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강보합’ 95%… 추천주는 LG화학

리서치센터장 20인 설문, 해외 주식은 유럽이 유망


2015년도 이제 4분기에 들어섰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눈빛은 더욱 밝게 빛난다. 시장의 상황을 철저히 분석하고 최고의 재테크 상품을 찾기 위해서다. 상위 1% 부자들에게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100세 시대를 맞아 평범한 직장인들도 은퇴 후 ‘인생의 2막’을 설계해야 한다. 한경비즈니스가 리서치센터장 20인을 대상으로 2015년 4분기 증권 투자의 키포인트를 짚어봤다.

글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

저금리 기조 속에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 변수도 많지만 그 인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10월 29일 오전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의 주주 친화 정책 발표와 3분기 영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이며 205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지수도 시가총액 상위주인 게임과 방송 등의 주도로 694.94를 기록하며 690선에 안착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20인에게 주식 투자의 키포인트를 물었다.

가장 유망한 투자 상품 ‘주식’ 55%

리서치센터장들은 2015년 4분기 이후 주식시장이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먼저 코스피지수는 전체 응답자 20명 중 16명이 2000~2100, 3명이 2100~2200 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1900~2000 사이의 하락세를 예상한 전문가는 단 한 명뿐이었다. 코스닥 예상 밴드도 19명의 전문가가 650~700(14명)과 700~750(5명)으로 강보합세를 제시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 완화와 글로벌 중앙은행 정책 공조의 영향으로 제한적 반등 국면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은 풍부한 증시 유동성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형주 대비 고성장 매력이 부각될 전망”이라며 “3분기 주가 급락에 따른 가격 매력도 여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주의 주주 친화 정책 기대, 연말 배당 이슈와 소비 모멘텀, 유럽·일본·중국의 양적 완화 조치 등에 따라 시장의 우상향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2015년 4분기 가장 유망한 투자 상품’으로도 ‘주식(11명)’이 꼽혔다. 상품별 투자 비율은 주식 40%, 채권 30%, 파생상품 10%, 현금 10% 정도가 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파생상품과 현금은 주식에 대한 위험 요소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리서치센터장 5명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주식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자제하고 부동산 등 비교적 안정적인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가장 유망한 업종과 종목은 무엇일까. 리서치센터장 20인에게 ‘2015년 4분기 유망 업종과 종목’을 복수 추천받은 결과(전체 60표) 업종은 ‘화학(14표)’, 종목은 ‘LG화학(9표)’이 가장 기대되는 주식으로 꼽혔다.


LG화학은 LG그룹의 계열사로 고밀도폴리에틸렌·폴리염화비닐(PVC)·아크릴 등 석유화학계 기초 화학물질을 제조하는 업체다. LG화학은 올 들어 중국 수요 둔화, 유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에도 2분기와 3분기 연속으로 5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8% 증가한 5463억 원, 영업이익률은 10.55%를 기록했다. 3분기 실적 발표 전 증권업계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가 5000억 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이었다.

전문가들은 LG화학의 다양한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친환경차와 함께 성장하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 LG화학은 전기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 난징에 연간 전기차 5만 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10월 28일 준공식을 가졌다. 이와 함께 미국의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모터스와도 납품 계약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0월 28일 “테슬라가 2012년 단종된 ‘로드스터’ 업그레이드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LG화학으로부터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LG화학의 주가는 10월 29일 오후 31만8500원까지 치솟았다. LG화학 주가가 30만 원을 넘어선 것은 2014년 1월 2일(30만3000원) 이후 처음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등 4명은 ‘삼성전자’를 추천했다. 삼성페이 돌풍으로 마진 방어 기대감이 큰 가운데 우호적인 주주 환원 정책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SK이노베이션(3명)과 롯데케미칼(3명) 등도 관심을 가져 볼만한 종목으로 지목됐다.

상하이종합지수 2500~4000 예상

2015년 4분기 이후 해외 주식 거래 유망 시장으로는 전체 응답의 40%에 달하는 8명의 리서치센터장이 ‘유럽’을 꼽았다. 이어 미국(5명)·중국(5명)·일본(1명)·기타(동남아 등 아시아 신흥국, 1명) 등이 뒤를 이었다.

