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대행’의 절대 강자 메쉬코리아…4년 새 매출 ‘52억원→2565억원’ 급증

지난해에만 KT·이마트 등 290개 기업 고객 신규 확보...물류센터 개설로 신선식품 배송 최적화

[커버 스토리]



O2O(Online to Offline)를 넘어 O4O(Online for Offline)라는 트렌드가 생겨났다. 이제 온라인을 통한 배송 역량은 기업의 필수 생존 조건이 됐다. 하지만 모든 기업들이 물류 인프라를 갖출 수는 없다. 빠르고 안전한 배송을 위해 필요한 거점 물류 창고부터 배송 인력까지 대규모의 자금을 투자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기 어려운 기업들은 배송을 위해 택배·퀵서비스 업체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신선식품 등 취급이 어려운 상품은 배송이 어렵고 신속한 배달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2013년 설립된 메쉬코리아는 기업들의 이러한 고민을 파고들며 성장했다. 메쉬코리아는 배송 중심의 유통 시장에서 물류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풀필먼트 기능이 더해진 새벽·당일·실시간·전담 배송 등 기업이 원하는 물류 서비스를 구축했다. 기업의 물류를 외주화하는 ‘제삼자 물류(3PL)’로서 확실한 강점을 갖췄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음식 넘어 전 상품 배송 시스템 구현

유통 기업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재편됐다지만 실생활에서 가장 익숙한 물류는 단연 음식 배달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확산으로 소상공인들은 배달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고 했다. 배달 수문 주요는 연일 폭증했다.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배달 대행 업체 ‘부릉’을 등에 업고 매출액이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 메쉬코리아의 매출은 2556억원으로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배달 대행 업체들도 우후죽순 등장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배송 관련 빅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은 메쉬코리아의 장점 중 하나다. 메쉬코리아가 지난 1월 11일 발표한 ‘부릉 배송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한식·디저트류·편의점 배송이 급증하는 배송 카테고리의 변화가 있었다. 2018년과 2019년까지만 해도 버거-치킨-한식-분식-디저트 순이던 카테고리는 지난해 버거- 한식-치킨-디저트-분식 순으로 변동됐다. 한식 비율은 2019년 10%에서 지난해 15%로 껑충 뛰어 치킨을 미세한 차이로 앞질러 2위에 올랐고 디저트류 역시 2019년 8%에서 지난해 11%로 비율이 급등, 분식을 크게 앞질러 4위를 차지했다.

한식과 디저트의 약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집에서의 식사 횟수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기존에 배송 주문이 활발했던 버거나 치킨 등은 물론 국·찌개·탕·반찬류 등이 메인이 된 한식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커피숍 방문 제한 등으로 카페 디저트류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 배송 역시 크게 늘었다. 2019년 대비 2020년 212% 늘었다. 특히 야간 배송(오후 10시~오전 4시) 사이의 배송이 434% 급증하면서 24시간 배송 주문이 활성화된 경향을 보였다. 전체 주문 중 야간 주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12%에 달해 야간에 편의점 배송을 찾는 수요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배송 트렌드에 맞춰 메쉬코리아는 이디야·투썸플레이스·폴바셋·카페베네·설빙 등 다양한 카페 브랜드로 배송 카테고리를 확대했다. 또 CU·GS25·세븐일레븐 등 한국 대표 편의점들의 배송을 맡아 전 산업군의 배송 시스템과 배송 구현에 나섰다.

최근에는 뷰티 상품과 책 등 전 산업군의 배송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월 14일 교보문고와 ‘당일 배송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계약’을 했다. 이번 계약으로 메쉬코리아는 교보문고 광화문점·잠실점·강남점 등 3개 지점의 인근 5km 거리에 있는 고객이 바로드림서비스를 이용하면 1일 2회 도서를 당일 배송하는 부릉의 ‘당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향후 교보문고의 전국 지점으로 서비스 제공 지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풀 콜드체인’으로 신선식품 배송 최적화

물류 중요성이 차차 커진 것처럼, 메쉬코리아의 매출액도 덩달아 성장했다. 2016년 52억원, 2017년 301억원, 2018년 730억원, 2019년 1614억원, 2020년 2565억원으로 2019년 대비 58%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87%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경제 활동 시대가 모두의 예상보다 더 빨리 다가왔다. 음식 배달부터 대형 물류까지 물류와 배송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쉬코리아는 늘어나는 고객사와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말 김포와 남양주에 풀 콜드체인(full cold-chain) 시스템을 갖춘 8264㎡(2500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오픈했다. 280여 대의 부릉 트럭, 4만9000여 명의 제휴 배송 운전사, 배송 거점인 전국 440여 곳의 부릉 스테이션으로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메쉬코리아의 물류센터·트럭·이륜차·스테이션 등의 자산은 기업이 별도의 고정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메쉬코리아는 풀 콜드체인 물류센터를 통해 신선식품과 식음료에 최적화된 물류 시스템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새벽 배송이 필요한 신선식품 영역에서 강점을 갖게 됐다.

지난해 메쉬코리아는 KT·이마트·쿠캣·허닭·가농바이오 등 290여 개의 기업 고객을 확보했는데 산지 직송 신선식품 고객사의 비율이 높았다. 이는 지난해 12월 물류센터를 설립하고 신선식품 배송을 소화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것이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고객사는 수산물 온라인 커머스 기업 ‘얌테이블’과 정보통신기술(ICT) 스마트 팜 기업 ‘포천딸기힐링팜’이다. 얌테이블은 산지 직송을 표방하는 만큼 수산물의 신선도가 중요하다. 얌테이블이 가공한 수산물을 소비자에게 새벽 배송하는 역할을 메쉬코리아가 맡았다. 포천딸기힐링팜의 ICT 스마트 팜은 PC 또는 모바일로 온실 내 온습도·이산화탄소를 모니터링하며 첨단 ICT 행잉 베드 시스템으로 기존 재배 시설보다 150%의 공간 활용 효과를 낸다. 여기에 포천의 높은 일교차로 고당도의 품질 좋은 딸기를 생산하면 메쉬코리아가 풀 콜드체인 시스템이 탑재된 차량으로 고객에게 신선하게 새벽 배송한다.

이명지 기자 mjlee@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