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해상풍력 디벨로퍼’로…저평가 매력 충분한 한국전력

작년말 전기요금 개편돼 연료비·환경비용 연동 가능해져…역사적 저평가 구간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사진)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2019년 10월 요르단 푸제이즈 풍력발전소 준공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정부는 파리기후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한국판 그린 뉴딜, ‘재생에너지 3020’ 등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화석 연료를 발전원으로 하는 석탄 발전과 가스·유류 발전은 신재생에너지 의무 공급 비율(RPS), 온실가스 배출권(ETS) 등 규제가 강화돼 환경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원자력·석탄·액화천연가스(LNG)를 주요 발전원으로 발전·송배전·판매 등을 하는 전력 사업자다. 환경비용이 증가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관련 비용과 투자가 전기요금으로 원활하게 전가되지 못해 재무 구조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

참고로 한국전력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발전 자회사로 이뤄져 있다. 한국전력 별도 법인은 전기 판매와 송배전을 담당하고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사로 구성된 발전 자회사는 발전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은 전기요금과 전기 판매량, 매출 원가, 판매비, 관리비, 발전원별 발전 단가, 발전 믹스의 영향을 받는다. 국제 유가와 석탄 가격, 원전 이용률 등이 주요 변수인 셈이다. 전기요금은 2020년 12월부터 연료비와 환경비용에 연동되는 새로운 요금 체계가 신설됐다. 향후 국제 유가나 석탄 가격 등락분은 전기요금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가 늘어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다만 역시나 디테일에는 함정이 있다. 우선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이다. 2030년 이후 한국의 전력 시장 중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율은 2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태양광은 일출부터 일몰에만, 풍력은 바람이 불 때만 발전이 가능한 한계를 갖고 있다. 실제로 미국·독일·영국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율이 20% 이상인 나라들은 출력 제한이라는 이슈를 경험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15%인 제주도에서도 출력 제한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둘째, 유틸리티급 재생에너지는 태양광이 아닌 해상 풍력이 유력하다는 점이다. 태양광은 소규모 가정용에 적합한 발전원이다. 연료전지의 출력은 안정적이고 좋지만 유틸리티급으로 확대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유틸리티급 재생에너지는 출력상의 이유와 지리적 이유 등으로 풍력, 특히 해상 풍력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대규모 투자는 유틸리티 업체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 세계 해상 풍력 프로젝트는 덴마크 오스테드, 스페인 이베르드롤라와 계열사 등이 디벨로퍼로 주도하고 있다. 1MW당 50억원 이상으로 규모의 경제가 이뤄져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대규모 투자 여력이 있는 업체들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해상 풍력 프로젝트는 서남해·신안·울산 등 1GW 이상 급이 추진되고 있지만 대규모 자본을 투입할 수 있는 디벨로퍼가 없어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중이다.

한국전력과 발전 자회사는 중·장기적으로 아시아 최대 해상 풍력 디벨로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논란은 있지만 전기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통해 한국전력 별도법인의 해상 풍력 참여가 가능하다면 관련 프로젝트는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유럽과 미국의 유틸리티 업체들과 같이 기존 발전·송배전·판매 사업에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까지 더해지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연료비와 환경비용이 전가되는 전기요금 체계도 구축돼 기존 전기 판매의 안정적 수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변경된 전기요금 체계에서 현행 원자재 가격은 2개 분기 시차를 두고 전기요금에 반영되는 구조다.

신재생에너지는 계통 한계 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 의무 공급 인증서(REC)를 받고 특히 해상 풍력은 이격 거리에 따라 REC 가중치가 부여되는 구조다. 중·장기적으로 해상 풍력의 균등화 발전비용(LCOE)이 120원 이하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한국전력과 발전 자회사가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젝트의 수익성도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전력은 회사채 발행 시 다른 방법보다 조달 금리가 낮아 추가적 수익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전력은 2020년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배율(PBR) 0.23배로 역사적 저평가 구간이다. 전기요금 체계 개편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성과 해상 풍력 사업 확대에 따른 추가적인 사업 확장 등을 감안하면 저평가 매력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중·장기적으로 나타날 구조적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2020 하반기 유틸리티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