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짐 맡아주는 코인 로커부터 보트 대여 사업까지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 대학원 교수] 히트 상품을 내놓는 것은 기업의 일상적인 고민이다. 성숙된 시장에선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야만 생존한다. 접근법은 가능한 한 새로운 소비 욕구에 포인트를 맞추는 게 좋다.
위기가 기회이듯 환경은 좋다. 다양한 가치관과 소비 욕구를 지닌 1인 가구 등 새로운 소비 그룹이 등장했고 인터넷과 정보기술(IT) 등 새로운 기술혁신이 발전하며 과거엔 실현되기 어려웠던 충족 지점이 손쉽게 제공된다.
가령 물건을 소유하지 않으려는 것은 공유의 확대로 연결된다. 신인류는 더 까다롭다. 시간과 비용을 쓰기 싫은데 정작 하고 싶은 수요가 적지 않다.
◆‘취하는 것도 귀찮다’에서 탄생한 고알코올 캔음료
대형 코인 로커 설치는 이 과정에서 고안됐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환승 인구가 수십만 명에 달하는 대형 교통 역사에 충분한 코인 로커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령 시부야역은 2016년 기준 하루 평균 37만 명이 오가는 데도 코인 로커는 1400개뿐이었다. 대형 사이즈의 수납 로커는 그나마 90개에 불과했다.
유통과 오락의 도시 집중이 심화됨에도 들고 다니기 불편한 짐을 손쉽게 맡길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업거리로 충분했다. 짐을 잠깐 동안 맡아 주는 서비스 ‘에쿠보 클로크(ecbo cloak)’가 벤처기업 ‘에쿠보’의 사업 실행으로 연결된 이유다.
논리는 간단하다. 전용 사이트에 식당·미용실·신문배달점 등 권역별 위탁 점포를 모집, 수도권에 1000개소를 거점화했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후 짐을 맡기면 사전 등록된 신용카드에서 요금이 결제된다. 대형 사이즈 수납 로커의 하루 이용 요금은 600엔(6500원)이다.
관광객의 짐 위탁 공간 부족은 글로벌 대도시의 공통 문제란 점에서 전망이 밝다. 관광객이 아니면 잡아내기 힘든 숨은 불편이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은 셈이다.
귀찮음의 해소는 음주에도 적용된다. 요즘 일본의 주류 시장에선 ‘고알코올 캔음료’가 인기 절정이다. 역시 숨겨진 귀찮음을 히트 상품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사례는 산토리가 2009년 출시한 스테디셀러인 ‘스트롱 제로 시리즈’다. 2012년 1700만 개에서 2017년 3500만 개로 2배나 급성장했다.
핵심은 취하는 과정조차 귀찮은 욕구 발굴이다. 미래의 추세는 저알코올음료에 가깝다. 고용 약자이자 소득이 불안한 청년들이 음주 문화를 떠나는 데다 음주 경험이 많은 중고령 인구도 건강을 챙기기 때문에 도수가 높은 것은 인기가 없다.
그런데 스트롱 제로는 500mL에 테킬라 3.75잔의 알코올을 함유해 1개(9도)면 얼추 취한다. 캔 1개로 취하는 경제성이 히트 요인인 셈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고알코올음료를 대용량으로 사 섞어 마시면 경제성은 비슷하다.
포인트는 취하려는 과정의 수고와 귀찮음의 최소화에 있다. 저알코올음료면 많이 마셔야 그만큼 취하고 고알코올음료면 다른 탄산·희석수와 섞어 마시는 귀찮음은 물론 맛조차 균등하지 않다.
반면 스트롱 제로는 쉽게 마시고 빨리 취한다. 바쁜 현대인에게 제격이다. 저가에 쉽게 취해 서둘러 귀가하고 싶을 때 안성맞춤이다. 실은 술을 좋아하는 상식에선 이해하기 어렵다. 술을 마시는 이유가 달라서다. 신인류는 이렇게 탄생한다.
크루저 공유도 그렇다. ‘알파포닉스’는 일본 최초로 보트(pleasure boat) 공유를 사업화했다. 2016년 전용 사이트에 보트 소유주와 이용자를 매칭하는 것으로 시작해 2019년 100여 척이 등록됐다. 보트 소유주는 계류비를 비롯해 대략 연 180만 엔(196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연 1회 유지·보수도 필요해 귀찮은 것으로 따지면 자동차보다 월등하다.
‘부자=보트’가 상식이어서 굳이 빌려줄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많다. 물론 오해다. 이용자 대부분은 서민 그룹이다. 소형 선박 조종 면허 보유자는 300만 명인데 보트 숫자는 18만 척에 불과하다. 즉 면허는 있어도 배가 없는 이들이 절대 다수다. 언젠가 보트를 사겠다는 포부로 면허를 땄는데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한 이가 태반이다. 이 욕구가 소유자의 귀찮음과 조응한 결과다.
