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인상에도 연금공단 재정 ‘튼튼’, 구서독과 동독 간 수령액 차이 좁혀져
[베를린(독일)=박진영 유럽 통신원]2019년 독일의 연금자들이 또 한 번 크게 인상된 연금을 수령하게 돼 화제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11월 초 2019년 연금 수령액을 3% 이상 올리는 연금 관련 법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평균적으로 보면 지난 연금액 상승보다 더 큰 폭의 오름세지만 구서독과 동독의 오름폭의 차가 더욱 커졌다. 새로 통과된 연금 법안과 관련해 안드레아 날레스 사민당 대표와 후베르투스 하일 노동부 장관은 “그 어떤 사보험도 법적 제도를 대신할 수 없다”며 독일의 노후 대책 중심이 법적 연금제도에 있다고 강조했다.
◆2019년부터 구서독 3.18%, 구동독 3.91% 인상
법안에 따라 2019년부터 연금 수령액이 구서독 지역에서는 3.18%, 구동독 지역에서는 3.91%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수준을 2025년까지 안정화한다는 방침 또한 확정했다.
연금 상승과 함께 2019년 총 41억 유로의 지출이 예상되며 이 중 38억 유로가 1992년 이전에 자녀가 태어난 부모들의 자녀 양육 기간을 연금 기간에 포함해 인정해 주는 이른바 ‘어머니 연금’ 제도로 지출될 전망이다.
독일 법정 연금보험의 소득 대체율 하한선은 48%로, 독일은 2018년 3월 대연정 출범 당시 합의한 내용대로 2025년까지 48%를 유지하기로 했다.
독일은 매년 퇴직연금자들의 연금 수령액을 늘려 왔다. 2018년 여름에는 서독 지역에서 3.2%, 동독 지역에서 3.4% 인상했고 2017년에는 서독 지역 퇴직자들의 연금이 1.9%, 동독 지역 퇴직자들의 연금은 그 두 배 가까이 되는 3.6%가 올랐다.
2016년에는 20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 서독 지역에서 4.25%, 동독 지역에서 5.95% 올랐다. 매년 서독과 동독 지역 퇴직자들의 연금 수령액 상승폭이 다른 이유는 불균형이 심했던 서독 지역과 동독 지역의 연금 수준을 동등하게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으로, 지난해 연금 상승률까지 따졌을 때 구동독 지역의 연금 수준이 서독 지역의 95.8%까지 올라왔다.
2019년 동서독 간 인상 폭의 차이가 커지면서 두 지역 간 연금 수준 차이는 더 좁아질 전망이다. 독일은 늦어도 2024년까지 지역 간 연금 수준 차이를 동등하게 맞출 계획이다.
매년 연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자들의 삶이 점점 빈곤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독일 좌파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독일 퇴직연금자의 48%가 한 달에 800유로 이하의 돈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노동부처는 연금자 1인이 수급 받은 한 달 연금 액수만으로는 퇴직연금자의 소득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강조한다. 퇴직연금 외에도 다른 소득, 즉 함께 생활하는 배우자 등 다른 가족의 소득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에서 65세 이상 연령대가 빈곤한 삶을 살고 있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2015년 기준으로 기본 생활 안정을 보장해 주는 사회보조금을 수급 받은 만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3.0%로, 65세 이하 인구가 사회보조금인 ‘하르츠4’를 수급 받는 비율 9.3%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독일 사람들의 평균 기대 수명이 길어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전보다 오랜 기간 퇴직연금을 수령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독일 연금공단 DRV의 자료에 따르면 독일인들의 평균 연금 수령 기간은 1997년 이후 4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997년 퇴직 후 연금을 수령 받는 기간이 평균 15.9년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19.9년으로 길어졌다. 남성은 2016년부터 2017년 사이에만 연금 수령 기간이 평균 17.6년에서 17.9년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여성은 같은 기간 평균 21.6년에서 21.8년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연금 수령 기간 증가에 따른 연금의 추가적 지출 부담에도 불구하고 독일 국민의 연금 분담금은 지난 20년간 수입의 20.3%에서 18.6%로 감소해 눈길을 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연금 수령 액수는 약 28% 늘었다. 이는 독일 연금공단의 재정 관리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2018년 한 해에만 전년 2940억 유로보다 많은 3060억 유로의 총수입과 약 40억 유로의 흑자가 예상된다.
