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꿈’, 청년의 인생 요리하다

‘명장 사관학교’ 초당대 조리과학부…철저한 실무 중심으로 경쟁력 ‘업’


이제 세계가 한 지붕 아래에 있다. 세계 어디든지 비행기를 타면 하루에 갈 수 있다. 특히 현지에 가지 않더라도 한국 안에서 다양한 세계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예전엔 식사는 단지 생존을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이제 ‘먹는다’는 행위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 이미 프랑스와 중국의 요리는 전 세계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또 요리 자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되기도 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요리나 전문 셰프와 관련해 다양한 TV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하는 것도 우리 시대의 트렌드다.

전남 무안에 자리한 초당대 조리과학부는 2000년에 학과가 개설된 이후 1000여 명의 조리인을 배출한 조리 교육의 명문이다. 신라호텔·밀레니엄힐튼호텔·웨스틴조선호텔 등 특급 호텔의 총주방장들이 바로 이 학과 출신이다.

업계에서는 초당대 조리과학부를 특히 실무에 강한 대학으로 꼽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초당대는 ‘창의적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2019년에는 항공·조리·간호 등 플래그십 학과를 중심으로 우수 공직자를 양성하는 ‘특성화 강소대학’을 꿈꾸고 있다.


1000명 달하는 막강 네트워크
초당대는 2023년 ‘국내 25위권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 ‘CDU 비전 2023’을 수립하고 3C(Customer first, Core Competence, Character)로 요약되는 핵심 가치를 내세워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양 교육을 통한 인성 교육을 강조하고 글로벌 셰프를 목표로 3학년 과정 중 한 학기 동안의 해외 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11회에 걸쳐 배출된 졸업생들은 전국 각지의 특급 호텔 및 외식 업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요리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관련 업계에서도 인정하는 실력 있는 조리인을 배출하고 있다.

초당대 조리과학부의 커리큘럼은 철저히 현장 중심 실무형으로 설계돼 있다. 기초 이론에서부터 현장 실습까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졸업생들이 현장에서 활약하는 데 전혀 부족하지 않다. 한국 4년제 대학의 조리 관련 학과 중에서 초당대의 실습 시간이 가장 많다고 한다. 또한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수업 및 실습을 실시해 현장과의 연계성이 뛰어나다. 졸업 전에 의무적으로 현장 실습을 하도록 해 취업과 연계하고 있다. 또한 현장에서 유명한 졸업생 선배를 연 10회 정도 초청해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과 목표를 알려주고 있다.

초당대 조리과학부의 또 다른 특징은 동아리 활동이다. 조리과 전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조리 관련 동아리에 가입해야 한다. 조리과 교수들이 전공에 맞는 동아리를 운영하며 학과 실습 외에 학생들의 미진한 부분과 현장에서 필요한 전반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1주일에 4시간씩 의무교육으로 실시하고 있다. 동아리들은 지역 양로원과 고아원을 찾아가 한 학기에 2회씩 직접 만든 음식을 제공해 어려운 사람들에게 요리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초당대 조리과학부에는 ‘C4’라는 전공 동아리가 있다. 이 동아리는 조리과학부 학생들이 전국적·세계적으로 개최되는 다양한 요리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준비하는 동아리다. ‘C4’는 ‘서울 세계 관광 음식 박람회 학생 요리 대회’ 국제 요리 부문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하는 등 거의 매년 여러 요리 대회에서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히 얻어지는 게 아니다. 매일매일 학교 수업 외에 늦은 시간까지 지도 교수의 특별 지도와 실습을 통한 노력의 결과다. 이 동아리는 대회 참여뿐만 아니라 매월 지역 주민들에게 ‘오트 퀴진(Haute Cuisine)’ 행사를 통해 요리를 대접하고 초당대를 방문하는 외부 VIP에게 지방에서는 좀처럼 접할 수 없는 최고급 호텔 수준의 만찬을 직접 서비스해 여러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국제화·인성 교육도 힘써
현장 실무 중심의 교수진도 특징이다. 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나 유명 인사들이 ‘스타 교수’라는 이름으로 강단에 서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스타 교수들은 대학 인지도 상승에 큰 몫을 한다. 그러나 진정한 스타 교수의 역할은 그들이 스타가 되기까지의 노력·노하우·팁 등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습득하도록 전달해 주는 일이다.

