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432 파크애비뉴’의 러브스토리…12m 높이 초대형 결혼사진 내걸어
입력 2019-03-18 15:32:07
수정 2019-03-18 15:32:07
[TREND 글로벌 현장]
재혼 성공한 80대 부동산 개발업자…같은 건물 스타 커플도 약혼 발표
[한경비즈니스=뉴욕(미국)=김현석 한국경제 특파원] 뉴욕 맨해튼의 가장 핵심 지역은 미드타운이다. 그중에서도 임대료가 가장 비싼 거리는 쇼핑가로 유명한 피프스애비뉴와 JP모간 등 금융사들이 모여 있는 파크애비뉴가 손꼽힌다.
파크애비뉴에는 맨해튼의 새로운 랜드마크 ‘432 파크애비뉴’란 빌딩이 있다. 면적은 가로세로 28m에 불과하지만 높이는 지상 96층, 426m에 달하는 세계 최고 높이의 초호화 콘도다. 맨해튼에서 원월드트레이드타워(541m)에서 이어 둘째로 높고 미국을 통틀어도 셋째로 높은 빌딩이다.
지난 3월 7일 ‘432 파크애비뉴’의 부속 건물에 한 남성과 여성의 초대형 사진이 걸렸다. 폭이 7.3m, 높이가 12.8m에 달한다. 전신주보다 길고 로스앤젤레스 언덕에 걸려 있는 ‘할리우드’ 사인보다 90cm 정도 짧은 거대한 사진이다.
이 사진의 남자는 맨해튼의 유명한 부동산 디벨로퍼인 해리 매클로(82, 이하 해리) 씨다. 해리는 지난 3월 7일 또 다른 사진에 있는 여인 패트리샤 랜도(62, 이하 랜도) 씨와 재혼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선언’으로 자신이 개발한 세계에서 가장 비싼 레지던스 빌딩에 기념사진을 설치한 것이다.
해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지난여름 결혼했으면 뉴욕 해안가에 배너를 건 비행기를 띄워 알릴까 했다”며 “하필 결혼한 게 겨울이어서 내가 가진 건물에 사진을 걸어두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진은 파크애비뉴를 걸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해리가 2016년부터 만나 온 랜도와 지난여름 결혼하지 못한 이유는 뭘까. 그건 전처 린다 매클로(이하 린다) 씨와의 치열했던 이혼소송이 최근에야 끝났기 때문이다. 해리와 린다는 50년 이상을 함께 살아왔다.
하지만 2016년 해리가 랜도를 만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지난해 린다는 이혼소송을 제기해 재산을 분할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맨해튼의 뉴욕 주 이혼법정은 해리가 린다에게 전 재산 20억 달러 중 절반을 나눠 지급하도록 최종 평결했다.
이에 따라 해리는 생애에 걸쳐 모아온 바스키아와 자코메티, 피카소와 앤디 워홀의 예술품 등을 처분해야 했다. 이들 부부는 맨해튼 등에 일곱 채의 초호화 주택을 소유해 왔다. 린다는 처음 ‘432 파크애비뉴’에 있던 콘도를 가지려고 했지만 소송 중 플라자호텔의 콘도를 소유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파크애비뷰의 콘도는 랜도가 몰래 살아온 곳이란 걸 알게 된 때문이다.
해리가 재혼 사진을 대로변에 내건 이유는 전처에게 다시 행복하게 결혼했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서라는 게 중론이다. 일종의 복수다. 해리는 “여러 친구들이 자신의 아내들도 비슷한 사진을 대로변에 걸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내게 불평하고 있다”며 자랑했다. 또 “여성 친구들은 내게 e메일을 보내 남편이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그런 사진을 걸어주길 바란다고 말한다”고 떠벌렸다. 이 사진은 파리의 스튜디오 하코트가 제작한 것으로 제작비만 2000달러가 들어갔다.
