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유전자 치료제 시장 ‘성큼’

코오롱생명과학·바이로메드·제넥신 등 관련 기업 주목할 때.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교보증권 박광식·최성환 애널리스트가 펴낸 ‘성큼성큼 다가오는 유전자 치료제 시장’을 선정했다. 박·최 애널리스트는 바이오 의약품의 성장성이 기대되고 특히 3세대 제품인 유전자 치료제의 시장성에 주목할 때라고 강조했다.



세계 제약 시장의 중심축이 합성 의약품에서 바이오 의약품으로 재편되고 있다. 고령화 추세로 노인성 질병(만성 질환 및 퇴행성 질환)이 증가하면서 바이오 의약품의 처방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 만료 시기가 맞물리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이는 바이오 의약품 전체의 파이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 의약품은 생물체의 세포·단백질·유전자 등을 원료로 제조하는 의약품이다. 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인 표적만을 치료하기 때문에 합성 의약품에 비해 효과가 좋고 고유의 독성이 낮아 높은 제품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용량이 점차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오 의약품은 합성 의약품에 비해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고 생물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복잡한 제조 공정을 거치게 된다. 따라서 생산 설비를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고 진입 장벽 또한 높은 특징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무게중심이 바이오 의약품으로 옮겨 가는 이유는 첫째, 합성 의약품에 비해 임상 1상에서 성공률이 높고 둘째, 타깃이 초기에 밝혀지기 때문에 후보 물질 발굴 과정이 필요 없으며 셋째, 활성 대사체와 관련된 독성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바이오 의약품은 주성분의 종류와 활용 기술에 따라 크게 3가지 세대로 분류할 수 있다. 현재는 2세대 바이오 의약품에 속하는 항체 의약품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교보증권은 지금부터 3세대 바이오 의약품, 특히 유전자 치료제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도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드라이브’
1세대 바이오 의약품은 단백질 의약품으로 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단백질 의약품은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이다. 인슐린은 원래 동물(소·돼지)의 췌장에서 추출해 사용했지만 1982년 릴 리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활용해 양산에 성공했다.

2세대 바이오 의약품은 특정 항원을 표적으로 질병 세포를 공격하는 항체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항체 의약품이 중심이다. 2013년 기준 글로벌 매출 1~3위에 속하는 휴미라·엔브렐·레미케티드는 모두 항체 의약품이다. 최근 굵직한 항체 의약품의 특허 만료와 함께 부각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도 이쪽 영역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3세대 바이오 의약품은 이제 막 시장이 열리는 분야로, 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가 이에 속한다. 세포 치료제는 사람의 세포를 추출한 뒤 배양 및 조작을 통해 만들어진 제포를 이식해 치료하는 의약품이다.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자 조작 기술을 활용해 치료 유전자를 환자의 세포 내에 주입해 유전자 결함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치료제다.

최근 정부는 바이오 의약품 육성책을 발표하며 올해 총 34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재 바이오 의약품 중에서도 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는 절대적인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

세포 치료제 중 줄기세포 치료제는 현재 상용화된 치료제 6개 제품 중 4개를 한국이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교보증권은 3세대 바이오 의약품 중에서도 유전자 치료제 시장을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상용화 단계는 유전자 치료제가 줄기세포 치료제에 비해 늦지만 여러 국가에서 임상 데이터가 풍부하고 시장성이 유망한 치료제가 많아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에는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인 티슈진-C가 국내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로 시판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적으로도 유전자 치료제의 개발 성과가 가시화됐다. 작년 11월 세계 최초로 독일에서 유전자 치료제의 허가가 난 것이다. 이는 네덜란드의 생명공학 기업 유니큐어가 개발한 ‘글리베라’다. 이 약은 지방이 혈관을 막는 희귀 질환인 ‘지단백지질분해효소결핍증(LPLD)’ 치료제다. 이와 함께 글로벌 제약 업체들도 3세대 바이오 의약품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신생 기업들과 기술이전 및 공동 개발을 크게 늘려 가고 있다. 이에 따라 2008년 9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유전자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올해 3억1600만 달러, 2017년에는 7억9400만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이 64.7%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증권은 국내 기업 중에서 이런 변화에 가장 앞서 나가는 기업으로 코오롱생명과학·바이로메드·제넥신을 제시한다.


유전자 치료제 시장 규모 연평균 64%↑
코오롱생명과학의 실적 성장을 견인했던 원료 의약품 사업은 201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엔화 약세로 실적이 큰 폭으로 둔화되기 시작했다. 엔화 약세는 현재 진행형이라 당분간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이오 신약인 티슈진-C다. 티슈진-C는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하는 세포 기반의 유전자 치료제다. 현재 15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임상 3상이 진행 중이고 8월 관찰 기간이 종료된다.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올해 4분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허가를 진행할 계획이고 2016년 상반기 중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티슈진-C는 현재 글로벌 제약 업체 3곳과 라이선스 아웃을 협의 중이며 올해 안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티슈진-C는 치료제 중에서도 효능과 편의성에서 최상위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 대부분이 노인이다 보니 대부분이 소염 진통제만으로 고통을 참는 이가 많다. 1회 주사 투여 방식인 티슈진-C가 기존의 수술요법을 점차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로메드는 유전자 치료제 중심의 신약 개발 전문 기업이다.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는 바이오신약(VM202· VM206)과 바이오베터(VM501)가 있다. 천연물 의약품 분야는 천연물 신약(레일라정·PG102)과 건강기능식품(알렉스·무르핀·HX106)으로 나눌 수 있다.

VM202는 2가지 적응증(PAD:허혈성 지체 질환, DPN:당뇨 병성 신경 병증) 치료제로 활용되는데 VM202-DPN은 지난 4월 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 시험 승인이 났고 VM 202-PAD는 미국·한국 임상 2상 완료 후 미국 임상 3상 시험 준비 중이다. 또 VM202-ALS(근위축성 측상경화증, 일명 루게릭병)도 있는데 미국 FDA로부터 희귀 의약품으로 지정돼 미국에서 임상 2상 시험완료 후 우선 상용화가 가능하다.

VM202-DPN·PAD·ALS는 올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수출이 본격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넥신은 성장호르몬제인 GX-H9가 국내 임상과 별개로 유럽 5개국(슬로바키아·스웨덴·헝가리·그리스·프랑스)에서 임상 2상 승인을 받은 상태다. 추가적으로 상반기 안에 독일·폴란드·세르비아에서 승인 허가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넥신 제품 중 특히 자궁경부전암 치료 백신 GX-188E를 주목해야 한다. GX-188E는 근육주사를 통해 세포 면역 반응을 유도해 질병을 치료한다. 현재 국내 임상 2상은 7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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