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 잡앤조이 1618] “NCS제도 안착 위해선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의 급여 차이 없애야”

김진실 한국산업인력공단 표준활용팀 팀장

“NCS가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산업체와 정부의 역할이 큽니다. 우선 산업체와 교육훈련기관이 지식과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정부는 이를 관리하면서 단계적인 직무능력을 체계화해야하죠. 정부와 기업, 교육훈련기관이 삼위일체가 되어야만 NCS가 성공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NCS 도입을 코앞에 둔 현재, 기업은 물론 전국 고교 및 대학 등에서 NCS 설명회가 개최되고 있다. NCS 개발 초기부터 함께해 온 김진실 산업인력공단 표준활용팀 팀장을 만나 NCS는 무엇이고, 왜 도입되어야 하는지를 들어봤다.



NCS 도입이 현 채용시장에서 뜨거운 감자인데, 도입 이후 기존 채용과 달라지는 점은 무엇인가?
우선 공공기관은 NCS를 토대로 한 채용기준을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전에 공개하고, 이후 직무능력에 기반을 둔 서류나 필기, 면접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특히 각 기관마다 채용 선발과정에 도입되는 정도와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자는 기업의 채용공고를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 채용공고가 단순히 ‘기술직 OO명, 사무직 OO명’으로 나열하는 식이었다면, NCS 채용공고는 필요한 특정 직무와 그 직무에 적합한 능력이 제시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기업에서 NCS를 도입해 인재를 채용하고, 학교에서는 NCS 학습모듈을 토대로 교육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학생들에게는 어떤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나?
NCS에 기반한 능력 중심 채용의 가장 큰 영향은 입사지원서가 NCS 학습모듈을 토대로 교육 받은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성될 수 있도록 바뀐다는 것이다. NCS 기반 교육은 직무능력을 키우는 교육으로 기존의 ‘무엇을 아는가(what to know)’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what you can do)’로 전환된다. 때문에 그 동안의 입사시험처럼 천편일률적으로 대비해서는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으로 본다.

NCS 교육이 활성화된다면 먼저 상위학교 진학을 위해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를 포기하는 사례가 줄어들 것이고, 직무 중심 교육을 받게 될 것이다. 이는 고교부터 대학까지 연계돼 졸업과 동시에 취업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 청년실업률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CS를 잘 활용하고 있는 해외 사례가 있나?
세계 150여개 국가에서 각각의 NCS를 활용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처럼 70%가 넘는 대학진학률과 대학을 나와도 취업을 못해 대다수의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다른 스펙을 따려고 시간을 할애하진 않는다. 특히 이력서에 나이나 신장 및 체중 등 인적사항을 쓰는 칸이 없고, 지원자가 어떠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심이 되고 있다. 즉, 자신이 할 수 있는 실제 능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영국의 NOS(National Occupational Standards), 호주의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일본의 VAAS (Vocational Ability Assessment Standards)가 대표적이다. 호주의 경우 정부가 나서서 관련 교육과정을 엄격히 관리하고, 국가 전체적으로 일관된 직업교육의 질을 보장한다.


삼성그룹의 SSAT나 현대차그룹의 HMAT, SK그룹의 SKCT 등 기업 자체 검증 시스템이 활용되고 있는데, NCS의 내용과 중복되지 않나?
대기업별로 각각의 직무능력 테스트가 다르다면 취업준비생 역시 각 기업별 직무능력 테스트를 준비하는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14일 삼성, 현대차 등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들과의 간담회를 가졌고, 국가적으로 공통된 기준이 필요하다는 면에서 기업에서도 NCS 도입에 동의했다.

참고로 롯데의 경우, 올해 상반기 공채의 모든 모집분야에 NCS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2016년부터 NCS 도입이 의무화되면 민간 기업에서도 상당부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특성화고 교사들의 NCS 학습모듈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데, 향후 어떻게 교육할 계획인가?
NCS 기반 채용과 관련해서는 상·하반기 방학을 활용해 특성화고 교사 연수를 지원할 계획이다. 강의항목은 ▲능력중심사회 인프라 구축을 위한 NCS 체계 및 콘텐츠 소개 ▲NCS 활용 분야 및 내용 소개 ▲NCS 기반 기업체 취업 지도방안 ▲NCS 기반 공공기관 능력중심 채용 등으로 구성돼 있다.


NCS가 우리사회에서 활성화되고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우선 산업체가 지식과 기술을 개발해줘야 하고, 정부는 이를 관리하면서 단계적인 직무능력을 체계화해야 한다. 그리고 중등교육부터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기술직과 사무직의 사회적 차별을 없애는 노력도 필요하다.

또한 NCS 도입을 두고 근본적인 급여 수준의 차이가 메워지지 않는다면 NCS가 자리 잡기 어려울 것이다. 일부 특정 전문직을 제외하고는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의 큰 급여 차이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마다 나름대로 정한 기준이 있겠지만, 최소한 수행 직무에 관해서는 통일성 있는 채용 기준이 필요하다고 본다.

NCS는 정부가 강제하는 제도가 아니다. 기업과 교육훈련기관이 함께 개발하고 정부는 이를 관리·감독하면서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정부-기업-교육훈련 기관이 삼위일체가 되어 NCS 정착에 힘써야 한다.


글 강홍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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