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리더가 말하는 경영 철학과 리더십
[서평]황금률을 버려라
김병호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1만6000원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는 어느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다. 매년 위기의 한 해였다고 회고하며 부족한 성과의 이유를 찾게 된다. 실제로 경영자의 관점에서는 모든 환경이 어렵게만 느껴질 수 있다. 더구나 현시대와 같이 경쟁의 공간적 경계가 무너진 상황에서는 무한한 위협의 두려움에 불안해지며 초조함이 더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리더는 아무리 어려운 여건에서도 희망을 만들어 내야 한다. 막연히 잘될 것이라는 희망이 아니라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세우고 구성원들이 따라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리더는 희망의 미래를 조직의 비전에 담아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가는 동반자로 그들을 이끌고 가야 한다. 하지만 소통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정작 무엇을 소통할 것인지, 소통의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한 이해도 없이 구성원들에게 소통하기를 강요하는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불행만 안길 뿐이다. 구성원들이 가치관의 혼돈 속에 인지 부조화의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신념과 가치관의 충돌은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불균형을 초래한다.
공감이 결여된 이기적 황금률
‘내가 기대하는 대접을 남에게 그대로 하라’는 황금률은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전적으로 ‘나’의 시점에서 출발하는 매우 이기적인 생각의 강요가 될 수 있다. 공감이 결여된 황금률은 배려의 절대 원칙이 될 수 없다. 과감히 황금률을 버리고 ‘나’의 시점을 ‘너’와 ‘우리’로 넓히며 공감의 길을 걸어야 한다. 이는 인지 부조화를 없애는 가장 어렵지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어려운 만큼 조직의 미래를 희생시키지 않는다. 경영자가 이기적 황금률을 버리고 공감의 길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상대방의 생각을 읽고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도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는데 그 생각을 유추하거나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자유로운 의사 개진이 가능한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어렵게 꺼낸 의견이 묵살되거나 핀잔의 대상이 되는 순간 더 이상 그 누구도 자신의 마음속 생각을 편히 나누지 못하게 된다. 두려움 없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공감이야말로 관계의 질을 높이고 소통의 폭을 넓히며 사람과 사회에 대한 편견과 전형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요구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의 리더는 조직의 비전과 목표를 바로 세우고 인지 부조화 없는 소통의 방법으로 구성원들과 공유할 수 있어야만 조직의 활력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뒤처져 역전의 기회조차 없다. 조직의 민첩성(agililty)과 회복 탄력성(resilience)은 생존의 필수 요소가 됐다. 리더의 책임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것이다. 예상하기 힘든 변화의 물결 속에 공감과 혁신으로 구태의 담장을 부술 수 있는 미래를 책임질 리더가 필요하다.
기업의 생존 키워드로 떠오른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기업의 미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한다. 사회적 가치를 향한 리더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 의지대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지배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특히 계속 기업으로서 장기적 목표와 비전이 변함없이 추구될 수 있는 최고경영자 석세션 플랜이 정립돼야 한다. 기업 모든 이해관계인의 균형 잡힌 발전과 지속 가능한 기업의 미래 가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리더십이 발휘돼야 한다.
구성원들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리더십이다. 자신을 스스로 관리하며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는 셀프 리더(self leader)가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은 자신의 숨겨진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자기 주도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고 그들 하나하나가 리더로서 자질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최윤경 한경i 출판편집자
이어령, 80년 생각
김민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1만9800원
저자는 학자·예술가·경영자·문화창조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한 600여 명 이상을 인터뷰해 온 인터뷰 전문 기자다. 이어령 서울대 명예교수와의 100시간이 넘는 인터뷰를 통해 이 시대 최고 지성의 머릿속을 들여다봤다. 이 책은 회고록이 아니다. ‘창조’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어령의 80년 인생을 돌아보지만 고정 불변의 과거가 아니라 아직도 팔딱거리는 생각들에 대한 ‘꿈틀대는 현재’의 이야기다. ‘한국 최고의 석학’, ‘한국을 대표하는 천재’ 등의 수식어가 어울리는 이어령 교수지만 그는 누구나 자신처럼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지나온 창조의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제 머리로 생각’하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된다.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생각의 줄기들은 우리가 아는 일상 사물을 ‘자신의 눈’으로 보는 법을 실천한 것이기 때문이다. 80대 후반에도 창조적 발상을 멈추지 않는 한 지식인의 ‘생각의 생각’을 통해 자신만의 생각법을 찾을 수 있다.
