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수수료 공제 관행 반대, ‘봉사료 권리 찾기 운동’ 확산 중
GLOBAL 유럽봉사료(팁)에 대한 종업원들의 권리 찾기가 한창이다. 영국의 피자 체인점 피자익스프레스 직원들은 오는 10월부터 손님들이 신용카드로 지불한 봉사료 전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피자익스프레스 측은 손님이 현금 대신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를 통해 음식 값과 봉사료를 내면 관리 수수료 명목으로 1파운드(1800원)당 8펜스를 공제하고 직원들에게 봉사료를 돌려주는 정책을 고수해 왔다.
평소 이에 불만을 갖고 있던 직원들은 지난해 해당 기업이 중국계 사모 펀드에 매각된 것을 계기로 8% 수수료의 공제 관행을 화두에 올렸고 올해 8월 런던 박물관 지점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며 대대적인 캠페인에 돌입했다. 회사의 부당한 정책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이다.
피자익스프레스노동조합은 영국 내 430여 개 지점을 보유한 피자익스프레스가 봉사료를 통해 매년 100만 파운드(18억2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피자익스프레스의 한 직원은 노동조합에 보낸 편지에서 “회사가 하룻밤에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가는 금액이 3파운드(5400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지난 15년간 이곳에서 일했지만 난 여전히 영국 최저임금인 시간당 6.5파운드(1만1000원)를 받는다”며 “이렇게 임금이 낮기 때문에 나와 내 동료들은 고객들의 봉사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회사가 이 가운데 일부를 가져간다”고 분개했다.
노동조합 캠페인 담당자는 “8%의 수수료는 불공평하며 만약 회사가 종업원들을 존중한다면 손님이 낸 봉사료 전액을 직원들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의 캠페인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중의 큰 성원을 받았고 수수료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피자익스프레스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고객들의 보이콧 예고가 트위터 등을 통해 전개되자 해당 기업 측은 봉사료 전액을 직원들에게 돌려주겠다고 공표했다.
유명 레스토랑 참여 이어져
업체 측은 오는 10월 6일부터 카드를 통해 들어온 봉사료 전체를 직원들에게 지급할 것이고 이 가운데 30%는 청소부와 주방 직원이, 70%는 매장 내 직원들이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피자익스프레스는 직원과 고객들의 항의에 굴복해 정책을 바꾼 것이 아니라 지난 6개월간 개발한 자동화 시스템 때문에 봉사료를 분배할 수 있게 돼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이라고 기업 블로그를 통해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은 회사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승리’로 자평했다. 노동조합의 지역 책임자인 데이브 턴불 씨는 “회사 측에 맞선 직원들의 용기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피자익스프레스노동조합이 이끈 ‘봉사료 권리 찾기 운동’의 영향으로 영국 내 다른 레스토랑들도 속속 봉사료 정책 변화를 선언하고 있다. 애스크 이탈리안과 치치 등 유명 레스토랑 체인점은 11월부터 봉사료에서 8%의 수수료를 공제하던 기존의 정책을 없애기로 최근 결정했다.
이와 달리 직원들이 받아야 할 봉사료에서 관리 수수료를 제외하고 돌려주는 요식 업체들은 대중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사지드 자비드 기업혁신기술부 장관도 “레스토랑 봉사료는 직원들의 것”이라며 봉사료가 직원들에게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지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헤이그(네덜란드)=김민주 객원기자 vitamj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