◆‘뇌과학’이 증명하는 귀찮음 사업의 전도유망
도시형 글램핑 시설도 숨겨진 귀찮음에서 파생된 새로운 비즈니스다. 매력적인 캠핑을 지향하는 글램핑은 텐트 운영과 식사 준비 등 귀찮음을 생략한 호화 캠핑이다.
‘솔 캐러밴(회사명 소울플래닛)’은 전철역 인근에 바비큐 시설을 갖추며 도시형 글램핑을 제안한다. 바비큐를 먹으러 멀리 가는 게 귀찮고 캠핑 준비조차 번거로운 이들을 타깃화했다. 도심 거주자의 강력한 편리 추구와 캠핑 욕구를 매칭한 일종의 캠핑 체험을 내세웠다.
1인 5000엔(5만4000원) 코스는 고기는 물론 일체의 캠핑 장비가 제공된다. 불만 붙이면 즉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주말이면 도합 2000명이 찾는 인기 스폿으로 안착했다.
경력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카우터’도 귀찮음에 주목한 사업을 시작했다. 보통 경력 전직이면 헤드헌팅 회사에 개인 정보, 희망 직종, 연봉 수준 등을 본인이 기입한 후 몇 차례 담당자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전직 희망 회사와의 면접 구조로 구성된다. 상당한 행동력이 동반되는 과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회사는 상담원이 전직 희망자의 수고를 대행해 준다. 2017년 노동력 조사 결과 전직 희망자 435만 명 중 311만 명만 전직했다는 점에서 부드러운 연결고리가 없다는 것이 인지된다. 이때 귀찮음을 배제한 전직 지원 시스템이 빛을 발한다.
핵심은 상담원 체계다. 약 3000명의 회사원을 상담원으로 계약, 이들이 헤드헌터로 전직을 희망하는 친구나 동료를 찾는다. 상담원이 희망 직종과 대우를 듣고 회사에 정보 등록 후 매칭되면 면접하는 형태다. 해당 건수는 2017년 월 100~200건에서 2018년 이후 500건 이상으로 늘었다.
‘우버이츠’는 궁극의 귀찮음 해소 사업이다. 글로벌 표준이 된 배차 서비스인 우버에서 파생된 비즈니스다. 음식 배달 서비스로 인력난과 배달비를 동시에 만족시킬 아이디어로 떠오른다. 부업을 찾는 이들에게 입소문이 났지만 고객에게도 배달 품목이 확장되면서 새로운 욕구 충족이 가능해진다. 고급 레스토랑까지 배달 사업에 뛰어들어서다. 굳이 발품을 팔아 음식점에 가지 않아도 원하는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
우버이츠는 음식점·배달원·소비자 모두에게 귀찮음을 해소해 준다. 소비자가 방문해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장을 새로 하거나 환복할 필요 없이 언제든 집에서 편하게 시킬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하면 평균 30분이다. 배달비가 회당 380엔(4100원)이지만 귀찮음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음식점도 좋다. 배달원을 구하지 않아도 되니 유지비가 없고 요리 사진도 우버이츠가 찍어 올려주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2018년 4월 2000개 점포가 확보됐다. 또 배달원은 일하고 싶을 때만 움직이면 된다. 정해진 시간에 관리 감독 아래 일하는 알바에 비해 속 편하다. 배달 업무도 오퍼를 보고 택할 수 있다.
귀찮음 해소 사업이 유망한 것은 뇌과학으로 증명된다. 사람이 귀찮음을 느끼는 것은 평소와 다른 뇌를 사용할 때인데 이런 상황이면 누구든 귀찮아한다. 가령 책상 업무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자료 조사나 서류 작성 등은 괜찮은데 청소 혹은 세탁을 하라고 하면 행위의 난이도와 무관하게 귀찮다고 느낀다. 따라서 점차 고도화·전문화·세분화되는 직업 특성상 귀찮음의 호소와 대안을 갈구하는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불가역적인 흐름인 셈이다.
게다가 반복적 충성도도 높다. 한 번 귀찮음을 해소하면 굳이 원래 소비 스타일로 되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역으로 더 충실한 서비스를 찾을 게 확실시된다. 무엇을 살지 잘 모르는 성숙 시장에도 우호적이다. 일본의 18~34세 남녀 50%가 ‘갖고 싶은 게 떠오르지 않아 즉답할 수 없다’는 성숙된 시장이지만 귀찮음 해소의 근원적인 욕구만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6호(2019.08.05 ~ 2019.08.11) 기사입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 대학원 교수] 히트 상품을 내놓는 것은 기업의 일상적인 고민이다. 성숙된 시장에선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야만 생존한다. 접근법은 가능한 한 새로운 소비 욕구에 포인트를 맞추는 게 좋다.
