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네이버 vs 카카오, 핀테크 이어 콘텐츠 시장에서 정면 승부
입력 2021-02-13 08:50:01
수정 2021-02-13 11:02:59
빅히트와 손잡은 네이버, 동맹 구축 박차…카카오는 자회사 합병으로 내부 역량 집중
네이버와 카카오가 테크핀에 이어 ‘콘텐츠’로 정면 승부에 나선다. 네이버는 지난 1월 한 달 동안에만 1조원이 넘는 돈을 콘텐츠에 투자하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고 카카오는 자회사 합병을 통해 기업 가치 7조원이 넘는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를 출범시킨다.
콘텐츠 승부수를 위한 접근법은 서로 다르다. 네이버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들과 ‘콘텐츠 동맹’을 맺는 전략을 택했다. 카카오는 자회사 합병을 통해 내부 역량을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콘텐츠 협력을 통해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고 카카오는 내부 콘텐츠를 수직 계열화한다는 전략이다. 접근법은 다르지만 목표는 같다. 글로벌 시장의 수익성과 영향력 확대다.
네이버, K콘텐츠 동맹 구축
2020년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 매출 성장률은 48.8%다. 66.6% 성장한 테크핀에 이어 매출 성장률이 둘째로 높은 만큼 네이버는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자회사 비엔엑스에 4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네이버가 비엔엑스의 지분 49%를 인수하고 비엔엑스는 네이버 브이라이브 사업부를 양수한다.
네이버의 기술력과 빅히트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역량을 합쳐 유튜브에 맞서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기존에 네이버는 ‘브이라이브’, 빅히트는 ‘위버스’라는 동영상 기반의 글로벌 팬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K팝 아티스트와 팬들을 연결했다.
네이버가 2015년 출시한 브이라이브는 지난 1월 누적 이용자 수 1억 명을 돌파했고 현재 순이용자만 월 3000만 명이 넘는다. 해외 이용자 비율이 90%에 이르고 글로벌 국가 중에서는 미국·인도네시아·일본 순서로 사용자가 많다. 그중 24세 미만의 젊은 이용자 비율이 84%가 넘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서비스다. 유료 콘텐츠와 굿즈 판매 등 수익 모델 역시 확보한 상태다.
2019년 출시된 위버스는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뉴이스트·세븐틴·여자친구 등 빅히트 소속 가수들부터 씨엘·선미 등의 가수들이 활동하는 팬 플랫폼이다. 지난해 빅히트가 자체 제작해 위버스로 유통한 BTS 온라인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솔 원(BTS MAP OF THE SOUL ON:E)’은 191개국, 99만3000여 명이 관람했다. 티켓 판매액만 491억원에 달했다.
‘K팝 팬 커뮤니티’라는 시장을 두고 경쟁해 오던 네이버와 빅히트는 양 사의 기술력과 콘텐츠 역량을 합쳐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로 결정했다. 새 플랫폼 운영에서 네이버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빅히트는 콘텐츠 생산과 유통에 집중한다.
플랫폼 통합 작업은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성숙 네이버 사장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한국 플랫폼 간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며 “K기술과 콘텐츠로 독보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2월 15일 발행되는 한경비즈니스 1316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