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돼지’로 고부가가치 창출합니다

병원균 없는 SPF 생산동 구축한 메디키네틱스…질환모델센터 박차

메디키네틱스는 실험용 미니 돼지를 생산, 판매하는 업체다. 현재 약 1000두를 보유 중이다. 세계적으로 미니피그를 다양한 종으로 키우고 있는 회사는 덴마크의 엘레가드, 미국 싱클레어와 메디키네틱스 세 곳뿐이다.
돼지는 특히 심장순환계 피부와 췌장 등이 사람과 비슷해 생명과학 분야에서 질환 모델 동물로 주목받는다. 중요성에 비해 국산 모델이 전무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메디키네틱스는 최근 국산 돼지의 유전체 등록을 통해 종 정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2001년 처음 수입 돼지를 육종해 14년 만에 이룬 쾌거다.
메디키네틱스는 지난 7월 경기 평택에 6600㎡ 규모의 미니피그 생산동을 완공했다. 기존 핵심 경쟁력이 유전적 변이와 식이요법 등을 통해 돼지 무게를 25~ 32kg 수준으로 유지한 것이었다면 고부가가치 사업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무균 돼지를 양산해 신약이나 신물질 개발에 중요한 실험 모델로 활용하고 궁극적으로 질환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질환 모델은 면역력이 없는 돼지를 생산해야 하는 까다로운 기술이다. 성공하면 실험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고 주요 병의 정복에도 가까워질 수 있다. 당뇨병·암 등의 질환을 돼지를 통해 관찰하면서 질병의 원인, 진행 과정, 상태를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질환 동물 1마리의 가치는 약 6000만 원에 달한다.

CRO를 위한 세포배양실 국내 최대 규모
메디키네틱스 생산동을 직접 찾아봤다. 7월 말 완공된 건물에 갓 태어난 18마리의 새끼 돼지가 자라고 있었다. 이곳은 특정 병원균이 없는 SPF(Specific Phathogen Free) 돼지를 생산 공급하는 단지로, ‘SPF존’과 ‘준SPF존’으로 구분돼 있다. SPF 돼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공기·온도·습도 등의 환경부터 동선까지 통제돼야 한다. ‘무균’상태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전적·환경적·미생물적 통제를 위해 계대 유지로 유전적 형질을 고정하고 환경적으로 미생물을 제어하는 생산 기지를 구축했다.
메디키네틱스 생산동은 입구부터 문이 세 개로, 사람이 다니는 길과 돼지가 다니는 길이 분리돼 있다. 건물 설계 단계부터 동선을 철저히 구분했다. 이곳에 있는 18마리의 새끼 돼지는 모두 제왕절개를 통해 태어났다. ‘아이솔레이트’로 불리는 무균 공간 안에서 태어나 패스 홀(Pass Hole)을 통해 곧바로 SPF존으로 들어갔다. 약 두 시간 단위로 먹이를 주기 위해 이곳 연구진이 밤잠을 설치며 교대로 돼지들을 돌보고 있다.
메디키네틱스는 이와 별개로 비임상 전문 시험 대행 기관(CRO) 사업에 본격적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본사 건물을 CRO를 위한 단지로 활용할 계획으로, 현재 1층에 ‘연구실’과 3층에 ‘세포배양실’을 운영하고 있다. 세포배양실은 총 9개의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돼 국내 최대 수준을 자랑한다.
메디키네틱스는 향후 실험동물 생산 및 공급, 연구·개발, 비임상 서비스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니 돼지 실험의 국가 대표가 되는 게 목표다. 2016년 상반기에 질환모델센터를 신축할 예정이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