위기가 기회이듯 환경은 좋다. 다양한 가치관과 소비 욕구를 지닌 1인 가구 등 새로운 소비 그룹이 등장했고 인터넷과 정보기술(IT) 등 새로운 기술혁신이 발전하며 과거엔 실현되기 어려웠던 충족 지점이 손쉽게 제공된다.
가령 물건을 소유하지 않으려는 것은 공유의 확대로 연결된다. 신인류는 더 까다롭다. 시간과 비용을 쓰기 싫은데 정작 하고 싶은 수요가 적지 않다.
◆‘취하는 것도 귀찮다’에서 탄생한 고알코올 캔음료
대형 코인 로커 설치는 이 과정에서 고안됐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환승 인구가 수십만 명에 달하는 대형 교통 역사에 충분한 코인 로커가 없었기 때문이다. 가령 시부야역은 2016년 기준 하루 평균 37만 명이 오가는 데도 코인 로커는 1400개뿐이었다. 대형 사이즈의 수납 로커는 그나마 90개에 불과했다.
유통과 오락의 도시 집중이 심화됨에도 들고 다니기 불편한 짐을 손쉽게 맡길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사업거리로 충분했다. 짐을 잠깐 동안 맡아 주는 서비스 ‘에쿠보 클로크(ecbo cloak)’가 벤처기업 ‘에쿠보’의 사업 실행으로 연결된 이유다.
논리는 간단하다. 전용 사이트에 식당·미용실·신문배달점 등 권역별 위탁 점포를 모집, 수도권에 1000개소를 거점화했다. 인터넷으로 예약한 후 짐을 맡기면 사전 등록된 신용카드에서 요금이 결제된다. 대형 사이즈 수납 로커의 하루 이용 요금은 600엔(6500원)이다.
관광객의 짐 위탁 공간 부족은 글로벌 대도시의 공통 문제란 점에서 전망이 밝다. 관광객이 아니면 잡아내기 힘든 숨은 불편이 훌륭한 비즈니스 모델로 각광받은 셈이다.
귀찮음의 해소는 음주에도 적용된다. 요즘 일본의 주류 시장에선 ‘고알코올 캔음료’가 인기 절정이다. 역시 숨겨진 귀찮음을 히트 상품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사례는 산토리가 2009년 출시한 스테디셀러인 ‘스트롱 제로 시리즈’다. 2012년 1700만 개에서 2017년 3500만 개로 2배나 급성장했다.
핵심은 취하는 과정조차 귀찮은 욕구 발굴이다. 미래의 추세는 저알코올음료에 가깝다. 고용 약자이자 소득이 불안한 청년들이 음주 문화를 떠나는 데다 음주 경험이 많은 중고령 인구도 건강을 챙기기 때문에 도수가 높은 것은 인기가 없다.
그런데 스트롱 제로는 500mL에 테킬라 3.75잔의 알코올을 함유해 1개(9도)면 얼추 취한다. 캔 1개로 취하는 경제성이 히트 요인인 셈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고알코올음료를 대용량으로 사 섞어 마시면 경제성은 비슷하다.
포인트는 취하려는 과정의 수고와 귀찮음의 최소화에 있다. 저알코올음료면 많이 마셔야 그만큼 취하고 고알코올음료면 다른 탄산·희석수와 섞어 마시는 귀찮음은 물론 맛조차 균등하지 않다.
반면 스트롱 제로는 쉽게 마시고 빨리 취한다. 바쁜 현대인에게 제격이다. 저가에 쉽게 취해 서둘러 귀가하고 싶을 때 안성맞춤이다. 실은 술을 좋아하는 상식에선 이해하기 어렵다. 술을 마시는 이유가 달라서다. 신인류는 이렇게 탄생한다.
크루저 공유도 그렇다. ‘알파포닉스’는 일본 최초로 보트(pleasure boat) 공유를 사업화했다. 2016년 전용 사이트에 보트 소유주와 이용자를 매칭하는 것으로 시작해 2019년 100여 척이 등록됐다. 보트 소유주는 계류비를 비롯해 대략 연 180만 엔(1960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연 1회 유지·보수도 필요해 귀찮은 것으로 따지면 자동차보다 월등하다.
‘부자=보트’가 상식이어서 굳이 빌려줄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많다. 물론 오해다. 이용자 대부분은 서민 그룹이다. 소형 선박 조종 면허 보유자는 300만 명인데 보트 숫자는 18만 척에 불과하다. 즉 면허는 있어도 배가 없는 이들이 절대 다수다. 언젠가 보트를 사겠다는 포부로 면허를 땄는데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한 이가 태반이다. 이 욕구가 소유자의 귀찮음과 조응한 결과다.