유대인으로 뉴욕 토박이인 해리는 센트럴파크와 피프스애비뉴가 만나는 곳에 있는 제너럴모터스 빌딩을 재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03년 맨해튼 빌딩 매매가 중 역대 최고였던 14억 달러에 이 빌딩을 사들인 뒤 스티브 잡스를 설득해 애플 스토어(애플 피프스애비뉴)를 입접시켰다. 유리(글라스 큐브)로 뒤덮인 애플스토어는 2006년 공개돼 뉴욕의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그는 무자비한 재개발로도 유명하다. 1985년 타임스 스퀘어에 대규모 빌딩을 재건축하기 위해 심야에 4채의 건물을 무허가로 철거해 당시 기록적인 200만 달러의 벌금을 얻어맞기도 했다. 그와 재혼한 랜도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칼 라거펠트 등 유명 패션 브랜드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아왔고 프랑스인이다.
해리는 사진을 앞으로 얼마나 걸어놓을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사랑은 영원한 것이지만 사진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해리와 린다의 아들 윌리엄 매클로도 유명 디자이너인 토리 버치와 결혼했다가 이혼한 경력이 있다.
500만 달러 다이아몬드 반지로 청혼
해리에 관한 기사가 보도되던 무렵 또 한 건의 유명 커플이 약혼 소식을 알렸다. 바로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야구선수 알렉스 로드리게즈(44, 이하 알렉스) 씨와 유명 가수 겸 배우 제니퍼 로페즈(50, 이하 제니퍼) 씨가 약혼한 것이다.
이들 두 사람은 지난 3월 9일 각자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약혼 사실을 공개했다. 알렉스는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를 낀 제니퍼의 손을 잡고 있는 사진과 함께 “그녀가 ‘예스’라고 했다(she said yes)”고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제니퍼도 같은 사진을 올리고 하트 이모티콘 8개를 붙였다.
2017년 만난 이들 커플은 2년째 공개 연애를 해왔다. 뉴욕 출신의 제니퍼는 1986년 17세에 단역배우로 데뷔해 가수·댄서·디자이너 등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 사업가로도 성공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알렉스는 120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선수다. 빅리그 22년 동안 696홈런(역대 4위)을 때렸고 총연봉을 더하면 4억3800만 달러에 달한다. 부동산 투자 등에서도 성공해 자산이 1조원에 가깝다는 추측도 나온다.
두 사람은 애정 경력도 화려하다. 제니퍼는 이번에 결혼하면 넷째가 된다. 처음 두 차례 결혼 생활은 1년 정도 지속했고 동료 가수인 마크 앤서니(51) 씨를 셋째 남편으로 2004년 만나 쌍둥이 남매를 낳았다. 마크 앤서니 씨와도 7년 만에 헤어졌다.
알렉스는 2002년 신시아 스커티스(이하 신시아) 씨와 결혼해 두 딸을 뒀다. 그러다 팝스타 마돈나(61)와 사랑에 빠지면서 신시아와 이혼했다. 이후 데미 무어(57), 캐머런 디아즈(47)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염문을 뿌렸다. 대부분 건강미 넘치는 연상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제니퍼도 알렉스보다 여섯 살이나 많다.
이들의 약혼에서 화제가 된 것은 알렉스가 청혼하며 선물한 다이아몬드 반지다. 미 언론은 “제니퍼가 받은 거대하고 희귀한 다이아몬드 약혼반지는 약 5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보도했다.
재미있는 것은 제니퍼와 알렉스 커플이 바로 해리가 재혼 사진을 붙여 놓은 ‘432 파크애비뉴’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제니퍼는 지난해 3월 36층에 있는 콘도를 1531만6000달러에 구입해 함께 거주하고 있다.
이 집은 370㎡(112평) 규모로 침실 3개, 욕실 4.5개 구조를 갖췄다. 거실 바닥에서 천장까지 약 3.8m 높이다. 천장이 높은 만큼 창문도 널찍하게 나 있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제니퍼의 유닛은 36층이라 그런지 이 빌딩 내에서는 저렴한 편이다. 1개 층을 다 쓰는 꼭대기 층(96층) 펜트하우스는 공식 분양가가 9500만 달러나 된다. 2014년 분양을 시작한 뒤 2000만 달러가 넘게 거래된 아파트도 48건에 달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6호(2019.03.18 ~ 2019.03.24) 기사입니다.]
