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통한 여자 ‘007’이 주는 웃음

스파이



감독 폴 페이그
출연 멜리사 매카시, 주드 로, 제이슨 스타뎀, 로즈 번

한국 관객들이여, 멜리사 매카시 코미디에 까무러칠 시간이 왔다. 익숙한 코믹 첩보물의 외피만 보고 그저 그런 영화라고 넘겨짚을지도 모르겠다. 미모와 액션으로 이름 난 주드 로, 제이슨 스타뎀에게 솔깃한 관객이 더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장담하건대 ‘스파이’를 보고 나면 오직 오동통한 그녀만이 뇌리에 가득할 것이다. 멜리사 매카시, 할리우드 최고 코미디의 여왕 말이다.

여자 ‘007’을 꿈꾸며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입사했지만 사무실에 처박혀 지내던 수전 쿠퍼(멜리사 매카시 분)가 꿈에 그리던 현장에 투입된다. 유럽을 장악한 핵무기 밀거래 조직에 CIA 현장 요원들의 정보가 죄다 털리면서 유일하게 발각되지 않은 쿠퍼에게 임무가 주어진 것. 촌스러운 외모에 자존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던 쿠퍼는 어쩔 수 없는 위기 속에서 자신도 몰랐던 재능에 눈뜨기 시작한다. 특히 매카시가 남다른 것은 완벽한 리듬감이다.

매카시는 잘생긴 허당 주드 로와 어깨에 힘만 들어간 제이슨 스타뎀의 각기 다른 스타일을 차지게 받아내며 가장 절묘한 순간 웃음의 허를 찌른다. 투시 렌즈, 제압 호루라기 등 대체 뭐하는 물건인가 싶은 기발한 무기들도 깨알 재미를 선사한다. 매카시 외에도 로즈 번 등 여배우의 활약상이 도드라지는 것도 매력 포인트. CIA부터 암흑 조직까지 두목이란 두목은 다 여자다. 남성 전유물로 여겨져 온 첩보물의 여성 버전을 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산다



감독 박정범
출연 박정범, 이승연, 박명훈, 신햇빛

탈북자의 힘겨운 생존기 ‘무산일기’로 신인 감독상을 휩쓴 박정범 감독이 다시 낮고 참혹한 현실을 그려냈다. 일용직 노동자 정철(박정범 분)은 홍수로 무너진 집을 다시 지어 어린 조카, 누나와 모여 사는 게 소원이다. 그러나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누나는 더부살이하는 된장 공장에서 자꾸만 사고를 치고 공장 딸(박희본 분)은 공장이 손해를 보자 정철에게 보상을 떠넘기려고 한다.



간신



감독 민규동
출연 주지훈, 김강우, 천호진, 임지연, 이유영

‘내 아내의 모든 것’,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등에서 섬세한 감성 연출을 선보인 민규동 감독이 파격적인 멜로 사극으로 돌아왔다. 폭군의 위악이 극에 달한 연산군(김강우 분)의 11년 간신 임숭재(주지훈 분)는 왕의 하룻밤 쾌락을 위해 전국 팔도 1만 미녀를 강제 징집한다. 여인들은 권력의 손아귀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색을 단련하고 뜻밖의 사랑은 파국으로 치닫는다.







감독 팀 존슨
목소리 출연 짐 파슨스, 리한나, 제니퍼 로페즈, 스티브 마틴

명작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 ‘슈렉’ 시리즈를 탄생시킨 드림웍스의 사랑스러운 신작. 외계인 부브 종족의 사고뭉치 ‘오’는 부브족이 지구로 이사 온 첫날부터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다. 도망자 신세가 된 오는 사라진 엄마를 찾아 나선 용감한 소녀 팁과 함께 길을 나서게 된다. 미국 TV 시리즈 ‘빅뱅이론’의 괴짜 스타 짐 파슨스가 오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나원정 맥스무비 기자 wjna@maxmovie.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