추가 양적 완화를 암시한 유럽은 내수 회복에 따른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초 대규모 양적 완화를 시행한데 이어 오는 12월 추가 경기 부양책을 실시할 것을 예고했다. 이는 유동성 유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유럽 증시는 물론 뉴욕 증시까지 일제히 밀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10월 22일 “올해 마지막 회의(12월 3일)에서 부양 프로그램을 검토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모든 통화정책 도구 사용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연말 특수 시작에 따른 성수기 효과가 예상되는 ‘미국’과 증시 폭락으로 투자 매력이 높아진 ‘중국’도 해외 유망 시장으로 거론됐다. 특히 중국은 경기 부양 정책 등에 따른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은 통화 공급 및 재정지출을 통해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하방 방어 의지가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의 시장 개방 기조 지속에 따른 자금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하이종합지수 전망도 나쁘지 않다. 전체 리서치센터장 중 절반이 넘는 13명은 2015년 4분기 상하이종합지수 전망에 대해 3500~4000선을 예상하고 나머지 6명은 3000~3500선을 예상했다. 10월 29일 현재 상하이종합지수가 3379.38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강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다.

중국은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지난 8월부터 재정지출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8월 일반 공공 예산 지출이 1조28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9% 늘어났다고 밝혔다. 정책 당국의 추가 경기 부양 정책도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일부 중국 언론에서는 정부가 연간 1조2000억~1조5000억 위안의 경기 부양책(재정 확대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목표치 대비 2조 위안 정도의 재정 여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재정 확대 가능성이 더욱 높게 예상되고 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이 같은 재정 확대 정책이 구체화되면 중국 증시의 안정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악몽’ 잊게 해줄 미국 채권

주식 재테크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채권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채권은 주식보다 수익률은 낮지만 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꼽힌다. 특히 시장의 금리와 반대로 가격이 형성되는 만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동안 유망 투자처 1순위로 지목돼 왔다. 하지만 채권 투자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동안 국내에 유행처럼 번졌던 브라질 채권 투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브라질 채권은 연 이자율 10%라는 당근으로 투자자를 유혹했고 국내에서만 7조 원 정도가 팔렸다. 이후 브라질 신용 등급이 떨어지고 헤알화 가치는 급격히 추락했다. 미국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는 2014년 9월 이후 70% 이상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그만큼의 손실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채권이어서 안전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유행에 따라 무턱대고 투자한 결과다.

그러면 2015년 4분기 이후 가장 유망한 채권 투자 지역은 어디일까. 6명의 리서치센터장들이 손을 들어 준 ‘미국(6명)’이 1위를 차지했고 중국(5명)·한국(4명)·유럽(3명)이 바짝 그 뒤를 쫓았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기준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았고 환율 변동 위험도 적다”며 “통화 완화 기조도 이어 갈 것으로 예상돼 장기물 중심으로 투자해 볼만하다”고 말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2명의 리서치센터장이 기타 의견으로 ‘인도’를 채권 투자 유망 지역으로 꼽았다는 것이다. 다른 신흥국들의 채권보다 금리가 높고 수익률도 좋다는 점이 장점으로 지목됐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도는 경제 기초 체력(펀더멘털)이 향상되고 외환 건전성도 높다”고 말했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상대적인 고금리를 비롯해 원자재 급락으로 경상수지 및 재정수지 개선 국가인 인도에 대한 채권 투자가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채권 투자 시 수익률은 12명의 리서치센터장이 ‘1~3%’ 정도로 높지 않게 전망했다. 금리가 하방 경직적이어서 낮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가운데 점진적인 금리 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일정 부분 자본 손실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2015년 4분기 이후 가장 유망한 파생상품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절반인 10명이 상장지수펀드(ETF)를 지목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증시의 불확실성 확대와 원유 및 국제 금값 하락 등으로 상당한 시련(발행 규모 감소)을 겪고 있는 상황이고 상장지수채권(ETN)은 아직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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