재혼 성공한 80대 부동산 개발업자…같은 건물 스타 커플도 약혼 발표
[한경비즈니스=뉴욕(미국)=김현석 한국경제 특파원] 뉴욕 맨해튼의 가장 핵심 지역은 미드타운이다. 그중에서도 임대료가 가장 비싼 거리는 쇼핑가로 유명한 피프스애비뉴와 JP모간 등 금융사들이 모여 있는 파크애비뉴가 손꼽힌다.
파크애비뉴에는 맨해튼의 새로운 랜드마크 ‘432 파크애비뉴’란 빌딩이 있다. 면적은 가로세로 28m에 불과하지만 높이는 지상 96층, 426m에 달하는 세계 최고 높이의 초호화 콘도다. 맨해튼에서 원월드트레이드타워(541m)에서 이어 둘째로 높고 미국을 통틀어도 셋째로 높은 빌딩이다.
지난 3월 7일 ‘432 파크애비뉴’의 부속 건물에 한 남성과 여성의 초대형 사진이 걸렸다. 폭이 7.3m, 높이가 12.8m에 달한다. 전신주보다 길고 로스앤젤레스 언덕에 걸려 있는 ‘할리우드’ 사인보다 90cm 정도 짧은 거대한 사진이다.
이 사진의 남자는 맨해튼의 유명한 부동산 디벨로퍼인 해리 매클로(82, 이하 해리) 씨다. 해리는 지난 3월 7일 또 다른 사진에 있는 여인 패트리샤 랜도(62, 이하 랜도) 씨와 재혼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선언’으로 자신이 개발한 세계에서 가장 비싼 레지던스 빌딩에 기념사진을 설치한 것이다.
해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지난여름 결혼했으면 뉴욕 해안가에 배너를 건 비행기를 띄워 알릴까 했다”며 “하필 결혼한 게 겨울이어서 내가 가진 건물에 사진을 걸어두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사진은 파크애비뉴를 걸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해리가 2016년부터 만나 온 랜도와 지난여름 결혼하지 못한 이유는 뭘까. 그건 전처 린다 매클로(이하 린다) 씨와의 치열했던 이혼소송이 최근에야 끝났기 때문이다. 해리와 린다는 50년 이상을 함께 살아왔다.
하지만 2016년 해리가 랜도를 만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지난해 린다는 이혼소송을 제기해 재산을 분할해 달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맨해튼의 뉴욕 주 이혼법정은 해리가 린다에게 전 재산 20억 달러 중 절반을 나눠 지급하도록 최종 평결했다.
이에 따라 해리는 생애에 걸쳐 모아온 바스키아와 자코메티, 피카소와 앤디 워홀의 예술품 등을 처분해야 했다. 이들 부부는 맨해튼 등에 일곱 채의 초호화 주택을 소유해 왔다. 린다는 처음 ‘432 파크애비뉴’에 있던 콘도를 가지려고 했지만 소송 중 플라자호텔의 콘도를 소유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파크애비뷰의 콘도는 랜도가 몰래 살아온 곳이란 걸 알게 된 때문이다.
해리가 재혼 사진을 대로변에 내건 이유는 전처에게 다시 행복하게 결혼했다는 것을 자랑하기 위해서라는 게 중론이다. 일종의 복수다. 해리는 “여러 친구들이 자신의 아내들도 비슷한 사진을 대로변에 걸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내게 불평하고 있다”며 자랑했다. 또 “여성 친구들은 내게 e메일을 보내 남편이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그런 사진을 걸어주길 바란다고 말한다”고 떠벌렸다. 이 사진은 파리의 스튜디오 하코트가 제작한 것으로 제작비만 2000달러가 들어갔다.
