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권사들 “6%대 성장, 적응 과정일 뿐”

‘경착륙’보다 ‘새로운 균형 찾기’에 무게…창업 열기·내수 잠재력에 주목



이제 중국의 경제 불황이 글로벌 투자자들의 가장 큰 화두가 됐다. 현재 회자되는 중국의 위기 내용은 예전과는 조금 다르다. 과거에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 거품 붕괴 가능성이나 그림자 금융 등에 따른 금융 시스템의 위기 가능성을 이야기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이에 따라 중국 주요 증권사의 리서치팀과 전략가들의 시장 전망을 긴급히 조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의 주요 증권사들은 실제로 3분기 성장률을 6%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이 그동안 7%의 성장률을 지켜왔던 것을 감안하면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내용적으로 볼 때도 제조업 경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라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중국 주식시장의 급락과 공급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지연 등을 감안할 때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성장률 둔화는 불가피” 한목소리
하지만 이번 중국 경착륙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위기감은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둔 특수한 상황에서 금융시장이 다소 과도한 반응을 나타낸 것에 대한 하나의 ‘핑계’일 수 있다고 여겨진다. 오히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6%대 중반이든 후반이든 확인되고 그것을 시장이 받아들이는 시점이 오면 그때가 주식시장의 저점일 수 있다고 판단된다. 즉 지금의 상황은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중국의 순환적인 경기 하강 국면이고 중국의 산업구조가 2차산업에서 3차산업으로 재편되는 과도기라고도 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 중국의 경제 규모가 이미 세계 둘째로 커진 상황에서 6%대 성장률도 낮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모든 경제 변수가 그렇듯이 불확실한 것은 악재다. 시간이 지나면 이제 중국이 6%대로 성장하는 것을 시장이 편하게 받아들이는 시점이 오고 그때가 주가의 단기 저점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살펴보자. 중국 증권사 가운데 비교적 강세장에 대한 전망과 조정장에 대한 전망을 잘 맞혀 온 회사 중 하나가 중국 국태군안증권이다. 국태군안증권은 중국 경제에 대해 비교적 중립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로 국태군안증권은 최근에 2015년 하반기 성장률을 7%에서 6.8%로 하향 조정했고 2016년 성장률도 하향 조정했다. 올 하반기 분기별 성장률은 3분기에 6.7%로 하락했다가 4분기에는 정책 효과로 6.9%로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016년 1분기에는 다시 6.5%까지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예상보다 빠른 경기 하강 속도의 원인은 상반기 성장률에 주식시장 상승 등 금융 부문의 기여도가 너무 높았고 7~8월에 확인된 제조업 지표가 매우 부진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기대가 큰 부문은 추가적인 재정정책 효과로 실질적인 효과는 4분기부터 일부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중국 중앙정부가 1조 위안 이상 재정지출을 집행하기로 하는 등 경기 부양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CICC증권과 하이퉁증권 등 대부분의 중국 증권사들도 비슷하게 전망했다. 중국 증권사들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는 당분간 성장률이 낮아지는 과정, 즉 L자형 혹은 좀 더 성장률이 둔화되는 패턴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성장률이 시간을 두고 낮아지고 정부정책과 자생적인 회복력이 균형을 이루면서 경제성장률의 하단 찾기 과정이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한국 경제의 1990년대, 일본의 1970년대와 비교할 수 있는 중속의 성장률 레벨 찾기 과정이라는 것이다.
경제 리스크에 대해서는 내부보다 오히려 외부 변수가 더욱 크고 신흥국 위험 등이 부담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중국 수출의 경제 비중이 줄어들고 있어 외부 충격에 따른 점염 효과는 예전보다 낮아지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는 금융 시스템 리스크에 상당히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고 외부 요인(주변국 위기 및 지역 내 정치 군사 긴장)이 아니라면 내부 경제 부진을 여전히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
중국 증권사들은 중·장기적으로는 중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고 그 주요 원인은 민간 내수 경제의 성장 잠재력과 창업 시장의 열기, 서비스산업의 성장 추세 등이다. 특히 정부의 규제 완화 속에 내수 시장 확대와 온라인 분야 등 민간 부문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했다. 결론적으로 중국 경제는 6%대 성장률로의 하향 과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민간 중심, 내수 중심의 성장 경제로 바뀌어 가는 과정의 성장 잠재력도 가지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중국 증권사들의 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향후 6%대 성장을 예상했다. 또한 단기적인 경제 사이클은 3분기 하락, 4분기 반등을 예상하고 있다.
지금 중국 경제는 구조조정 중이다. 구조조정 사이클은 짧으면 2016년, 길면 201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구조조정의 폭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중국의 성장 축도 교체되고 있다. 중국도 이제 6%대 성장의 뉴 노멀 시대가 다가온 것으로 판단 된다.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중국 경제의 선행지표인 부동산 지표다. 2014년 부진하기만 하던 부동산 시장이 2015년 들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정부의 통화 완화 정책과 부동산 부양책을 감안하면 하반기와 2016년의 부동산 시장은 회복 추세가 예상된다. 또 이와 함께 2015년 하반기 소매 판매는 완만한 반등이 예상된다. 이미 소비 부문의 거품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자산 소득 효과와 온라인 시장의 성장을 감안하면 소매 판매 역시 꾸준한 성장이 예상된다.
세계의 공장이었던 중국의 제조업은 구조조정 중이지만 세계의 시장인 중국의 내수와 소매 판매가 본격적인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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