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 사장
1% 저금리에 ‘G2발 금융 불안’까지…. 최근의 투자 환경은 투자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기 어려울 만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 사장은 “이럴 때일수록 더욱더 ‘잃지 않는 투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첫째는 원금을 잃지 않는 것, 둘째는 첫째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고 역설한 세계 최고의 금융 투자가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의 투자 철학을 되새겨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900조 원을 주무르는 68년 전통의 글로벌 자산 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의 한국 대표는 과연 어떤 투자를 ‘확실한 투자’로 생각할까.
저성장·저금리 상황에서 변동성 장세까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맞는 재테크 방법을 조언해 주십시오.
“최근의 금융시장이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 하락 등을 구실로 변동성이 커진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저금리에는 ‘잃지 않는 투자’가 중요하죠. 원금을 잃으면 복구하기가 그만큼 힘들어서입니다. 하지만 ‘잃지 않는 투자’라는 말이 곧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를 하지 말고 예금과 같은 안전 자산에만 투자하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한 사실은 버핏 회장은 주식으로 부를 쌓았다는 겁니다.
사실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오히려 기회입니다. 변동성이 클 때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수록 시간이 많이 흐른 뒤 더 큰 성과를 거두기 마련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그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만큼만 해야 한다는 것이죠. 웬만한 사람은 변동성이 클 때 목돈을 넣어 두면 버티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오히려 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으로 조금씩 주식형 펀드 등에 적립식 투자를 해 나갈 때입니다. 시간이 지나 ‘아 그때 투자할 걸’이라는 말은 의미가 없습니다. 쉽게 생각해 주가 1000선 밑으로 갔던 2008년 금융 위기 때부터 지금까지 적립식 투자를 해 왔으면 꽤 큰돈이 됐을 겁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실을 참아내기가 참 어렵습니다.
“한 가지 조언을 드리고 싶은 것은 투자의 목표를 확실히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당장 내일 집을 사는 데 거금을 주식에 투자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직접 예산을 짜 펀드에 적립식 투자를 해 나가면 배당 등을 고려할 때 은행 금리의 두배가 넘는 연 5~7% 수준의 수익률은 어렵지 않게 올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어떤 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을 까요.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펀드 중 추천할 만한 게 있는지요.
“국내와 해외로 나눠 두 가지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하나는 ‘프랭클린지속성장펀드’이고 다른 하나는 ‘프랭클린 미국 금리연동 특별자산펀드’입니다. 앞은 국내 주식형 펀드이고 뒤는 미국 기업의 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프랭클린지속성장펀드’는 장기적으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이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철저한 리서치를 활용해 시장의 주가 등락 사이클과 무관하게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프랭클린 미국 금리연동 특별자산펀드’는 미국 기업들이 발행하는 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쉽게 말해 은행이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입니다. 이때 이자는 시중금리에 따라 꾸준히 바뀝니다.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이 받는 이자도 올라가겠죠. 그래서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될수록 미국 금리 연동 대출 채권의 수익도 높아지게 됩니다.”
‘프랭클린지속성장펀드’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쉽게 말해 철저히 ‘좋은 기업’에만 투자한다는 뜻이죠. 실제로 8월 31일 기준 지난 1년간 코스피 지수가 6.33%나 빠질 때 이 펀드는 거꾸로 32.34%라는 고수익을 냈습니다. 그 결과 주식형 펀드 중 지난 1년, 2년 성과가 상위 1% 안에 들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기업을 선별할 때 적용하고 있는 기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사업이 독점적인 요소를 지니면서 잠재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약 15%를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규모나 산업의 성격을 크게 고려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6월 30일 기준으로 펀드의 업종별 투자 비율은 운수창고(33.5%)·화학(12.69%)·의약품(12.69%)·서비스업(7.31%) 등으로 코스피 지수의 기업 업종 비율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프랭클린 미국 금리연동 특별자산펀드’는 아직 좀 낯선 펀드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여러 가지 변수에 의해 혼란에 빠진 모습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게 하나 있습니다.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수차례 밝힌 것처럼 ‘미국이 연내 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이죠. ‘프랭클린 미국 금리연동 특별자산펀드’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의 수혜가 기대되는 펀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펀드는 기본적으로 채권 펀드입니다. 채권 펀드의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 시 하락합니다. 그런데 이 펀드는 미국 기업들이 발행하는 ‘시니어론’, 즉 ‘금리연동 대출 채권’이라는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대출 채권은 일반적인 채권과 달리 금리가 올라갈 때 더 수익이 나는 거죠. 실제로 시니어론의 과거 22년 동안 연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금융 위기를 맞은 2008년을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매우 안정적인 성과죠.”
또 다른 특징은 없는지요.
“기업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발행하는 채권이기 때문에 신용 리스크가 있습니다. 즉 기업이 ‘부도’가 날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이 채권의 주체는 은행입니다. 은행은 기업에 금리 연동 대출 채권을 발행하면서 담보를 잡아 둡니다. 특히 선순위채이기 때문에 기업이 망하더라도 담보로 잡힌 자산을 팔아 가장 먼저 갚게 되는 것이죠. 리스크가 축소되는 겁니다. 또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끝으로 프랭클린템플턴이 직접 운용한다는 것이죠. 약 17년 경력의 시니어론 전문 운용팀이 총규모 20조 원의 자금을 직접 대출 채권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약력 : 한국외국어대 영문학과 졸업. 서울대 경영학 석사. 1985년 한국씨티은행. 쌍용투자증권.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2001년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총괄 상무. 2010년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대표이사 사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