유대인으로 뉴욕 토박이인 해리는 센트럴파크와 피프스애비뉴가 만나는 곳에 있는 제너럴모터스 빌딩을 재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2003년 맨해튼 빌딩 매매가 중 역대 최고였던 14억 달러에 이 빌딩을 사들인 뒤 스티브 잡스를 설득해 애플 스토어(애플 피프스애비뉴)를 입접시켰다. 유리(글라스 큐브)로 뒤덮인 애플스토어는 2006년 공개돼 뉴욕의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그는 무자비한 재개발로도 유명하다. 1985년 타임스 스퀘어에 대규모 빌딩을 재건축하기 위해 심야에 4채의 건물을 무허가로 철거해 당시 기록적인 200만 달러의 벌금을 얻어맞기도 했다. 그와 재혼한 랜도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칼 라거펠트 등 유명 패션 브랜드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아왔고 프랑스인이다.
해리는 사진을 앞으로 얼마나 걸어놓을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사랑은 영원한 것이지만 사진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해리와 린다의 아들 윌리엄 매클로도 유명 디자이너인 토리 버치와 결혼했다가 이혼한 경력이 있다.
500만 달러 다이아몬드 반지로 청혼
해리에 관한 기사가 보도되던 무렵 또 한 건의 유명 커플이 약혼 소식을 알렸다. 바로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 야구선수 알렉스 로드리게즈(44, 이하 알렉스) 씨와 유명 가수 겸 배우 제니퍼 로페즈(50, 이하 제니퍼) 씨가 약혼한 것이다.
이들 두 사람은 지난 3월 9일 각자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약혼 사실을 공개했다. 알렉스는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를 낀 제니퍼의 손을 잡고 있는 사진과 함께 “그녀가 ‘예스’라고 했다(she said yes)”고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제니퍼도 같은 사진을 올리고 하트 이모티콘 8개를 붙였다.
2017년 만난 이들 커플은 2년째 공개 연애를 해왔다. 뉴욕 출신의 제니퍼는 1986년 17세에 단역배우로 데뷔해 가수·댄서·디자이너 등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 사업가로도 성공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알렉스는 120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선수다. 빅리그 22년 동안 696홈런(역대 4위)을 때렸고 총연봉을 더하면 4억3800만 달러에 달한다. 부동산 투자 등에서도 성공해 자산이 1조원에 가깝다는 추측도 나온다.
두 사람은 애정 경력도 화려하다. 제니퍼는 이번에 결혼하면 넷째가 된다. 처음 두 차례 결혼 생활은 1년 정도 지속했고 동료 가수인 마크 앤서니(51) 씨를 셋째 남편으로 2004년 만나 쌍둥이 남매를 낳았다. 마크 앤서니 씨와도 7년 만에 헤어졌다.
알렉스는 2002년 신시아 스커티스(이하 신시아) 씨와 결혼해 두 딸을 뒀다. 그러다 팝스타 마돈나(61)와 사랑에 빠지면서 신시아와 이혼했다. 이후 데미 무어(57), 캐머런 디아즈(47)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염문을 뿌렸다. 대부분 건강미 넘치는 연상이라는 게 공통점이다. 제니퍼도 알렉스보다 여섯 살이나 많다.
이들의 약혼에서 화제가 된 것은 알렉스가 청혼하며 선물한 다이아몬드 반지다. 미 언론은 “제니퍼가 받은 거대하고 희귀한 다이아몬드 약혼반지는 약 50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보도했다.
재미있는 것은 제니퍼와 알렉스 커플이 바로 해리가 재혼 사진을 붙여 놓은 ‘432 파크애비뉴’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제니퍼는 지난해 3월 36층에 있는 콘도를 1531만6000달러에 구입해 함께 거주하고 있다.
이 집은 370㎡(112평) 규모로 침실 3개, 욕실 4.5개 구조를 갖췄다. 거실 바닥에서 천장까지 약 3.8m 높이다. 천장이 높은 만큼 창문도 널찍하게 나 있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제니퍼의 유닛은 36층이라 그런지 이 빌딩 내에서는 저렴한 편이다. 1개 층을 다 쓰는 꼭대기 층(96층) 펜트하우스는 공식 분양가가 9500만 달러나 된다. 2014년 분양을 시작한 뒤 2000만 달러가 넘게 거래된 아파트도 48건에 달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16호(2019.03.18 ~ 2019.03.2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