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는 노는 ‘앱’부터 다르다

소개팅 돕는 애플리케이션…고백에 소극적인 현대인들에게 인기


스마트폰 없이는 솔로 탈출도 없다.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 해픈이 프랑스 청춘 남녀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이 앱은 파리에서 2014년 3월 공식 출시된 이후 200만 건이 다운로드 됐고 70만 명이 매달 고정적으로 이용할 정도로 유럽 내에서 인기가 뜨겁다. 영국·독일 등 유럽의 매체들은 해픈을 북미권을 강타한 데이팅 앱 틴더의 강력한 대항마라고 평가한다. 프랑스에는 이미 미틱·아돕트앙멕 등 소셜 데이팅 비즈니스계의 스타플레이어들이 있지만 신예 해픈의 돌풍이 만만치 않다.

해픈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잠시도 놓지 않는 모바일 세대들에게 최적화된 인연 찾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을 다운로드 받자마자 휴대전화에 탑재된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반경 250m 내에 있는 이성의 프로필을 받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방금 전 자기 곁을 스쳐 지나갔거나 지하철 같은 칸에 앉았던 ‘잠재적 소개팅 대상자’의 이름·나이·직업·사진을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어 솔로들을 설레게 한다. 자신과 비슷한 지역에 머무르고 있는 이성을 연결해 준다는 점에선 서비스 형태가 틴더와 유사하지만 해픈은 250m라는 한정된 범위를 설정해 훨씬 가까이에 존재하는 타인과의 로맨스를 실현해 준다.


유럽 넘어 미국·호주 등에서도 인기
해픈이 우연을 인연으로 만드는 방법은 빠르고 쉽다. 스마트폰에 등장한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면 붉은 하트 표시를 누르는데 상대방도 같은 표시를 누른다면 두 사람이 곧바로 채팅을 시작할 수 있다. 서로 불꽃이 튄다면 당장 만날 수도 있다. 만약 상대방의 즉각적인 반응이 없다면 ‘매력’이라는 긴급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데 이땐 유료 결제를 해야 한다. 해픈은 실시간으로 이성을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하루 동안 자신이 걸었던 길에서 스치고 간 사람들에 대한 프로필도 볼 수 있게 해 준다. 이 앱의 개발자는 “길거리나 파티 등에서 이상형을 발견했을 때 대부분은 용기가 없어 그냥 보낼 때가 많은데 이처럼 고백에 소극적인 현대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며 “해픈은 운명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 준다”고 설명했다.

해픈의 회원들은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면서도, 단골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도중에도 얼마든지 소개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재미를 느끼고 있다. 회사 근처의 커피숍에서 자주 마주치던 다른 회사 사람에게 말을 걸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는 이용자들도 있고 오르세 미술관이나 에펠탑 등 커플 매칭 확률이 높은 관광 명소를 일부러 걷는다는 후기도 볼 수 있다.

남다른 인기와 함께 비판도 제기된다. 해픈이 스토킹을 유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운영자 측은 해픈은 높은 수준의 보안 정책을 갖고 있고 상대방이 250m를 벗어나면 위치 정보가 더 이상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파리와 같은 대도시에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 누군가를 따라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이용자들의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해픈은 유럽을 넘어 세계적으로 더욱 큰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파리를 비롯한 유럽 내 주요 도시와 미국·호주 등 이미 15개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는데 런던에서도 지난해 서비스를 론칭한 지 5주 만에 2만5000명이 가입했다.


헤이그(네덜란드)=김민주 객원기자 vitamj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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