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틴 잡앤조이 1618] NCS, 그것이 알고 싶다!

특성화고 교사들“NCS 연수 후에도 정확히 잘 몰라”
공기업 NCS 채용 시작했지만, 특성화고 반응은‘냉담’



최근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대한 관심이 떠오르고 있다. NCS란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기술·소양 등의 내용을 국가가 산업부문별·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으로 산업현장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지식, 기술, 태도)을 국가적 차원에서 표준화한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기존 각 기업에서 만든 채용 기준을 국가차원에서 일괄적으로 표준화 해 인재 채용에 나선다는 뜻이다.

또한 현재 개발되고 있는 NCS 학습모듈을 통해 그 기준에 맞게끔 교육하고 평가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올해 NCS 기반 직무능력중심 채용을 확산시키기 위해 130개 공공기관에서 NCS 도입 채용을 실시한다. 2019년에는 302개 전 공공기관 채용에 NCS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몇몇 대기업에서도 NCS 도입 채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취업 준비생들의 NCS 도입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 NCS 통해 ‘능력중심사회’ 구현!
NCS 도입으로 대대적인 교육 및 채용시장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채용시장에서는 일부 공공기관에서 올해 부분적으로 시행했고, 대기업을 비롯한 중견·중소기업에서의 도입도 예상된다.

NCS의 기본 취지는 취업준비생들의 무분별한 스펙경쟁을 없앤 이른바 ‘능력중심사회’ 구현에 목적을 두고 있다. 먼저, 국내 노동시장의 모든 직무는 대분류 24개, 중분류 77개, 소분류 227개, 세분류 857개로 분류된다. 분류된 직무에 필요한 개인 능력을 각 부문에 따라 1에서 최대 8까지 구분, 지원자가 해당 직무에 어느 정도 적합한 인재인지 확인할 수 있게 구분했다.

여기에 자신이 선택한 직무에 능력단위를 키울 수 있도록 NCS 학습모듈을 개발, 공통된 학습모듈로 모든 직무 분야를 일반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NCS에 제시된 능력단위를 학습할 수 있도록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전문대학의 NCS 학습모듈을 개발 중이며, 내년부터 각 학교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성화고의 경우 활용 가능한 학교부터 우선 적용하고 교육과정 개발 후 전체 학교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교육부는 4월 말부터 전국 특성화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원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작년에 1단계 교원 연수를 진행했고 지난 4월 말부터 전국 특성화고 교장단 및 교무부장을 중심으로 2단계 교원 연수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에 전국 4회 교원 연수를 시작으로 내년도 NCS 도입 이후까지 계속 교원 연수 계획이 잡혀 있다는 설명이다.


NCS, 방향은 맞지만 정부에서 정확한 가이드 제시해야
반면 몇몇 특성화고에서는 NCS 도입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의 한 상업계열 특성화고 교장은 “특성화고에서 공기업에 취업하는 비중이 극히 낮다”며 “95% 정도가 일반기업이고 나머지 5%만이 공기업 취업자인데 현재 NCS를 도입했거나 향후 도입할 기업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교의 한 교사는 “일부 공기업에서 NCS를 도입한다고 나섰지만 아직 일반기업에서는 NCS의 개념자체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비단 기업뿐만 아니라 특성화고 교사들도 마찬가지”라며 “정부는 지난해부터 교사들을 선별해 NCS 연수를 실시하고 있지만 NCS가 어떤 시스템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교사는 드물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NCS 학습모듈이 학교에 반영이 된다고 하지만, 아직 교사들의 NCS에 대한 인식이 충분치 못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전문교과와 일반교과에서의 NCS 적용과 교과서 활용에 대한 문제도 속히 풀어야할 과제로 보인다. NCS를 담당하고 있는 교육부 관계자는 “현행 전문교과가 NCS 기반 교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과목들이 많기 때문에 개발되지 않은 과목들은 그대로 쓰고 2018년까지 개발해 도입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의 압박으로 공기업을 비롯한 대기업에서 NCS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삼성그룹의 SSAT나 SK그룹의 SKCT, 현대차그룹의 HMAT 등 이미 기업에서 시행하고 있는 자체 채용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검증 단계만 더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진실 한국산업인력공단 표준활용팀장은 “지난달 간담회를 통해 대기업 등에서도 NCS 도입에 동의를 한 부분”이라며 “2016년부터 NCS 도입이 의무화되면 민간 기업에서도 상당부분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NCS 학습모듈 개발에 참여한 한 특성화고 교사는 “공업계열에 비해 상업계열은 아직 NCS 시스템에 접근하기가 모호한 부분이 있다”며 “NCS가 국정과제이고 향후 나가야 할 방향은 맞는 것 같지만 아직 정부에서 NCS에 대해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연히 학교에서 NCS를 도입해 학생들로부터 원성을 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대관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과 교육연구관은 “NCS 개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데 산업현장은 변하기 마련”이라며 “NCS는 산업현장을 닮아갈 것이고 교육과정도 NCS를 통해서 산업현장을 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관은 “현재 개발한 NCS는 버전 1.0이라고 보면 된다”며 “산업현장이 바뀌면 NCS도 계속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강홍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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