초당대에 재직 중인 클링크 해머 교수는 36년간 독일·호주 및 아시아의 특급 호텔을 순회하며 총주방장, 조리 이사, 식음료 이사 등을 역임한 이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다. 해머 교수는 특히 ‘음식의 세계화’에 관심이 많고 전남 지역 특성화 분야인 슬로 문화와도 잘 어울리는 교수다. 영암에서 개최되는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의 VIP 만찬 역시 초당대 조리과학부 학생들과 함께 준비하면서 학생들에게 국제적이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그뿐만 아니라 서양 요리 전공의 이인성 교수와 일식 요리 전공의 서재실 교수는 대한민국의 조리 명인이다. 조리 명인은 조리 업계에서 30년 이상 종사한 이들 가운데 업적과 성과를 평가해 ‘(사)한국음식관광협회’에서 선정한다. 지금까지 12명만이 조리 명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세계적인 호텔 체인의 총주방장들은 대부분이 외국인이다. 그들과의 업무에서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언어 장벽과 문화의 차이 등을 극복해야 한다. 초당대 조리과학부는 이를 위해 ‘글로벌 셰프 프로그램’을 마련, 매년 20여 명의 학생에게 해외 어학연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에게는 양해각서(MOU)를 맺은 미국·호주·싱가포르의 유명 조리 교육기관에서 직접 배우고 익히는 해외 실습 기회도 주어진다. 초당대는 앞으로 우수한 해외 조리 전문가들을 교수로 영입, 전 세계의 다양한 요리를 직접 체험하고 익힐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초당대의 또 다른 핵심 가치는 ‘인성 교육’이다. 초당대는 1994년 개교 이후 인성 교육을 남다르게 강조했다. 교양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교과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 함양에 노력하고 있다. 초당대 인성 교육의 핵심은 교수·학생 간 멘토링에 있다. 교수 1명이 신입생 10명씩을 전담해 입학부터 졸업까지 생활 지도를 전담한다.

최근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한국인 셰프들이 등장하면서 조리사가 새로운 유망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초당대 조리과학부의 잘 구성된 교육과정과 시스템을 통해 그간의 명성에 걸맞은 세계적인 셰프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 이인성 조리과학부 학부장



“한국 요리 산업 대표하는 인재 키울 것”

이인성 초당대 조리과학부 학부장은 19세의 나이에 호텔 조리에 입문해 호텔 최연소 조리차장, 최연소 조리 기능장 등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명인’이다.


초당대에서 우수한 조리사를 배출할 수 있는 비결은.
“초당대는 산업대학 시절부터 조리 교육에 대한 위한 투자를 많이 했다. 특히 특급 호텔 주방장들 중에 학업에 대한 열망이 있는 주방장들이 초당대에 많이 진학했다. 이후 성공한 졸업생들이 초당대를 ‘조리 명문대’로 만들기 위해 뛰었고 재학생들 역시 이들의 발자취를 따르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이것이 오늘날 초당대 조리학과의 밑거름이다.”

초당대 교육과정의 특징은.
“한국 4년제 대학의 조리과학부 중에서 실습 시간이 가장 많다. 또한 대표적인 실무 중심형의 특성화 학과로 육성되면서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맞춤형 수업 및 실습을 실시하기 때문에 조리 현장과의 연계성이 뛰어나다. 또 글로벌 셰프를 목표로 3학년 과정 중 한 학기 동안의 외국 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11회에 걸친 졸업생을 배출하는 등 역사도 길다.”

앞으로의 계획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별 셰프들을 길러내고 싶다. 여러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이해하며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학생들을 길러내고 싶다. 나아가 한국의 요리 산업을 리드해 나가는 조리인을 양성해 명인의 길에 이르는 제자들을 키워 내고 싶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