◆해외 거주 연금 수령자 갈수록 늘어…스위스 선호
하지만 연금 수준을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를 원하는데다 2025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하기 시작하면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꾸준히 늘어나는 독일 인구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년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독일의 은퇴 연령은 65세 또는 67세로, 1947년 이전에 태어난 이는 65세, 1964년 이후 태어난 이는 67세를 적용받는다. 1947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상황은 조금 더 복잡하다. 2007년 통과된 법 때문으로, 1947년에 태어난 사람들은 여전히 65세 은퇴가 가능하지만 이후부터 1958년까지는 매년 은퇴 연령이 한 달씩 증가한다.
가령 1948년에 태어난 사람은 65세 1개월이 지나야 은퇴가 가능하고 1949년생은 65년 2개월이 지나야 가능하다. 또 1958년 이후 태어난 사람들은 1964년생이 67세가 될 때까지 매년 2개월씩 은퇴 연령이 늘어난다. 1958년생은 66세, 1963년생은 66세 10개월이 되는 식이다.
물론 보다 일찍 은퇴하는 것도 선택할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67세가 되기 전 매달 남은 연금의 0.3%를 공제해야 한다.
한편 매년 수천 명의 연금 수급자들이 다른 나라에서 은퇴하기 위해 해외로 이주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에서 퇴직연금을 수령하지만 실제로 외국에서 거주하는 연금 생활자들도 갈수록 증가 추세다. 2000년도 이후 110만 명이던 외국에서의 연금 수령자는 150만 명까지 증가했다.
독일연방 연금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약 7명 중 1명의 퇴직연금 수령자가 외국에 나가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에 거주하는 독일 연금 수령자가 2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과 오스트리아에서 거주하는 연금 수령자도 각각 2만4300명으로 그다음을 차지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6호(2019.01.07 ~ 2019.01.13) 기사입니다.]
[베를린(독일)=박진영 유럽 통신원]2019년 독일의 연금자들이 또 한 번 크게 인상된 연금을 수령하게 돼 화제다. 독일 정부는 지난해 11월 초 2019년 연금 수령액을 3% 이상 올리는 연금 관련 법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평균적으로 보면 지난 연금액 상승보다 더 큰 폭의 오름세지만 구서독과 동독의 오름폭의 차가 더욱 커졌다. 새로 통과된 연금 법안과 관련해 안드레아 날레스 사민당 대표와 후베르투스 하일 노동부 장관은 “그 어떤 사보험도 법적 제도를 대신할 수 없다”며 독일의 노후 대책 중심이 법적 연금제도에 있다고 강조했다.
◆2019년부터 구서독 3.18%, 구동독 3.91% 인상
법안에 따라 2019년부터 연금 수령액이 구서독 지역에서는 3.18%, 구동독 지역에서는 3.91%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수준을 2025년까지 안정화한다는 방침 또한 확정했다.
연금 상승과 함께 2019년 총 41억 유로의 지출이 예상되며 이 중 38억 유로가 1992년 이전에 자녀가 태어난 부모들의 자녀 양육 기간을 연금 기간에 포함해 인정해 주는 이른바 ‘어머니 연금’ 제도로 지출될 전망이다.
독일 법정 연금보험의 소득 대체율 하한선은 48%로, 독일은 2018년 3월 대연정 출범 당시 합의한 내용대로 2025년까지 48%를 유지하기로 했다.
독일은 매년 퇴직연금자들의 연금 수령액을 늘려 왔다. 2018년 여름에는 서독 지역에서 3.2%, 동독 지역에서 3.4% 인상했고 2017년에는 서독 지역 퇴직자들의 연금이 1.9%, 동독 지역 퇴직자들의 연금은 그 두 배 가까이 되는 3.6%가 올랐다.
