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의 일방적인 통보, 공증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까

[MONEY : 법으로 읽는 부동산]
-공증서 없다면 인감도장 날인이나 주민등록 사본 첨부해야 계약 증명 가능



[송한사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개인 간 부동산 매매 혹은 임대차 계약에서는 거래 당사자 간 추가 약정이나 사실에 대한 확인을 별도의 문서로 받을 때가 있다.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 이후 일방에게 사정이 생겨 이행 시기를 조정하는 경우, 상대방으로부터 언제까지 계약을 이행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 특정한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확약서를 받거나 임대차 관계에서 임차인이 임대차 목적물을 예상하지 못한 용도로 변경하면서 향후 이를 어떻게 처리하겠다는 등의 확인서를 받는 것이 그런 경우다.

이와 같이 거래 상대방의 일방적인 약속을 받아야 할 때 공증을 받아야 안전하다는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때 안전하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의미일까.

일반인이 흔히 알고 있는 공증은 개인이 직접 작성한 문서에 공증인이 인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를 인증서라고 하는데, 이러한 인증서는 대상이 된 문서를 작성자가 작성했다는 것을 강하게 증명하는 효과를 가질 뿐이다. 문

서에 담긴 내용을 법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권한까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매수인이 언제까지 건물을 인도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약정을 인증서로 남겼다고 해서 인도 시점이 지난 후 바로 건물의 인도나 금전 청구권에 기한 집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별도의 재판에서 인증서를 통해 그와 같은 약정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인정받아 판결을 받아야만 해당 판결에 기해 집행할 수 있다.

하지만 공증하지 않았다고 해서 약정의 존재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원칙적으로 구두로 한 약속도 법적으로 유효하기 때문에 구두 약정이라도 그러한 약정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면 그에 따른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이러한 증명은 쉽지 않기 때문에 문서를 근거로 남기는 것인데, 문서가 존재하더라도 향후 작성자가 문서를 작성한 사실이나 서명날인한 사실을 부정하면 문서의 효력을 주장하는 사람이 이를 증명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하지만 증명을 꼭 공증 방식으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문서를 작성할 때 지장을 찍게 하거나 인감도장을 날인하게 하고 인감증명서를 첨부하는 행위, 날인자의 주민등록증 사본을 첨부하는 행위 역시 작성자가 문서를 작성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취하는 조치다.

공증과 같은 정도는 아니지만 이러한 조치 역시 상당한 효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문서의 내용을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증서를 만들기 어렵다면 위와 같은 조치라고 취해 두는 것이 좋다.

한편 일반인이 작성한 문서를 확인해 주는 인증서와 달리 공증인이 어떠한 사실을 확인하는 문서를 직접 작성할 때도 있는데 이를 공정증서라고 한다. 이러한 공정증서는 특정한 요건을 갖추면 문서에 담긴 내용을 증명하는 것을 넘어 재판 없이 그 내용을 직접 집행할 수 있는 효력을 갖기도 한다.

공증으로서의 인증서가 갖는 법률상의 효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고 문서 작성을 확실히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증받기 어렵다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은 대체적인 수단이라도 마련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hssong@jipyo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9호(2019.06.17 ~ 2019.06.2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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