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투자 줄면서 현금 유출도 감소…저점 매수의 기회
[한경비즈니스 칼럼=강성진 KB증권 애널리스트(2018 하반기 운송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최근 환율과 유가 등 대외 환경이 항공사들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대한항공의 매수를 진지하게 고려해 볼 만하다. 대한항공의 주가가 장기 부진에 빠진 이유는 회사가 이익을 내지 못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시가총액은 10년 전(2009년)이나 지금이나 3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EBITDA(영업이익+감가상각비 : 영업 활동에서 창출하는 현금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는 2009년 1조원에서 2018년 2조4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이 정체돼 있는 것은 차입금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즉, 기업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은 증가했지만 현금 흐름을 나눠 갖는 비율에서 주주보다 채권자들의 몫이 커진 것이 주가 정체의 원인이다.
대한항공의 차입금이 늘어난 배경에는 2011년 이후 계속된 연간 2조원 전후의 투자가 있다. 대형 항공기 투자, 한진해운 인수·지원, 자회사 HIC를 통한 로스앤젤레스 호텔 건설 등이 주된 투자의 내용이었다.
대한항공으로 하여금 대형 항공기를 늘리고 장거리 노선 중심 비율을 높이는 반면 중·단거리에 집중할 진에어를 설립해 저비용 항공사(LCC) 성장에 대응하게 한 한진그룹의 전략은 나름의 성과를 내왔다.
다만 한진해운 인수 대금과 대여금 등은 모두 손실 처리됐고 로스앤젤레스 호텔 투자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성과를 내지 못한 비주력 사업에 들어간 자금이 회수되지 못하면서 대한항공은 여전히 채권자들의 몫이 많은 업체로 남아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 주가 최근 3개월간 13.2% 하락
대한항공의 이러한 경영상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타난 것이 KCGI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 KCGI는 대한항공의 최대 주주인 한진칼의 지분을 취득했다. 한진칼 경영 참여를 공식화하고 있는 KCGI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 다수의 주주 제안을 올리면서 한진그룹의 현 경영진과 표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KCGI는 1월 21일 공개 제안을 통해 한진그룹에 지배구조 개선과 책임 경영 체제 확립, 기업 가치 제고, 사회적 신뢰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비주력 사업 투자 지양, 유휴 자산 매각, 항공우주사업부 상장 등을 검토하라고 제안했다. KCGI는 5월 28일 현재 한진칼 지분의 15.8%를 확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대한항공은 당분간 투자를 자제하고 차입금을 줄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연초 대비 유가와 환율이 모두 상승한 상황에서 편당 승객 수마저 줄어들고 있어 영업 환경은 좋지 않다.
대한항공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연간 영업이익이 2064억원 줄어든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연간 영업이익은 271억원 감소하고 778억원의 외화 환산 손실이 발생한다. 지난 4월 기준 대한항공의 편당 승객 수는 1년 전 대비 1.6%나 감소했다.
차입금의 축소는 부정적 업황에 가려져 아직 투자자들에게 눈에 띄지 않는 포인트이지만 이는 오히려 주식 매수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부정적 영업 환경을 반영해 대한항공의 주가는 최근 3개월간 13.2% 하락했다. 하지만 부정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가 줄면서 현금 유출이 감소한 대한항공은 연간 6850억원의 차입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지난 1분기 순차입금은 리스 회계기준 변경과 환율 상승으로 2018년 말 대비 1조5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운용 리스 회계 처리의 변경에 따른 차입금 증가 효과(1조6000억원)와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 차입금 평가 금액 증가분(1508억원)을 제거하고 생각하면 순차입금은 1분기 중 2527억원 감소했다. 대한항공의 차입금 축소는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7호(2019.06.03 ~ 2019.06.09) 기사입니다.]
-투자 줄면서 현금 유출도 감소…저점 매수의 기회
[한경비즈니스 칼럼=강성진 KB증권 애널리스트(2018 하반기 운송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최근 환율과 유가 등 대외 환경이 항공사들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대한항공의 매수를 진지하게 고려해 볼 만하다. 대한항공의 주가가 장기 부진에 빠진 이유는 회사가 이익을 내지 못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시가총액은 10년 전(2009년)이나 지금이나 3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EBITDA(영업이익+감가상각비 : 영업 활동에서 창출하는 현금 흐름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는 2009년 1조원에서 2018년 2조4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이 정체돼 있는 것은 차입금이 많이 늘었기 때문이다. 즉, 기업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은 증가했지만 현금 흐름을 나눠 갖는 비율에서 주주보다 채권자들의 몫이 커진 것이 주가 정체의 원인이다.
대한항공의 차입금이 늘어난 배경에는 2011년 이후 계속된 연간 2조원 전후의 투자가 있다. 대형 항공기 투자, 한진해운 인수·지원, 자회사 HIC를 통한 로스앤젤레스 호텔 건설 등이 주된 투자의 내용이었다.
대한항공으로 하여금 대형 항공기를 늘리고 장거리 노선 중심 비율을 높이는 반면 중·단거리에 집중할 진에어를 설립해 저비용 항공사(LCC) 성장에 대응하게 한 한진그룹의 전략은 나름의 성과를 내왔다.
다만 한진해운 인수 대금과 대여금 등은 모두 손실 처리됐고 로스앤젤레스 호텔 투자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성과를 내지 못한 비주력 사업에 들어간 자금이 회수되지 못하면서 대한항공은 여전히 채권자들의 몫이 많은 업체로 남아 있는 것이다.
◆대한항공 주가 최근 3개월간 13.2% 하락
대한항공의 이러한 경영상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타난 것이 KCGI다. 국내 행동주의 펀드 KCGI는 대한항공의 최대 주주인 한진칼의 지분을 취득했다. 한진칼 경영 참여를 공식화하고 있는 KCGI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 다수의 주주 제안을 올리면서 한진그룹의 현 경영진과 표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KCGI는 1월 21일 공개 제안을 통해 한진그룹에 지배구조 개선과 책임 경영 체제 확립, 기업 가치 제고, 사회적 신뢰 제고 방안을 제시했다.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비주력 사업 투자 지양, 유휴 자산 매각, 항공우주사업부 상장 등을 검토하라고 제안했다. KCGI는 5월 28일 현재 한진칼 지분의 15.8%를 확보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할 때 대한항공은 당분간 투자를 자제하고 차입금을 줄여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연초 대비 유가와 환율이 모두 상승한 상황에서 편당 승객 수마저 줄어들고 있어 영업 환경은 좋지 않다.
대한항공은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상승하면 연간 영업이익이 2064억원 줄어든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연간 영업이익은 271억원 감소하고 778억원의 외화 환산 손실이 발생한다. 지난 4월 기준 대한항공의 편당 승객 수는 1년 전 대비 1.6%나 감소했다.
차입금의 축소는 부정적 업황에 가려져 아직 투자자들에게 눈에 띄지 않는 포인트이지만 이는 오히려 주식 매수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부정적 영업 환경을 반영해 대한항공의 주가는 최근 3개월간 13.2% 하락했다. 하지만 부정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가 줄면서 현금 유출이 감소한 대한항공은 연간 6850억원의 차입금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지난 1분기 순차입금은 리스 회계기준 변경과 환율 상승으로 2018년 말 대비 1조5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운용 리스 회계 처리의 변경에 따른 차입금 증가 효과(1조6000억원)와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 차입금 평가 금액 증가분(1508억원)을 제거하고 생각하면 순차입금은 1분기 중 2527억원 감소했다. 대한항공의 차입금 축소는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이미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27호(2019.06.03 ~ 2019.06.0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