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경제’에서 만난 행복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작은 경제’에서 만난 행복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장은주 옮김┃가나출판사┃202쪽┃1만3000원

풍요로운 물질의 이면에는 채워지지 않는 욕망이 존재한다. 소비 자본주의 경제 속에서 풍요를 실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빵이 있어도 배고픔을 느낀다. 저자는 성장이 멈춘 사회에서 희망과 비전을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대안적 삶의 방향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얻은 대안이 ‘소상인’과 ‘탈소비’다.
여기서 말하는 소상인은 비즈니스의 규모를 의미하는 게 아니다. 규모가 아닌 방식의 문제다. 즉, 이윤만을 추구하지 않고 일하는 것에 의미를 두며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 일하는 방식이다. 사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들어 낸 팀워크,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 경영자의 신념이 소상인적인 ‘휴먼 스케일’을 축으로 구성된 것을 의미한다. 제품 하나를 정성껏 만들어 내는 생산 라인, 고객에게 신뢰와 만족을 얻는 시스템이다. 또한 소상인적 삶은 다양한 외적 조건의 변화에도 웃으면서 곤경을 극복해 가는 생활 방식이며 기업 철학이다. 확대보다 지속을, 단기 이익보다 노동의 의미를 중시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의 실천적 지식인으로 통한다. 일본의 대표적 사상가인 우치다 다쓰루와 함께 회사를 창업했고 실리콘밸리 투자회사를 운영하며 자본주의 사회의 첨단에 섰던 그는 이익의 극대화가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강한 회의와 좌절을 불러 온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작은 경제’를 주창하게 된다. 저자가 제안하는 대안적 삶의 방식대로 운영하던 회사를 소상인 스타일로 바꾸고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마을로 일터와 주거지를 옮기는 등 생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노동의 기쁨이 살아있고 인간적인 가치관이 바탕이 되는 일터를 지역사회에 전파한다.
초고속 경제성장과 25년 장기 불황을 온몸으로 겪은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일본의 현대 경제사를 통해 한계에 부닥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대량생산·대량소비라는 생산 시스템은 단시간에 경제를 확대했지만 소비는 이미 정점에 달했고 인구는 감소 추세에 접어들었다. 성숙을 다한 경제에 채찍질을 가하며 경제성장을 재촉하는 것은 무모한 행위이며 오히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잠시 멈춰 서서 과거와 미래를 헤아리는 시간을 갖고 경제성장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일본의 버블 경제가 붕괴될 때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살아남은 곳은 이런 소상인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책은 지속되는 저성장과 2018년 인구 절벽을 앞두고 있는 한국 경제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동사무소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임동금·김종배 공저┃반비┃416쪽┃1만8000원
동사무소(현 주민센터). 다른 나라에는 없는 우리의 최소 행정단위다. 동사무소의 시작은 1920년 콜레라 발병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일제의 조치는 간단했다. 해당 지역을 격리하고 불태워 버리는 것이다. 재산을 지키기 위해 북촌 양반들이 삼청동을 중심으로 사무소를 열고 위생 관련 업무를 봤는데 그게 발전해 동사무소가 됐다. 자치 조직으로 시작된 셈인데 평화 시기에는 자율권이 주어지지만 빈번하게 행정조직으로 바뀌기도 했다.
동사무소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긴요했는지는 1958년 동장을 선출제에서 임명제로 바꾸는 법안이 국가보안법과 함께 국회에서 날치기로 통과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지금은 부녀회·노인회 등 많은 자치단체가 동사무소의 기능을 대신하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주민센터, 옛날 동사무소는 최소 행정단위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도시의 허파라고 불렸던 그린벨트, 그 속에도 정치적인 의도가 숨어 있다. 정부가 경부고속도로 건설 계획을 세웠지만 돈이 없었다. 1km당 일본이 썼던 비용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예산을 책정했지만 이를 조달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경부 고속도로 인근의 체비지(替費地)를 매각하는 방법이었다. 허허벌판을 국가가 개발할 때 정부는 인근 지주들에게 땅을 환수해 그 일부를 판매하는데 이 땅이 체비지다. 당시 정부가 팔려던 체비지는 송파·동작·서초를 아우르는 영동 1지구다. 지금은 금싸라기 땅이지만 당시에는 정부가 골치깨나 썩였던 곳이다. 매각이 잘 안됐기 때문인데 이 땅을 팔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특단의 대책이 그린벨트였다.
정치 지리학은 정치·행정구역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책은 여러 지역 중 특히 서울에 초점을 맞췄다. 1960년에 총리 산하의 특별시가 됐고 1963년에 행정구역 대개편을 통해 면적이 두 배로 늘어났다. 서울이 특별시가 된 데에도 정치적 거래가 있었다. 원래는 서울시가 내무부 산하에 있었는데, 군 후배 밑에 있기 싫었던 서울시장이 관할권을 총리실로 옮기는 반란을 저질렀다.
서울을 놓고 벌이는 정치 지리학적 다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행정수도 논의가 헌법재판소에 올라갔을 때 ‘동국대전’과 ‘관습헌법’이 동원됐다. 청계천 복원은 대권으로 가는 중간 다리 역할을 했다. 누가 뭐래도 서울은 대한민국에서 정치적 이해가 가장 첨예하게 맞물리는 곳이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Iibks.com


5년 후에도 이 일을 계속할 것인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직장인들의 삶이 크게 변했다. 직종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수많은 사람이 거리로 내몰렸다. 회사는 하루아침에 부도나거나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직장인들은 동료나 상사가 자의 혹은 타의로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목격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은 나날이 심해지는 취업난에 경력을 만들어 나갈 기회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그저 변화를 두려워하는 현실을 지켜보면서 구직이나 이직을 할 때 언제나 ‘나를 아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칼라 해리스 지음 우진하 옮김┃348쪽┃1만5000원
부자가 되지 못하는 40가지 함정
부모의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형 부자, 밑바닥부터 부를 쌓은 자수성가형 부자, 공부를 열심히 해 노력으로 이룬 학업 성취형 부자, 운이 좋게 사업이 대박이 난 행운형 부자 등 다양한 부자의 유형이 있다. 이 책은 부자들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한 가지 공통 요소가 있다면 돈과 가치의 본질에 대한 이해와 깨달음이라고 말한다. 달콤한 말의 함정, 돈의 함정, 생활 속 구매의 함정, 주식 투자의 함정, 투자 대상 선정의 함정 등 총 5가지 함정을 소개하고 독자들을 위한 실용 포인트를 소개하고 있다.


이타쿠라 유이치로 지음 안양동 옮김┃리텍 콘텐츠┃312쪽┃1만5500원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거인들의 성공 이야기 63
이 책은 대박을 터뜨린 63개 스타트업의 성공 아이템, 최고경영자(CEO) 이야기, 자금 조달 방법, 고객 분석, 미래 전망 등을 담고 있다. 어떤 스타트업은 사라지고 어떤 스타트업은 대박을 터뜨릴까. 이 같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자는 3년간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성공한 기업과 창업가들의 이야기를 수집해 왔다. 수집한 자료는 20개국 언어로 된 3000쪽에 해당하는 외국 자료와 기사·사진·도면·웹사이트 등이다. 성공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공통점과 차별화 포인트, 창업과 성장 이면의 이야기 등을 통해 성공 방정식을 만들었다.
박평호 지음 ┃한스미디어┃412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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