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지도⑥ 해방촌·경리단 뒷길] 골목 상권에 ‘딱’, 길거리 음식점 해볼까

13㎡ 안팎 작은 면적에 창업 가능…3분에 1개씩 판매해야 유지 가능


이태원 상권의 신흥 강자인 경리단길과 해방촌길. 최근 이곳에서 유독 강세를 보이는 업종이 있다. 특색있는 골목길들을 중심으로 한 상권이다보니 이 골목길을 산책하며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길거리 음식점’이 늘고 있다.
L씨는 올해 2월 경리단길 입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녹사평대로46길(일명 ‘추로스골목’)에 13m²(4평) 크기의 가게를 얻었다. 경리단길의 번잡함을 피할 수 있는데다 최근 들어 이곳에 길거리음식점들이 하나 둘 늘어나며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L씨는 “경리단길 뒤편에 있는 녹사평대로46길에 있는 가게들은 규모가 작아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올 수 없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3분에 1개씩 판매해야 유지 가능
L씨가 가게를 창업하는데 든 비용은 8000만원이다. 인테리어비용 4500만원,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17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거리가 형성되기 전에 개업을 했기 때문에 권리금은 없었다. 소점포로 운영이 가능하다보니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창업이 가능한 업종인 셈이다.
그렇다면 L씨가 가게를 유지하기 위해서 얼마정도의 매출이 나와야할까. 테이크아웃전문점인 만큼 재료비에 매출의 30%인 2400만원을 쓴다. 이밖에 인건비 1500만원, 공과금 230만원, 임대료 170만원이 든다. L씨는 "쉴새없이 손님을 받고 음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도세 등이 다른 음식점과 비교해 많이 들어가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해서 한 달 동안 가게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비용은 대략 4500만 원 정도로 계산된다.
현재 L씨의 가게에서 판매하는 음식은 4900원에서 6000원 사이의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맥주(3000원)와 음료수(1500원)를 함께 판매 중이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길거리음식과 음료수를 함께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균 객단가는 7000~8000원 정도다. 객단가가 낮은 만큼, 가게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한 달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000원짜리 음식을 기준으로 하루에 300개 정도 판매해야 한다. L씨는 “테이크아웃 전문점이기 때문에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만들어 판매가 가능하다”며 “객단가가 낮음에도 매출 유지가 가능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씨는 현재 한 달에 대략 8000만 원 가량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대략 계산해 보면 하루동안 그가 판매하는 음식은 5000원짜리를 기준으로 533개 정도다. 가게의 영업시간이 9시간(오전 11시30분~오후 10시)임을 감안하면 1분에 1개씩 판매하는 꼴이다. 평일과 주말에는 매출이 2배 차이가 난다. 계절에 따라 편차가 크기는 하지만 3000만원~3500만 원 정도 순이익을 거둔다. 이 같은 매출을 유지할 경우 석 달이면 창업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L씨는 “경리단길과 해방촌길 모두 음식업종이 대세를 이루는 상권이기 때문에 대부분 맛있는 먹을거리를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며 “젊은 사람들일수록 산책을 즐기며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지연 인턴기자 new911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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