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면세점 ‘필승 카드’ 꺼내 든 정용진

‘국내 1호 백화점’ 본관 전체 쓰기로 …명동·남대문시장 잇는 가교 역할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뚝심’이라는 평가와 함께 단독 면세점 사업 전략과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20년 숙원인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85년 역사의 현존 국내 1호 백화점 건물인 서울 회현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을 입지로 최종 낙점했다.

그룹의 업(業)의 모태이자 역사적 상징성을 지닌 이곳을 ‘고품격 프리미엄 면세관’으로 만들어 세계적인 랜드마크 관광지로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역시 문화재인 바로 옆 SC(스탠다드차타드)은행 건물은 박물관과 관광객 편의 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

신세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정 부회장은 면세점 사업 준비 현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한국 경제의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서비스산업에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한국 경제’라는 큰 그림을 봐줄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면세점 사업지 선정 건을 두고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그룹 모태의 업태를 백화점에서 면세점으로 바꾸는 야심 찬 승부수를 던졌다고 평가한다.

정 부회장은 면세점 특허 입찰이 시작되기 전부터 면세점에 대한 강력한 뜻을 피력했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100% 투자한 면세점 독립 법인 ‘신세계디에프’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인력도 충원했다. 정 부회장은 성영목 신세계조선호텔 사장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를 겸직하도록 했고 롯데·신라면세점 등에서 근무하던 실무자도 추가 영입했다.

또한 정 부회장의 면세점 사업 단독 추진은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 현대백화점과 모두투어 등이 짝짓기에 나선 것과 다른 모습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뚝심’이라는 평가와 함께 단독 면세점 사업 전략과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용진의 ‘뚝심 경영’ 통할까
정 부회장은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추진해 왔던 중소기업과의 상생이 이번 면세점 사업에도 접목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지역 경제 및 중소기업과 상생을 추구하는 ‘동반 면세점’을 추구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혁신 제품을 글로벌 명품으로 성장시키는 ‘명품 인큐베이팅 센터’ 역할을 할 계획이다.

면세점 영업 활성화를 위해 명동·면세점·남대문시장·남산을 도보로 돌아보는 ‘관광 올레길’도 만들기로 했다. 여기에 면세점과 신관, 쇼핑몰 메사, 조선호텔 등 신세계 계열의 쇼핑·숙박 시설을 적극 활용해 전통 시장인 남대문시장과의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신세계의 면세점 후보지 확정 발표 후 면세점 사업 진출 기대감 등으로 신세계디에프의 최대 주주인 신세계의 주가는 5월 14일 하루에만 9.4% 급등했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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