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투자, 하반기가 ‘본 게임’

중량급 기업 줄줄이 상장 대기…작년 수익률 42.8%, 바이오 강세 지속 예상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최현재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 등이 펴낸 ‘2015 하반기 IPO 시장 전망’을 선정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공모주 투자는 하반기에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4가지 투자 포인트를 제시했다.



2015년 상반기 공모주 시장이 마무리되고 있다. 4월 13일 유지인트 상장을 끝으로 이제 상장 심사를 통과하고 공모 절차를 앞둔 기업은 제노포커스가 유일하다. 3월 이후 16개 기업이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고 심사에 통상 2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 기업이 상장하는 시점은 6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공모주 시장이 맛보기였다면 하반기 공모주 시장은 본 게임의 시작이다. 신청 기업이 늘어나고 업종이 다양해지며 특색 있는 기업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이 추정한 2015년 하반기 공모주 시장은 공모 기업 60~70개, 공모 금액 1조5000억~2조5000억 원으로, 상반기의 10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노션·LIG넥스원·미래에셋생명 등 중량감 있는 기업들의 상장이 다수 예정돼 있다.

공모주 투자는 2014년 평균 42.8%의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에게 보답했다. 사상 최저 금리에 기반한 넘치는 유동성도 공모주 시장을 반기고 있다. 2014년 말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으로 과열됐던 공모주 투자 심리도 안정되면서 공모주 흥행의 기틀이 마련된 상황이다. 수요 예측 경쟁률, 공모가격 결정 비율 등 IPO 주요 지표로 공모주 시장의 심리를 파악하는 유안타 IPO 심리지수는 작년 말 바닥을 확인하고 반등 중이다. 지난 5년간의 통계로 볼 때 IPO 심리지수가 바닥권에서 강하게 반등할 때 공모주 투자 성과가 탁월했다.


‘하이일드 펀드’도 적극 활용해 볼만
2015년 하반기 공모주 시장은 크게 4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월척은 없다. 올해는 삼성SDS나 제일모직 같은 ‘초대어’급 IPO가 없다. 다만 손맛은 있을 것이다. 이노션·제주항공·LIG넥스원 등 시가총액 5000억 원에서 2조 원 규모의 ‘준대어’가 10개 이상 기다리고 있다.

특징은 대기업들의 상장이 대부분 하반기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올해도 기관투자가들이 공모주 수량을 확보할 수 있는 중대형 종목이 많다는 점에서 하반기를 겨냥해 하이일드 펀드 투자도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바이오가 풍년이다. 올해 상반기 상장이 예정된 바이오·헬스케어 관련주는 제노포커스가 유일하다. 정부가 기술 특례 상장 기회를 크게 늘렸지만 기업이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이를 활용해 상장 준비를 마친 기업들이 쏟아진다. 현재 30개 이상의 바이오 기업이 출발선에 서 있다.

2014년 상장한 바이오 헬스 케어 주식들의 성과는 탁월했다. 총 8개사가 상장했는데 모두 4분기에 상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8개사의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수익률은 평균 70.3%를 기록했다.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로 4월 13일 기준 주가수익률(PER)은 평균 187.9%를 기록 중이다.

올해도 바이오 헬스 케어의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바이오 헬스 케어를 미래 신사업으로 규정하고 34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유럽·홍콩 등 선진 증시에서도 바이오 헬스 케어 업종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셋째, 해외 기업이 온다. 중국고섬 사태(2011년 3월 중국고섬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지 2개월 만에 회계 부실로 거래가 정지됐고 이후 결국 상장폐지돼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본 사건) 이후 중단했던 해외 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이 재개된다. 코스닥 시장은 바이오·게임·화장품 등 성장주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고 거래량도 충분하다. 거래소도 지난 몇 년간 해외 기업들의 국내 증시 유치를 위해 노력해 왔다. 세계시장에서 성공한 한상(韓商) 기업들도 고국에 상장해 성장의 과실을 나누려고 한다.


해외 기업들의 상장도 많아져
올해 들어서만 PSI(미국)·웨이나화장품(중국·한상기업)·패션아트(중국)·레젤홈쇼핑(인도네시아·한상기업)·골든체인(인도네시아) 등 모두 6개 기업이 국내 증권사와 상장 주간사 계약을 체결했다.



넷째, ‘졸업반 동생들을 환영한다’. 정부는 코넥스 유망 기업들의 코스닥 이전 상장을 통해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작년에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6개 기업 중 5개 기업의 현재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고 있어 시장의 평가도 우호적이다. 현재 아이티센과 메디아나가 공모가 대비 각각 282%, 358% 상승했고 랩지노믹스와 하이로닉도 150%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테라셈도 공모가를 소폭 웃돌고 있다. 이런 여세를 몰아 올해도 10개 이상의 코넥스 기업이 코스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코넥스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디딤돌로 활용되며 우량 코넥스 기업에 대한 선취매도 확인된다. 현재 코넥스에 상장한 71개 종목 중 9개 종목이 올 들어 주가 상승률 10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인터넷 등기 서비스 업체인 엘스트로가 연초 34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수직 상승했고 바이오 업체인 툴젠·엠지메드·엔지켐생명과학 등도 주가가 2배 이상 상승했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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