2016년에는 20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 서독 지역에서 4.25%, 동독 지역에서 5.95% 올랐다. 매년 서독과 동독 지역 퇴직자들의 연금 수령액 상승폭이 다른 이유는 불균형이 심했던 서독 지역과 동독 지역의 연금 수준을 동등하게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으로, 지난해 연금 상승률까지 따졌을 때 구동독 지역의 연금 수준이 서독 지역의 95.8%까지 올라왔다.
2019년 동서독 간 인상 폭의 차이가 커지면서 두 지역 간 연금 수준 차이는 더 좁아질 전망이다. 독일은 늦어도 2024년까지 지역 간 연금 수준 차이를 동등하게 맞출 계획이다.
매년 연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자들의 삶이 점점 빈곤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독일 좌파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독일 퇴직연금자의 48%가 한 달에 800유로 이하의 돈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노동부처는 연금자 1인이 수급 받은 한 달 연금 액수만으로는 퇴직연금자의 소득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다고 강조한다. 퇴직연금 외에도 다른 소득, 즉 함께 생활하는 배우자 등 다른 가족의 소득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에서 65세 이상 연령대가 빈곤한 삶을 살고 있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2015년 기준으로 기본 생활 안정을 보장해 주는 사회보조금을 수급 받은 만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3.0%로, 65세 이하 인구가 사회보조금인 ‘하르츠4’를 수급 받는 비율 9.3%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독일 사람들의 평균 기대 수명이 길어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전보다 오랜 기간 퇴직연금을 수령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독일 연금공단 DRV의 자료에 따르면 독일인들의 평균 연금 수령 기간은 1997년 이후 4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997년 퇴직 후 연금을 수령 받는 기간이 평균 15.9년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19.9년으로 길어졌다. 남성은 2016년부터 2017년 사이에만 연금 수령 기간이 평균 17.6년에서 17.9년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여성은 같은 기간 평균 21.6년에서 21.8년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연금 수령 기간 증가에 따른 연금의 추가적 지출 부담에도 불구하고 독일 국민의 연금 분담금은 지난 20년간 수입의 20.3%에서 18.6%로 감소해 눈길을 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연금 수령 액수는 약 28% 늘었다. 이는 독일 연금공단의 재정 관리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2018년 한 해에만 전년 2940억 유로보다 많은 3060억 유로의 총수입과 약 40억 유로의 흑자가 예상된다.
◆해외 거주 연금 수령자 갈수록 늘어…스위스 선호
하지만 연금 수준을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를 원하는데다 2025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하기 시작하면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고 꾸준히 늘어나는 독일 인구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년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독일의 은퇴 연령은 65세 또는 67세로, 1947년 이전에 태어난 이는 65세, 1964년 이후 태어난 이는 67세를 적용받는다. 1947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상황은 조금 더 복잡하다. 2007년 통과된 법 때문으로, 1947년에 태어난 사람들은 여전히 65세 은퇴가 가능하지만 이후부터 1958년까지는 매년 은퇴 연령이 한 달씩 증가한다.
가령 1948년에 태어난 사람은 65세 1개월이 지나야 은퇴가 가능하고 1949년생은 65년 2개월이 지나야 가능하다. 또 1958년 이후 태어난 사람들은 1964년생이 67세가 될 때까지 매년 2개월씩 은퇴 연령이 늘어난다. 1958년생은 66세, 1963년생은 66세 10개월이 되는 식이다.
물론 보다 일찍 은퇴하는 것도 선택할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67세가 되기 전 매달 남은 연금의 0.3%를 공제해야 한다.
한편 매년 수천 명의 연금 수급자들이 다른 나라에서 은퇴하기 위해 해외로 이주하고 있는 가운데 독일에서 퇴직연금을 수령하지만 실제로 외국에서 거주하는 연금 생활자들도 갈수록 증가 추세다. 2000년도 이후 110만 명이던 외국에서의 연금 수령자는 150만 명까지 증가했다.
독일연방 연금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약 7명 중 1명의 퇴직연금 수령자가 외국에 나가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에 거주하는 독일 연금 수령자가 2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과 오스트리아에서 거주하는 연금 수령자도 각각 2만4300명으로 그다음을 차지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06호(2019.01.07 ~ 2019.01.1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