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대상 숙박 공유 사이트 오픈, 정착 정보 제공 앱도 개발
최근 대규모 난민 수용 의사를 밝힌 독일에서는 청년 사회운동가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민간 차원의 난민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 베를린의 한 커플은 지난해 11월 난민들을 독일과 오스트리아 주민들의 룸메이트로 연결해 주는 주거 웹사이트 ‘난민을 환영합니다(refugees-welcome.net)’를 론칭했다. 일종의 난민 대상 에어비앤비(숙박 공유 서비스)를 만든 것이다. 이 사이트는 자신의 남는 방에 난민을 룸메이트로 받아들이겠다고 호스트(집주인)가 신청하면 성별·언어·취향 등 호스트와 적합한 조건의 난민을 찾아 이들을 연결해 준다. 매칭이 성사되고 나면 해당 사이트에서 기부금을 마련하고 정부 지원금을 합쳐 난민이 내야 할 집세와 각종 생활용품 등을 지원해 준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통해 시리아·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온 138명의 난민(9월 8일 기준)이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얻었다. 현재 400명의 난민이 입주를 신청할 정도로 사이트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는 열악한 난민 수용 시설 때문이다.난민 수용 시설 열악해독일은 지난해에만 20만 명의 난민이 유입되면서 이미 각 주정부가 확보한 수용 시설이 한계치에 다다랐고 학교 체육관이나 지하 주차장·공터 등에 임시로 수용소를 세우면서 주거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사이트의 운영진은 “난민들은 비난받지 않아야 하며 공공 수용 시설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혜택에서 제외돼서도 안 된다”며 “그 대신 우리는 그들에게 따뜻한 환영의 마음을 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난민을 환영합니다’ 사이트에서는 주거 연결뿐만 아니라 언어 수업이나 대학 입학 등 난민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소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드레스덴의 한 정보기술(IT) 기업은 난민들이 독일에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인 ‘드레스덴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The Welcome to Dresden)’를 개발했다. 무엇보다 의미가 남다른 것은 반이민 극우 단체 페기다 활동의 주요 근거지인 드레스덴에서 난민 지원 앱이 론칭됐다는 점이다. 해당 앱은 독일 정부에 망명 신청을 하는 방법, 건강보험에 가입하는 방법, 식사 지원을 받는 법 등 난민들이 초기 정착 시 알아야 할 필수 정보들을 영어·독일어·프랑스어·아랍어·러시아어 버전으로 제공한다. 프로그램 개발자는 난민 대량 유입으로 망명 신청 기간이 길어지면서 불편을 겪는 이들이 늘자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이를 기획했다. 앱을 만든 아인리히앤드로이터 솔루션의 로이터 아인리히 대표는 “난민들이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음식을 구할 수 있는지 알아내는 과정이 정말 복잡하다”며 “공무원들과 접촉했을 때 이 앱이 서류보다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앱은 현재 드레스덴에서만 이용할 수 있지만 앞으로 독일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보의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독일은 올해에만 약 80만 명의 난민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헤이그(네덜란드)=김민주 객원기자 vitamj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