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화된 비대면…가맹 본부 IT 역량이 프랜차이즈 명운 가른다”

[인터뷰]
‘60계 치킨’ 임영태 장스푸드 부사장…“되살아날 수요 잡으려면 차별화된 매장 구성 필수”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가맹 본부가 보유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역량이 앞으로 프랜차이즈의 명운을 좌우할 것입니다.”

‘60계 치킨’으로 잘 알려진 장스푸드의 임영태 부사장의 전망이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기에 놓인 프랜차이즈업계의 미래를 이같이 예상했다.

임 부사장은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삼립·해태그룹 등을 거쳐 김가네 가맹사업 부문 총괄이사,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며 오랜 기간 활약해 왔다. 최근 자신의 경험들을 토대로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2021 창업 트렌드’를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 가맹점 창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조언을 책 속에 담았다.

임 부사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이 업계를 관통하는 트렌드가 됐다”며 “이런 흐름에 맞춰 빠르게 IT 강화에 나선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도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예비 창업자들이 가맹 사업을 선택할 때 이제는 본사의 IT 역량을 반드시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프랜차이즈업계의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코로나19는 수많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비대면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오프라인 점포 위주로 확장해 왔던 프랜차이즈 업종은 대기업부터 소상공인 할 것 없이 심각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죠. 물론 다 그렇지는 않아요. 치킨이나 피자처럼 그동안에도 배달을 주력으로 해 왔던 업종은 오히려 장사가 더 잘되고 있어요. 하지만 이를 제외한 업종은 아무런 준비 없이 배달로 대표되는 비대면 트렌드를 온몸으로 경험하면서 최악의 위기에 빠졌습니다.”


프랜차이즈 산업 자체가 위축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나요.

“산업 자체가 위축됐다고 표현하기는 어렵습니다.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소형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대폭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죠. 즉 비대면에 특화된 모습으로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이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면 돼요. 비비큐가 새롭게 론칭한 ‘비비큐 스마트 키친’을 예로 들 수 있죠. 비대면 소비에 발맞춰 홀을 완전히 없애고 배달과 포장만 전문적으로 하는 그런 매장을 올해 선보였는데 브랜드 론칭 6개월 만에 100호점을 돌파할 만큼 창업 아이템으로 각광 받고 있어요.”


경영 환경이 급변한 만큼 프랜차이즈 업계의 기존 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더 이상 기존에 활용했던 오프라인 방식의 마케팅이 먹혀들지 않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거리에 전단지를 돌리는 방식 등은 이제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비대면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생존할 수 있게 됐죠. 이제는 디지털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디지털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인 설명 부탁드립니다.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PC 기반의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처럼 가맹 본부가 확실한 운영 체계(OS) 시스템을 갖춰야 해요. 이런 시스템을 탑재해야 가맹점에 식재료 제공이나 배달 주문 접수와 같은 시스템을 빠르고 편리하게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단순히 매장 구성을 배달이나 포장이 용이하게 변경해야 하는 것을 넘어 소프트웨어적인 부분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대표 사례로 편의점을 꼽을 수 있죠. 방금 전 일을 시작한 직원이 바로 근무할 수 있을 정도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운영 체계가 탁월합니다. 상품의 재고 관리부터 발주까지 손쉽게 진행할 수 있죠. 다른 프랜차이즈들도 이런 식으로 운영 체계를 확립해 나가야 합니다.”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지 않나요.

“돈이 들어가더라도 반드시 IT 환경을 갖춰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 왔습니다. 지금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비대면은 무조건 IT와 함께 가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잘 찾아보면 저렴한 값에 보급형 전사적자원관리(ERP), 판매 시점 정보 관리 시스템(POS)과 같은 다양한 IT 환경을 제공해 주는 아웃소싱 업체들이 많아요. 또 프랜차이즈협회에서도 IT 도입을 원하는 여러 중소 브랜드들을 모아 조금 더 저렴하게 시스템들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규모가 있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자체적인 배달 애플리케이션(앱)도 구축할 필요가 있어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존의 배달 앱을 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문제는 수수료입니다. 배달 주문이 늘어날수록 내야 하는 수수료도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임대료에 최저임금 인상, 거기에 배달 앱 수수료까지 생기면서 프랜차이즈의 양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익성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죠. 따라서 가맹점 수가 많은 프랜차이즈들은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가맹본부 차원에서 자체적인 배달 앱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 이렇게 만든 앱을 단순히 배달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HMR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이미 큰 규모가 있는 프랜차이즈들은 하나둘 자체적인 앱을 구축한 상태입니다. 또 자사 메뉴를 활용한 HMR 제품도 이미 선보였거나 앞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에요. 디지털 전환의 성공적인 예라고 볼 수 있겠죠. 아직 망설이고 있는 프랜차이즈 기업들 또한 그간 쌓아 온 유통·물류 등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라인 시장에 진출해야 합니다.”





프랜차이즈업계 전망은 어떻습니까.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비대면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습니다. 식료품·생활용품의 온라인 쇼핑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배달 형태의 음식 서비스 거래액 역시 계속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어떤 프랜차이즈 업종이든 디지털화에 주력하면 유망 업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맹 사업을 희망하는 예비 창업자들도 반드시 프랜차이즈 본사의 온라인 사업 계획이나 IT 기술력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오프라인 점포는 어떻게 될까요.

“디지털화와 함께 어떻게 차별화된 매장을 구성할지 고민하는 것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더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입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끊임없이 본사가 홍보를 진행해 고객들이 매장을 찾도록 만들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나아가 가맹점 수를 늘려 나가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별화된 점포 구축이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그동안 참아 왔던 외식 수요가 일시적으로 폭발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어떤 차별화된 매장 구성과 마케팅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느냐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가 갈릴 가능성이 높아요. 온라인 강화가 가장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차별화된 매장 구성이나 오프라인 마케팅을 위한 전략도 반드시 세워야 할 시점입니다.”


enyou@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13호(2021.01.25 ~ 2021.01.3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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