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우산을 펴라

저금리·저성장 대비 최선의 방법 ‘글로벌 자산 배분’

‘초윤장산(礎潤張傘)’이라는 ‘손자병법’에 나온 사자성어가 있다. 그때의 집들은 흙벽과 이를 지탱하는 나무 기둥과 주춧돌로 구성돼 있었는데 이 주춧돌이 젖어 올라오면 비가 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우산을 준비하라는 뜻이다. 즉 어떤 일이 벌어지기 전에 전조증상이 있으니 미리 대비하라는 의미다.

현재 한국은 저금리·저성장이라는 전조증상으로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은행 예금에만 의존했던 은퇴를 앞둔 투자자들은 노후 자금 마련에 고민이 많다. 이는 자산 관리 방식이 앞으로는 큰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높으니 국내 및 은행 예금을 떠나 ‘글로벌 자산 배분’이라는 우산을 준비해야 될 때라는 것을 의미한다. 로버트 루빈 미국 전 재무장관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행동해야만 한다.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돈 가치 하락이라고 하는 더욱 회피하기 어려운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도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물가 상승과 노후 자금 부족이라는 위험을 회피만 하지 말고 다양한 자산으로 분산투자할 필요가 있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50대 초반의 A 씨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2% 밑으로 떨어지자 고민이 많아졌다. 투자 상품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원금 손실에 대한 걱정으로 선뜻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고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들은 미국 금리 인상 이슈, 원자재 가격 하락, 중국 증시 급변 등의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로 더 혼란스러웠다. 이에 따라 A 씨는 자산 관리 전문가와 함께 은행의 정기예금과 연금보험으로 구성된 5억 원의 금융 상품을 전환하고자 했다.


절세 효과 있는 연금저축계좌 적극 활용
우선 시장의 변화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게 자산을 주식과 채권, 신흥국과 선진국에 적절히 배분했고 저금리로 수익이 저조한 개인연금보험은 연금저축계좌로 이전했다. 연금저축계좌는 개인연금보험과 달리 다양한 펀드로 분산투자가 가능해 저금리 시대에 적합하다. 또한 연금저축계좌에서 해외 펀드에 투자하면 인출 시점까지 과세가 이연돼 절세 효과가 있다.



글로벌 자산 배분형 랩은 자산 배분 모델 포트폴리오를 추종하는 랩어카운트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역동적인 자산 배분을 한다. 한 개의 상품으로 전 세계에 분산투자할 수 있고 해외 ETF에 투자하면 매매 차익이 분류 과세돼 절세 효과가 있다.

지수형 ELS는 편입된 모든 지수가 50%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7%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저금리 시대에 좋은 대안으로 생각된다.

글로벌 채권형 펀드는 시중금리+알파를 투자 목표로 전 세계 글로벌 채권에 분산투자하고 이자 수익 등의 투자 수익을 추구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할 염려가 있으니 평균 듀레이션이 짧은 펀드가 좋아 보인다.

아시아 컨슈머 섹터 펀드는 아시아 소비 인구 성장에 따른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며 전통적 소비재 업종 이외의 업종에도 투자하는 포괄적 소비 테마 펀드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혜, 특히 아시아 국가의 소비 확대에 따른 성과 개선이 기대된다.

글로벌 성장주 펀드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을 발굴하고 매크로 환경과 무관하게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성장 테마인 소비재·정보기술(IT)·헬스케어 등에 투자한다.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해 정확히 예측하고 타이밍을 잡아 투자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자산 배분을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홍진교 미래에셋증권 울산지점 수석 웰스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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