데이터 리터러시
강양석 지음 | 이콘 | 2만원
2021년 지금, 기업과 개인에게 제일 중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바로 데이터를 읽고 쓰고 소통하는 역량이다. 이때까지 데이터의 중요성만 강조했지 데이터를 활용하는 생각의 중요성에는 주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기업들이 열심히 확보한 데이터는 현재 골칫덩어리가 됐다.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저장과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커지고 있기도 하다. 배보다 배꼽이 커진 셈이다. 아무리 다양하고 유용한 정보라도 그것을 들여다보고 활용하는 사람이 없다면 금방 시대에 뒤처진 쓰레기가 돼 버린다. 데이터는 현재 무분별한 ‘축적’ 때문에 과도기에 놓여 있다. 실제로 전 세계 기업 중 70%가 자신들의 데이터를 신뢰하지 못한다.
마음 설계의 힘
임철웅 지음 | 트로이목마 | 1만6800원
우울함, 외로움, 불안과 두려움, 사랑, 질투와 시기, 자부심, 자존감, 강박, 트라우마, 감각, 사보타지 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고 때로는 삶을 힘들게 하는 다양한 감정과 심리의 근원을 과학적 관점으로 풀어낸다. 동시에 심리와 인간관계 해법에서 ‘이성(理性)의 힘’과 ‘과학적인 접근법’이 중요함을 보여주기 위해 여러 심리 훈련 기법을 구체적 실습 도구로 제시하고 있다. 일상의 균형을 찾게 해 주는 일상의 사분면, 강박을 줄이는 농구장 생각법, 자기 마음속에 숨겨진 적을 발견하는 마음 지도, 원하는 감정을 불러오는 앵커링, 인생의 가치를 발견하는 인생 그래프 등 다양한 실습 도구를 활용해 이성과 논리를 모두 활용하는 성장형 자아를 지향한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최남수 지음 | 새빛 | 1만5000원
현재 워싱턴 컨센서스로 불려 온 신자유주의는 양극화 심화 등 많은 상처를 남긴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베이징 컨센서스로 불리는 중국의 국가자본주의는 수치적 성과는 뛰어나지만 민주·자유·신뢰 등 소프트 파워의 결여로 대안이 될 수 없는 체제다. 한때 ‘유러피언 드림’으로 불리던 유럽식 자본주의는 재정 위기를 거치며 힘이 빠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핵심 가치는 기업 성장의 과실이 사회 전반에 흘러내리는 ‘낙수 효과’를 복원해 골고루 잘살고 환경 등 공존의 가치를 지켜 나가는 건강한 사회와 경제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주식시장을 더 이기는 마법의 멀티플
토비아스 칼라일 지음 | 이건 외 역 | 에프엔미디어 | 1만8000원
그린블랫의 마법 공식은 그동안 투자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쉽고 간단했고 실제로 그린블랫이 백테스트 결과로 마법 공식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는 어느 순간부터 이 마법 공식이 별로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자는 그린블랫의 마법 공식보다 더 쉽고, 더 정확하고, 더 단순하고, 더 강력한 공식을 제안한다. 바로 ‘마법의 멀티플’이다. ‘마법의 멀티플’은 ‘기업 가격’을 ‘영업 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 가격은 ‘기업 인수에 들어가는 총비용을 뜻하며 영업이익은 ‘이자 및 법인세 차감 전 이익’과 거의 같은 개념이다. 이 전략은 다른 지표나 공식보다 더 정확하게 기업의 가격과 이익을 평가하며 장기 실적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