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서 풀린 돈 어디로 갈까


독일 국채 금리 상승이 시장의 화두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한때 마이너스 진입까지 넘봤지만 어느새 0.5%를 훌쩍 넘은 상태다. 최근 급등이 이상하기보다 그동안 독일 국채 금리가 지나치게 낮았을 뿐이다. 독일 국채는 비싸도 너무 비쌌다.

수급으로만 보면 독일 국채의 비싼 가격을 지지하는 이유는 많다. 유로존 내 가장 안전한 국가이며 경상수지 대규모 흑자에 따른 총저축의 빠른 증가,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QE)는 독일 국채에 대한 수요가 매우 많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0% 가까이에 다가가 마이너스로 진입하려는 상황은 과도했다.

바클레이즈는 최근 독일 국채 금리 하락을 2003년 일본 국채 금리 하락과 비교하고 있다. 당시도 미국의 초저금리 종료에 대한 두려움이 싹트던 때다. 안전 자산의 대표였던 일본 국채 금리는 2002년 이후 2003년 상반기까지 16개월 동안 하락했다. 국채 시장의 초강세 시기다. 독일 국채도 2013년 연말 이후 올해 4월까지 16개월 동안 강세를 보였다. 주목할 부분은 그 뒷이야기다. 일본 국채는 2003년 하반기부터 굉장히 가파르게 상승한다. 하락분을 모두 되돌리는 상승세였다. 이번 독일 국채도 비슷한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독일 국채 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지속될 전망이다. 독일 국채 금리는 주가수익률과 역의 관계에 있는 패턴을 보여 왔다. 이러한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독일 국채 금리는 과도하게 하락해 정상화가 필요하다. 과거 사례 참고 시 1% 포인트의 추가적인 상승이 예상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국채 금리 상승, 즉 채권시장 약세 때 ‘돈이 어디로 흘러갔느냐’다. 금리 정상화 직전까지는 주식시장이 별 재미가 없겠지만 9월로 예상되는 미국 금리 인상 후 주식시장은 풍부한 유동성 유입으로 길게는 1~2년의 돈 잔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3분기 중반 이후부터 주식 버블의 초입을 구경할 수 있을 듯하다. 시중에 풀려난 엄청난 돈의 이동은 이제 막 시작됐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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