◆‘뇌과학’이 증명하는 귀찮음 사업의 전도유망
도시형 글램핑 시설도 숨겨진 귀찮음에서 파생된 새로운 비즈니스다. 매력적인 캠핑을 지향하는 글램핑은 텐트 운영과 식사 준비 등 귀찮음을 생략한 호화 캠핑이다.
‘솔 캐러밴(회사명 소울플래닛)’은 전철역 인근에 바비큐 시설을 갖추며 도시형 글램핑을 제안한다. 바비큐를 먹으러 멀리 가는 게 귀찮고 캠핑 준비조차 번거로운 이들을 타깃화했다. 도심 거주자의 강력한 편리 추구와 캠핑 욕구를 매칭한 일종의 캠핑 체험을 내세웠다.
1인 5000엔(5만4000원) 코스는 고기는 물론 일체의 캠핑 장비가 제공된다. 불만 붙이면 즉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주말이면 도합 2000명이 찾는 인기 스폿으로 안착했다.
경력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카우터’도 귀찮음에 주목한 사업을 시작했다. 보통 경력 전직이면 헤드헌팅 회사에 개인 정보, 희망 직종, 연봉 수준 등을 본인이 기입한 후 몇 차례 담당자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전직 희망 회사와의 면접 구조로 구성된다. 상당한 행동력이 동반되는 과정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회사는 상담원이 전직 희망자의 수고를 대행해 준다. 2017년 노동력 조사 결과 전직 희망자 435만 명 중 311만 명만 전직했다는 점에서 부드러운 연결고리가 없다는 것이 인지된다. 이때 귀찮음을 배제한 전직 지원 시스템이 빛을 발한다.
핵심은 상담원 체계다. 약 3000명의 회사원을 상담원으로 계약, 이들이 헤드헌터로 전직을 희망하는 친구나 동료를 찾는다. 상담원이 희망 직종과 대우를 듣고 회사에 정보 등록 후 매칭되면 면접하는 형태다. 해당 건수는 2017년 월 100~200건에서 2018년 이후 500건 이상으로 늘었다.
‘우버이츠’는 궁극의 귀찮음 해소 사업이다. 글로벌 표준이 된 배차 서비스인 우버에서 파생된 비즈니스다. 음식 배달 서비스로 인력난과 배달비를 동시에 만족시킬 아이디어로 떠오른다. 부업을 찾는 이들에게 입소문이 났지만 고객에게도 배달 품목이 확장되면서 새로운 욕구 충족이 가능해진다. 고급 레스토랑까지 배달 사업에 뛰어들어서다. 굳이 발품을 팔아 음식점에 가지 않아도 원하는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
우버이츠는 음식점·배달원·소비자 모두에게 귀찮음을 해소해 준다. 소비자가 방문해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장을 새로 하거나 환복할 필요 없이 언제든 집에서 편하게 시킬 수 있다.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하면 평균 30분이다. 배달비가 회당 380엔(4100원)이지만 귀찮음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음식점도 좋다. 배달원을 구하지 않아도 되니 유지비가 없고 요리 사진도 우버이츠가 찍어 올려주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2018년 4월 2000개 점포가 확보됐다. 또 배달원은 일하고 싶을 때만 움직이면 된다. 정해진 시간에 관리 감독 아래 일하는 알바에 비해 속 편하다. 배달 업무도 오퍼를 보고 택할 수 있다.
귀찮음 해소 사업이 유망한 것은 뇌과학으로 증명된다. 사람이 귀찮음을 느끼는 것은 평소와 다른 뇌를 사용할 때인데 이런 상황이면 누구든 귀찮아한다. 가령 책상 업무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자료 조사나 서류 작성 등은 괜찮은데 청소 혹은 세탁을 하라고 하면 행위의 난이도와 무관하게 귀찮다고 느낀다. 따라서 점차 고도화·전문화·세분화되는 직업 특성상 귀찮음의 호소와 대안을 갈구하는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불가역적인 흐름인 셈이다.
게다가 반복적 충성도도 높다. 한 번 귀찮음을 해소하면 굳이 원래 소비 스타일로 되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역으로 더 충실한 서비스를 찾을 게 확실시된다. 무엇을 살지 잘 모르는 성숙 시장에도 우호적이다. 일본의 18~34세 남녀 50%가 ‘갖고 싶은 게 떠오르지 않아 즉답할 수 없다’는 성숙된 시장이지만 귀찮음 해소의 근원적인 욕구만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6호(2019.08.05 ~ 2019.08.1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