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쯤에 개인용 유전자지도 작성 비용이 혈액검사 비용과 엇비슷한 수준까지 내려감에 따라 누구나 자신의 유전자지도를 갖게 될 전망이다. 개인용 유전자지도 작성이 용이해짐에 따라 유전체 의학 시대가 열리게 된다.
유전체 의학의 핵심은 유전자 치료다. 유전자 검사로 개인이 지닌 질병 유발 유전자를 확인, 정상적인 유전자로 교체하는 의료 기술을 유전자 치료라고 한다. 유전자 치료에는 체세포 치료와 생식세포 치료 두 종류가 있다. 유전자 치료의 결과로 변환된 유전적 조성이 체세포 치료의 경우 환자 한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반면에 정자 또는 난자를 다루는 생색세포 치료의 경우 그 환자의 모든 자손에게 대대로 영향을 미친다.
유전자 치료는 의료 기술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우리가 질병을 치유하는 유전자를 제공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은 우리가 치료 이외의 목적에도 유전자를 제공하는 능력을 갖게 됐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당뇨병·심장병·파킨슨병·알츠하이머 따위의 난치병은 줄기세포(stem cell)를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줄기세포 기술로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은 거의 없을 정도다. 쉽게 말해 줄기세포는 뇌·뼈·근육·피부·혈액 등 모든 신체기 관과 장기로 분화될 수 있는 만능 세포다. 줄기세포는 크게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로 나뉜다. 2014년 4월 차병원의 연구진이 성인의 체세포를 복제해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또 역분화(逆分化) 줄기세포 또는 유도만능줄기세포도 주목해야 한다. 분화가 이미 끝난 체세포에 특정 유전자 몇 개를 도입해 분화 이전의 줄기세포 단계로 유도된 줄기세포다.
환자의 체세포를 떼어내 이를 줄기세포로 되돌린 뒤 이 줄기세포를 원하는 방향으로 다시 분화를 유도하면 환자 맞춤형 세포·조직·장기를 얻을 수 있으므로 불치병 치료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는 2012년 이를 발견해 노벨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