야 했었다.
대다수의 조합원들은 국공유지 계약의 당위성을 인정하지만 모금액의 이율이 시중 금리에 비해 과다하게 책정됐다고 불만을 제기해 조합 내부가 시끄럽다.
특히 대의원회나 총회의 의결 없이 일부 조합원으로부터 5.5%의 이자로 자금을 차입했기 때문에 이자율의 적정성에 대해서 조합원들이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또한 조합원 모금에 앞서 기존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계약조건에 따라 무이자로 자금을 대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모금 방식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조합원도 있다.
한 조합 관계자는 “이미 사업 지연과 조합원 간의 갈등으로 주민들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롯데보다 나은 조건을 가져올 시공사가 없다는 난관에 봉착했다”라며 “모든 조합원이 신속한 사업 진행이 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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